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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32

기차와 기차여행에 관한 시 모음 기차와 기차여행에 관한 시 기차 - 심훈 깊은 밤, 캄캄한 하늘에 길게우는 저 기적소리 어디로서 오는 차인지 그는 몰라도 만나서 웃거나, 보내고 울거나 나는 몰라도 간신히 얻은 고운 임의 꿈을 행여 깨우지나 말아라 기차 여행 - 이정자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 아무런 걸림 없이 떠날 수 있다면야 얼마나 자유로울까 생각만도 가슴 설레. 차창에 기대 앉아 스쳐가는 풍경 보며 먼 산도 바라보고 사색에 잠겨봄도 일탈의 자유론 시간 행복감에 젖는다. 만약에 비가 와도 그 멋 또한 아름다워 차창을 흘러내린 빗물에 어른대는 창밖의 자연 전경은 꿈결 속 풍경 같다. 기차역사 주변엔 왜 코스모스가 많은가? - 오정방 유달리 기차역사 주변에 코스모스가 많은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그냥 지나칠 수.. 2022. 8. 18.
[후회 시]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외 후회에 대한 시 모음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착한 후회 - 정용철 조금 더 멀리까지 바래다줄 걸 조금 더 참고 기다려줄 걸 그 밥값은 내가 냈어야 했는데 그 정도는 내가 도와줄 수 있었는데 그날 그곳에 갔어야 했는데 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 짐을 내가 들어줄 걸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이 이야기를 들어줄.. 2022. 8. 11.
[그리움 시]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 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2022. 8. 9.
여행시, 여행에 관한 시 모음 여행시, 여행에 관한 시 모음 여행 - 김인숙 여행을 떠나는 날 하늘은 눈부신 햇살 가방에 담아주시며 오랜만에 환하게 따스하게 마음껏 웃고 오라고 합니다 어제의 젖은 슬픔은 바싹 말리고 오늘은 마냥 행복하게 지내라고 말해줍니다 저 하늘의 뭉게구름 사이로 세월이 흐르고 나도 따라 갑니다 어디를 가든 꼭 함께이고 싶은 사람이 그리운 날 나는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길에서 - 이해인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나에게로 가는 여행 - 이승희 가.. 2022. 8. 7.
[8월의 시 모음] 나태주 '8월' 외 여름의 절정, 8월의 시 모음 8월 - 나태주 태양으로부터 무차별 쏟아지는 열정의 포화, 프러포즈 이 뜨거움 없으면 어찌 여름이 여름일 수 있겠니? 나무나 곡식이며 풀들은 어찌 일 년을 견딜 것이며 사람 또한 그러하겠니? 피서 혹서다 그럴 여유도 없다 태양의 선물이 고마운 것이다 8월 마중 -윤보영 해 돋는 언덕으로 곧 만날 8월을 마중 와 있습니다. 무성한 풀잎 냄새보다도 낙엽 느낌이 더 진한 걸 보니 8월이 가까이 와 있나 봅니다. 8월에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도 듣고 그동안 만나지 못한 그리운 사람도 만나겠습니다. 느낌 좋은 9월이 미소로 걸어올 수 있게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겠습니다. 8월을 마중 나온 내 안에 절로 미소가 이는 걸 보니 떠날 준비 중인 7월도 만족했나 .. 2022. 7. 30.
[짧고 재미있는 동시] 정채봉 ‘콩씨네 자녀 교육’ 외 짧고 재미있는 동시 모음 콩씨네 자녀 교육 - 정채봉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열대야 - 유강희 한대야 두대야 세대야 네대야 다섯대야 여섯대야 일곱대야 여덟대야 아홉대야 열대야 선풍기가 덜덜덜덜 퍼내도 퍼내도 남는 열대야 저녁_저절로 - 박성우 저녁이 되면 저절로 심심해져 저녁이 되면 저절로 배고파져 저녁이 되면 저절로 따분해져 저녁이 되면 저녁 늦도록 잠이 안 와 ! 까불고 싶은 날 - 정유경 오늘 은지라는 애가 전학을 왔네. 키가 작아 은지는 내 앞에 앉았네. 은지는 단발머리에 눈이 큰 아이. 이상하게 오늘은 까불고 싶네. 비밀 - 정유경 동네에선 알아주는 싸움대장 수업시간엔 못 말리는 수다쟁이 동수 장난이 하도 심해 혀 내두른 아이들도 수십 명.. 2022. 7. 29.
[우정 시]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외 친구와 우정에 관한 시 모음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을 때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친구라는 이름의 너 -이혜진 ​ 하늘만큼 바다만큼 그리움이 밀려올 때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외롭지 않은,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나를 포용해 주는 둥근 마음의 너 망초꽃처럼.. 2022. 7. 23.
[생일축하 시] 홍수희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외 생일축하 시 모음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홍수희 ​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바로 오늘 태어난 사랑스런 이여! 밤하늘의 별처럼 많고 많은 사람 중에도 당신은 오직 한 사람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봐요 꽃들도 저마다 하나이듯이 한낮의 태양도 하나이듯이 당신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오직 한 사람이란 걸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기적인가요 당신은 축복 받아 마땅한 사람! 온 세상을 당신께 드립니다 산과 바다 이 기쁨 모두 당신께 드립니다 그대의 나이만큼 붉은 장미를 바칩니다 - 용혜원 생일 축하합니다 그대의 나이만큼 붉은 장미를 바칩니다 그대의 삶이 오늘 밝히는 축하 케이크의 불꽃처럼 아름답기를 기도합니다 그대의 삶이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대의 꿈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2022. 7. 18.
김용택 시인 인생시 ‘그랬다지요’ 외 3편 김용택 시인의 인생시 모음 그랬다지요 -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어느날 -김용택 ​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날의 일이고 어느날에 썼다. 쉬는 날 - 김용택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볕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무심한 세월 - 김용택 세월이 참 징해야 은제 여름이 간지 가을이 온지 모르게 가고 와불제인 금세 또 손발 땡땡 얼어불 시한이 와불것제 아이고 .. 2022. 7. 16.
[위로시] 이채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 이채 ​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마음 한 잔의 위로와 구름 한 조각의 희망과 슬픔과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좋은 날만, 좋은 일만 있다면 삶이 왜 힘들다고 하겠는지요 더러는 비에 젖고 바람에 부대끼며 웃기도 울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요 내 마음 같지 않은 세상이라도 내 마음 몰라주는 사람들이라도 부디 원망의 불씨는 키우지 말고 그저 솔바람처럼 살다 보면 언젠가는 사철 푸른 소나무를 닮아 있겠지요 오늘 힘들어하는 당신 잘 사귀면 바람도 친구가 됩니다 인내와 손을 잡으면 고난도 연인이 됩니다 세월은 멈추는 법이 없어도 당신이 걷지 않으면 길은 가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용기를 가지세요 당신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2022. 7. 9.
정호승 ‘창문’ ‘끝끝내’ ‘꽃이 시드는 동안‘ 정호승 시인의 아름다운 시 모음 창문 -정호승 ​ 창문은 닫으면 창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은 닫으면 문이 아니라 벽이다 창문이 창이 되기 위해서는 창과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창문이 닫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데에 평생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창문을 꼭 닫아야만 밤이 오는 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열었기 때문에 밤하늘에 별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제 창문을 연다 당신을 향해 창문을 열고 별을 바라본다 창문을 열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끝끝내 -정호승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 2022. 7. 8.
[인생시] 나태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2022. 7. 7.
7월의 시, 7월에 관한 좋은 시 모음 7월에 관한 좋은 시 모음 7월 - 정연복 시작이 반이라는 말 딱 맞는다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7월 눈 깜짝할 새 두툼하던 달력이 얄팍해졌다. 하지만 덧없는 세월이라 슬퍼하지 말자 잎새들 더욱 푸르고 꽃들 지천에 널린 아름다운 세상 두 눈 활짝 뜨고 힘차게 걸어가야 한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몸 드러내는 정직한 시간 마음의 빗장 스르르 풀리고 사랑하기에도 참 좋은 7월이 지금 우리 앞에 있으니. 7월의 주문 - 양광모 7월의 첫날 일곱 시 칠 분 칠 초 일곱 개의 소원이 이뤄지고 일곱 개의 행운이 찾아오고 일곱 개의 슬픔이 사라지는 7월의 주문을 함께 외워보세 그 주문 또한 일곱 개의 글자려니 '내 영혼 태양처럼' 7월이 좋다 - 정종복 어김없이 7월이 왔다 사대문 활짝 열어 젖히고 용감하고 씩씩.. 2022. 7. 1.
[우산에 관한 시]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외 우산에 관한 시 모음 어디 우산 놓고 오듯 -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우산 -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 우산이 되어 - 이해인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 2022. 6. 27.
여름비에 관한 시 모음 '비 갠 여름 아침' 외 ‘여름 비’에 관한 시 모음 여름 비 - 이성선 대낮에 등때기를 후려치는 죽비 소리 후두둑 문밖을 달려가는 여름 빗줄기 여름 비 - 김덕성 열풍을 깔아 앉히고 아침을 식히려 비가 내립니다. 님이 보낸 사랑의 빗방울처럼 정겹게 내리면서 반갑게 다가와 뜨거운 살결을 식히는 달콤한 청량제 누구는 비를 눈물이라고 말을 하지만 난 생수라 말하고 싶어요. 내 손바닥에 내린 빗방울 하나 따르르 구르며 그리움을 실고 와 전하는 님의 편지니까요. 여름비 한단 - 고영민 마루에 앉아 여름비를 본다 발밑이 하얀 뿌리 끝이 하얀 대파 같은 여름 비 빗속에 들어 초록의 빗줄기를 씻어 묶는다 대파 한단 열무 한단 부추. 시금치 한단 같은 그리움 한단 그저 어림잡아 묶어놓은 내 손 한묶음의 크기 여름비를 맞으며 - 윤무중 억센 나.. 2022. 6. 25.
[인생시] 이외수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여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2022. 6. 21.
[여름시 모음] 이해인 수녀 ‘여름이 오면’ 외 여름에 관한 시 모음 여름이 오면 - 이해인 ​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 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날의 수채화 - 김소미 ​ 딩동댕 실로폰 소리 같은 영롱한 아침 도토리 나뭇잎 사이사이 쏟아지는 은구슬 산새들의 청청한 세레나데 여름 숲이 흔들리다 풀잎 이슬 또르르 구르는 고즈넉한 오솔길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서 수채화 같은 여름날 화폭에 담는다 여름 바다에 눕다 - 박명숙 여름 바다로 가자 파도가 노래하고 조가비의 꿈이 있는 곳 그곳에 메마른 가슴을 적시며 사색의.. 2022. 6. 18.
나태주 시인의 ‘여행시’ 모음 나태주 시인의 여행에 관한 시 여행 - 나태주 떠나 온 곳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여행자에게 - 나태주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기만 하라. 여행에의 소망 ​- 나태주 그곳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네가 그리운 것이다 그곳이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네가 보고 싶은 것이다 너는 하나의 장소이고 시간 빛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나라 네가 있는 그곳이 아름답다 네가 있는 그곳에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그곳에 가서 나도 그곳과 하나가 되고 싶다. ​ 여행의 끝 - 나태주 어두운 밤길 잘 들어갔는지? 걱정은 내 몫이고 사랑은.. 2022. 6. 17.
이해인 수녀의 바다에 대한 시 모음 이해인 수녀의 바다에 대한 시 모음 바다가 쉴 때는 - 이해인 여름에 왔던 많은 사람들로 몸살을 앓던 바다가 지금은 조용히 누워 혼자서 쉬고 있다 흰 모래밭에 나도 오래 누워 쉬고 싶은 바닷가 노을 한 자락 끌어 내려 저고리를 만들고 바다 한 자락 끌어 올려 치마를 만들면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내가 혼자인 것이 외롭지 않다 바다 일기 - 이해인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바다새 - 이해인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 2022. 6. 13.
[바다 시] 문병란 ‘바다가 내게’ 바다가 내게 - 문병란 내 생의 고독한 정오에 세 번째의 절망을 만났을 때 나는 남몰래 바닷가에 갔다 아무도 없는 겨울의 빈 바닷가 머리 풀고 흐느껴 우는 안타까운 파도의 울음소리 인간은 왜 비루하고 외로운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울려야 하고 마침내 못 다 채운 가슴을 안고 우리는 왜 서로 헤어져야 하는가 작은 몸뚱이 하나 감출 수 없는 어느 절벽 끝에 서면 인간은 외로운 고아 바다는 모로 누워 잠들지 못하는 가슴을 안고 한밤 내 운다 너를 울린 곡절도 사랑의 업보도 한데 섞어 눈물지으면 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허허 몰아쳐 웃어버리는 바다 사랑은 고도에 깜박이는 등불로 조용히 흔들리다 조개껍질 속에 고이는 한 줌 노을 같은 종언인가 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 어느 절벽 끝에 서면 내 가슴 속에 ..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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