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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56

[초가을 시모음] 용혜원 ‘가을 단상’ 외 5편 가을 단상 - 용혜원 단 하나의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가을은 시작하는 것 우리들 가슴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거리로 나서고외로움은 외로움대로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낙엽과 함께 날리며 갑니다. 사랑은 계절의 한 모퉁이공원 벤치에서 떨리는 속삭임을 하고만남은 헤어짐을 위하여 마련되듯우리들의 젊은 언어의 식탁엔몇 가지의 논리가 열기를 발산할 것입니다. 가을이 푸른 하늘로 떠나갈 무렵호주머니 깊이 두 손을 넣은 사내는어느 골목을 돌며 외투깃을 올리고여인들은 머플러 속에 얼굴을 감추고 떠날 것입니다. 모든 아쉬움은 탐스런 열매들을 보며 잊혀져 가고 초록빛들이 사라져갈 무렵거리엔 빨간 사과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초가을 - 엄옥란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내 어깨를 툭툭치고 있네  뜨거웠던 한여름의 열기는 가을바람.. 2024. 10. 2.
이해인 수녀님 힐링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차 한 잔 하시겠어요? - 이해인 수녀님  “차 한 잔 하시겠어요?"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 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잘 지내던 사람들끼리 오해가 쌓여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 잔 하시겠어요?"​하며 향기를 퍼 올린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커피 시모음] 이해인 .. 2024. 10. 2.
재미있는 동시 말놀이 동시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    콩나물  졸지 말고 머리 들어 네, 선생님     닭   거기 치킨집이죠?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지금 좀 보내 주세요! 아, 참! 바짝 좀 튀겨 주시고요!  -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말     우동  내가 아까부터 네 앞에 있었는데네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잖아! 너 같으면 불어 터지지 않을 수 있겠어?너 같으면 팅팅 불어 터지지 않을 수 있겠냐고!      형광등  네가 늦게까지 안 자니까 나도 늦게까지 못 자고 있잖아!      시계    내가 늦잠을 잔 것도 아닌데 내가 늑장을 부린 것도 아닌데 내가 늦게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꼭 나를 가리키면서 야단을 치냐고요!     양말   아~ 또, 휙휙 벗어 던지네  야, 너 때문에 내 짝을 잃어버렸잖아!   .. 2024. 9. 25.
연꽃 시모음, 연꽃에 관한 시모음 ‘연잎 앞에서​’ 외 연꽃에 관한 시모음  연잎 앞에서​  - 오탁번 ​연잎에 내리는 여름 한낮 빗방울처럼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그리움 따라연잎마다 크낙한 손바닥 하나씩 펴고호수 위에 떠다니는 내 마음 손짓하네 물결 따라 일렁이는 푸른 연잎을 보면내 눈빛 잠자리 겹눈처럼 밝아지지만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때 그 입술은예쁜 연꽃 봉오리로 아직도 숨어 있네 이른 아침 연잎에 내리는 이슬방울인 듯마주보며 피워올린 첫사랑의 꽃봉오리!아무도 모르는 물밑 아득한 깊이에서지울 수 없는 사랑으로 피어나는 연꽃! ​연잎에 내리는 저녁나절 빗방울인 듯아직도 눈에 밟히는 그리운 얼굴아잔잔한 호수 물결 지는 듯 다시 일 때서늘한 연잎 위에서 푸른 눈썹 떠오르네      연꽃의 기도 -이해인 수녀님 겸손으로 내려앉아고요히 위로 오르며피어나게 하소서 신.. 2024. 6. 6.
[인생시]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화양연화 - 김사인 ​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 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 주지 않지. 어느 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 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겯고 꽃 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이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2024. 3. 16.
[봄시] 권대웅 ‘햇빛이 말을 걸다’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플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 시 이해하기 ] 권대웅(1962~ ) 시인은 달 그림을 그리고, 달에 .. 2024. 3. 10.
[인생시] 반칠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 속도에 대한 명상 13 - 반칠환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자라투스트라는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아포리즘을 남겼는데 “제때 죽어라”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제때 죽는다는 것은 할 일을 다 하고 인생을 완수하는 것을 말한다. 성공적인 인생의 최종적인 조건인 셈이다. 이렇듯 제때 죽기 위해서는 선행조건이 있다. 그건 바로 제때를 ‘사는’ 것이다. 우리는 제때를 알기 어렵.. 2024. 3. 10.
[3월의 시] 나태주 시인 '3월에 내리는 눈' 3월에 내리는 눈 - 나태주 눈이라도 3월에 오는 눈은 오면서 물이 되는 눈이다 ​어린 가지에 어린 뿌리에 눈물이 되어 젖는 눈이다 이제 늬들 차례야 잘 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물이 되며 속삭이는 눈이다. 3월에 눈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봄비 대신 내리는 봄눈이라고 해야할까요? 이 봄눈은 한겨울에 내리는 함박눈과 다릅니다. 세상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겨울 눈과는 다르게 봄눈은 오면서 물이 되고 말지요. 그리고 이 물은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봄이 온다는 뜻입니다. 어린 가지와 뿌리에게 이제 너희들 차례라고 알려 주고 있어요. 차가운 눈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따뜻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 중에서 봄날에 읽기 좋은 나태주 시인의 봄시 ‘오는 봄’외 봄날에 읽기 좋은 나태주 시인의 봄시 모음 오는 봄 .. 2024. 3. 8.
정현종 인생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이 시는 전체적으로 공의 속성을 삶에 적용하여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의 속성은 ‘떨어져도 튀는’ 것, 즉 부정적 현실에 대해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것, ‘쓰러지는 법이 없는’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것, ‘곧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은 늘 바로 다시 시작할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것 세 가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1연에서 '그래 살아봐야지'라는 시구는 화자 스스로.. 2024. 2. 4.
[용기를 주는 시모음] 정현종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외 용기를 주는 시, 힘을 주는 시 모음 용기 - 이규경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 재밌게 살자 - 하상욱 부족한 건 준비가 아니라 용기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니라 재미 실패할 수 있는 용기 - 유안진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어질머리 사랑도 높푸른 꿈과 이상도 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로 무수히 불 밝힌 밤을 거쳐서야 빛이 납니다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은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 정현종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마음을 안 먹어서 그렇.. 2024. 1. 11.
[1월의 시 모음] '1월에 바라는 소망의 기도' 외 1월의 시 모음 1월 1일 - 양광모 누군가에게는 탄식의 언어 ​누군가에게는 환희의 언어 ​세상에, 또 한 살을 먹다니! ​세상에, 또 일 년을 주시다니! ​1월 시 - 도종환 ​ 시작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첫 걸음을 내 딛는 아가처럼 살며시 조심스럽게 1월을 시작합니다. 1월의 기도 - 김덕성 찬바람으로 춥고 외로울지라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만은 따뜻하고 온화한 길이 되게 하소서 깊은 상처로 쓰리고 아플지라도 언제나 당신의 사랑의 품안만은 포근한 삶의 쉼터가 되게 하소서 힘겨운 고난으로 눈물이 맺힐지라도 당신의 사랑의 손길을 펴셔서 눈물을 닦아 주시고 위로해 주소서 세상 속에서 삶이 흔들릴지라도 방향을 잃지 않게 등불이 되어 주시고 그 빛으로 영혼이 되살아나게 하소서 당신의 따뜻.. 2023. 12. 27.
[새해시 신년시] 새해 첫 기적, 새해 아침, 새해 소망의 기도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새해 아침 - 양현근 눈 부셔라 저 아침 새벽길을 내쳐 달려와 세세년년의 산과 들, 깊은 골짝을 돌고 돌아 넉넉한 강물로 일어서거니 푸른 가슴을 풀고 있거니 이슬, 꽃, 바람, 새 온통 그리운 것들 사이로 이 아침이 넘쳐나거니 남은 날들의 사랑으로 오래 눈부시거니 새해 소망의 기도 - 김설하 새해에는 내 안에 있는 모든 것들과 내 밖의 모든 인연에 대하여 따뜻하고 안온함으로 만나지게 하소서 아침밥을 떠 넣는 연명이 내 부실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모든 기관의 건강을 도모하며 활력이 넘치고 순조롭게 하소서 어제 보았던 사람의 낯빛이 환하고 다.. 2023. 12. 26.
[송년시] 이채 시인 '한해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한 해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 이채  오늘이 무거워 고개를 떨구고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살며시 다가와 어깨를 감싸며해님처럼 웃어주던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꼭 하고 싶은 일도 망설이고 있을 때'힘내'라는 당신의 따뜻한 한마디는용기 없는 나를 새롭게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 어떤 시련도우리에겐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은'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몰아내는가장 단단한 무기임을 배웠습니다. 불평과 불만으로누구를 원망하고 비난했을 때너그러운 당신의 마음은 이해심이 부족한 나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봄볕에 새싹이 돋듯다시 태어나는 나를 기대하며소망의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슬기로운 당신의 가르침 덕분이 아니겠는지요. 하루하루 은혜의 별들이내 .. 2023. 12. 15.
[송년시] 한 해를 보내며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 안윤주 ​ 한 해를 보내며 내 곁에 자랑하고픈 친구가 있는지 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몇이나 있는지 나를 떠나간 친구는 없는지 떠났다면 왜, 그가 떠나갔는지 거짓 없는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새해에는 무엇을 향해 달릴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인지 꾸밈없는 속내를 떨어내어 알찬 새해 계획을 세워보자. 건강을 위하여 나의 키가 줄었는지 자랐는지 몸무게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바지 사이즈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흰 머리가 많은지 검은 머리가 많은지 따져보는 건강의 이력서를 써보자 냉정한 잣대로 존재 가치의 지수를 점검해 보자 눈물이 나도 포기하지 말고 웃음이 나도 자만하지 말자 죽는 날까지 노력을 즐겨야 한다는 말 삶의 이력서 끝자리에 꼭 붙여놓고 살자. 이해인 수녀님 송년시.. 2023. 12. 15.
[12월의 시 모음] ‘12월이라는 종착역’ 외 12월이라는 종착역 - 안성란 정신 없이 달려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려간 길에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정신 없이 또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남겨 버린다. 지치지도 않고 주춤거리지도 않고 시간은 또 흘러 마음에 담은 일기장을 한 쪽 두 쪽 펼쳐보게 한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는 인생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삶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냐 보다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인생을 그려놓는 일기장에 버려야 하는 것을 기록하려고 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 가지 모두 중요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간직해야 .. 2023. 12. 7.
박노해 시인 인생시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 박노해 돌아보면 내 인생은 실패투성이 이제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겠다고 조용히 울며 다짐하다가 아니야, 지금의 난 실패로 만들어진 나인데 실패한 꿈을 밀어 여기까지 왔는데 나에게 실패보다 더 무서운 건 의미 없는 성공이고 익숙한 것에 머무름이고 실패가 두려워 도사리는 것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성공했지만 덧없는 것들이 있고 실패했지만 씨알이 되는 것도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가다 쓰러져야만 그 쓰라림을 딛고 새날은 온다 이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말고 준비에 실패함으로 실패를 준비하지 말고 실패를 정직하게 성찰하며 늘 새로운 실패를 하자 - 출처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 박노해 시인의 다른 시들도 감상해 보세요~^^ 박노해 시인의.. 2023. 10. 30.
[가을시] 가을에 어울리는 시모음 정연복 ‘가을하늘의 화두’외 깊어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시모음 가을하늘의 화두 - 정연복 파란 가을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 그냥 마음이 편안하다. 몸은 비록 지상에 매여 있어도 내 마음 내 영혼은 문득 한 점 구름이 된다. 삶은 흐르는 것 구름같이 흘러 흘러서 가는 것. 가을 하늘이 툭 벼락같이 던지는 화두다. 만추여정 - 기세원 서리 한줌 녹인 만큼 햇살도 한줌만큼 사라지는 가을이다 나뭇잎들이 제각각 노을빛으로 치장하고 새로 산 시집 책갈피에 그 가을 그리움을 저장하고 황금빛 들녘은 맨살을 드러내며 그렇게 가을은 떠나고 있다 떠나가는 그 뒷모습이 보는 사람에 따라 처연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데 늦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내 뒷모습은 무슨 빛깔일까 가을 은유 -유재영 달빛이나 담아 둘까 새로 바른 한지창에 누구의 그림에서 빠져나온.. 2023. 10. 29.
정채봉 시인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외 정채봉 시인의 힐링시 모음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무지개 - 정채봉 첫눈이 듣던 날 받아먹자고 입 벌리고 쫓아다녀도 하나도 입 안에 듣지 않아 울음 터뜨렸을 때 얘야, 아름다운 것은 쫓아다닐수록 잡히지 않는 것이란다 무지개처럼 한자리에 서서 입을 벌리고 있어 보렴 쉽게 들어올 테니까 나이 오십이 되어 왜 그날의 할머니의 타이름이 새삼 들리는 것일까 삶에 고통이 따르는 이유 - 정채봉 생선이 소금에 절임을 당하고 얼음에 냉장을 당하는 고통이 없다면 썩는 길밖에 없다. 꽃과 침묵 - 정채봉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만족하되 민들레꽃을 부러워.. 2023. 7. 7.
비에 관한 시 모음 ‘비가 오면’ 외 비에 관한 시 모음 비가 오면 - 이상희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비 - 천양희 쏟아지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쏟아지고 싶다. 퍼붓고 싶다. 퍼붓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군에겐가 퍼붓고 싶다. 쏟아지고 싶다. 장대비 내립.. 2023. 7. 2.
비에 관한 시 장마에 관한 시 ‘장마의 계절’ 외 장마에 관한 시 모음 장마의 계절 - 조병화 ​ 지금 나는 비에 갇혀 있습니다 갈 곳도 없거니와 갈 수도 없습니다 ​매일 매일 계속되는 이 축축한 무료 적요 어찌 이 고독한 나날을 다 이야기 하겠습니까 ​비는 내리다가 쏴와! 쏟아지고 쏟아져선 길을 개울로 만듭니다 ​훅, 번개가 지나가면 하늘이 무너져 내는 천둥 소리 ​하늘은 첩첩이 검은 구름 지금 세상 만물이 비에 묶여 있습니다. 장마 - 나태주 하늘이여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억수로 비 쏟아져 땅을 휩쓸던 날. 장마 - 김옥진 오뉴월 손님 달갑잖은 손님 잘 치르고 나면 먹구름 속 햇살, 맛볼 수 있다 장마 - 오보영 ​ 제아무리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도 내리는 비 위로 당기지는 못하지요 제아무리 폭우가 쏟아져 내려도 흐르는 물 뒤로 돌리지는 못하지요 제아무.. 202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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