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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50

나태주 시인의 따뜻한 겨울시 ‘겨울 차창’ 겨울 차창 - 나태주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겨울도 봄이다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겨울도 꽃이 핀다 어쩌면 좋으냐이러한 거짓말이러한 거짓말이 아직도나에게 유효하고좋기만 한 걸 지금은 이른 아침청주 가는 길차창가에 자욱한 겨울 안개안개 뒤에 옷 벗은겨울나무들 왜 오늘따라 겨울 안개와겨울나무가 저토록 정답고가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냐 - 나태주 시집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2020, 홍성사)에서      [사랑시 모음] 나태주 시인 ‘사랑에 답함’ 외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bookhappy.tistory.com  [인생시] 나태주 시인 ‘실패한 .. 2024. 12. 20.
사랑시 ‘그 여자네 집’ 김용택 시인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생각하면 그리웁고바라보면 정다웠던 집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노란 초가집 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 2024. 12. 3.
12월을 여는 시 ‘12월 아침에’ ‘12월의 다짐’ 12월 아침에 -윤보영 12월 아침입니다어젯밤11월 달력을 내릴 때환하게 웃는 12월이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달력 속 웃던 12월처럼내가 펼칠 12월도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고 힘들어도내가 웃듯, 모두가 많이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12월의 다짐  -조미하 지난 시간 아쉬움보다아직 남은 한 달에감사하며 지내겠습니다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반성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하루하루를 살겠습니다 나만을 생각했던 이기심에서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가슴을활짝 열겠습니다 버릴 것에 미련 두지 않고비움으로써 자유로워지는걸느끼겠습니다 보내는 마음과 맞이하는 기쁨이 교차하는 12월을기꺼이 두 팔 벌려 반기겠습니다    [12월 시모음] 12월의 좋은 시 ‘행복한 12월’ 외12월에 관한 좋은 시 모음 행복한 12월 -정용철 ​.. 2024. 12. 1.
[인생시]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 정연화  오랜 시간을 같이 있어도지루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으며같이 일을 하면 능률이 오르고피곤하지 않은 편한 사람 커피 한 잔의 여유 시간에사소한 일상사의 이야기를조용조용 나눌 수 있는 사람 이기적이지 않으며상대방의 이야기를진정한 마음 자세로경청하고 들어주는 사람 힘든 일이 생겨 안절부절 혼자 괴로울 때전화해서 사연 말하고픈 믿음이 가고 든든한 사람 취미가 같고 성향이 비슷해훌쩍 떠나는 여행으로아름다운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끼며 공유할 수 있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 우정의 친구이든직장 동료이든온라인상의 글벗이든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과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인생 여정에 있어서 행복입니다. 내 곁에 그런 사람 한 사람 있는지나 또한 누구에게 그런 사람으로 비치는지한번 .. 2024. 11. 26.
[인생시] 신현림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 신현림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나폴레옹의 이 말은 10년 동안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송곳이었다 게으름을 피울 때마다내 많은 실패를 돌아볼 때마다송곳은 가차없이 찌르고 찔러왔다 모든 불행엔 충고의 송곳이 있다자만치 말라는, 마음 낮춰 살라는 송곳불행의 우물을 잘 들여다보라는 송곳바닥까지 떨어져서다시 솟아오르는 햇살의 송곳 송곳은 이제 지팡이처럼 내게 다가와신들린 듯 거친 바다처럼 밀어간다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 말은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공에 실패한 뒤 유럽연합군에 체포되어 엘바섬으로 유배되었을 때 과거를 되돌아보며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영화 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주인공의 꿈에 재판관이 나타나 .. 2024. 11. 23.
삶에 대한 시 ‘나는 잘 지내요’ 황인숙 시인 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누군가 물을 때면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때면왜 울컥 짜증이 날까?왜 시를 쓰느냐고 물을 때처럼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오래전에 한 선생님께서대답을 가르쳐주셨는데 번번이 잊어버린다 어떤 행사장에서 마주친 선생님께서 물으셨다"그래, 어떻게 지내나?"'내가 어떻게 지내지?' 열심히 생각하느라 쩔쩔매는데"그냥 잘 지낸다고 하면 돼!"급기야 그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시면서답을 알려주셨다나는 달아오르는 얼굴로 "아, 네……"몇 년 뒤 다른 행사장에서 그분을 마주쳤을 때"예, 잘 지내요."웃으면서 얼른 대답드리자 그분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잘 지내요틈틈이 삽니다만……​-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문학과지성사, 2022    항상 잘 지낼 수는 없지요 오랜만에 아는 .. 2024. 11. 21.
[인생시] 이어령 시인 ‘정말 그럴 때가’ 정말 그럴 때가  - 이어령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던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문득 발견한 묵은 흉터에 대하여떨어진 단추에 대하여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용기를 주는 시모음] 정현종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외용기를.. 2024. 11. 20.
[사랑시 모음] 나태주 시인 ‘사랑에 답함’ 외 사랑에 답함 -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떠나게 하고잠들고 싶은 자잠들게 하고그리고도 남는 시간은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또는 하늘에 대하여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오래전에 굳은 날개와흐르지 않는 강물과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쉽게 흐르지 말고쉽게 꽃피지 말고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떠나고 싶은 자홀로 떠나는 모습을잠들고 싶은 자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그대 등 뒤에 있다      사랑이 되기 - 박노해​.. 2024. 11. 19.
[인생시] 나태주 시인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외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 나태주 화가 나시나요 오늘 하루 실패한 것 같아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시나요그럴 수도 있지요때로는 자기 자신이 밉고싫어질 때도 있지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는 그러지 마시길 바라요자기 자신을 미워하더라도끝까지는 미워하지 마시길 바라요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당신 탓만은 아니예요세상일이란 인간의 일이란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저 혼자만의 힘으로는되지 않는다는 걸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엉켜서 그리된 거예요실패한 날 화가 나더라도내일까지는 아니에요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부디 그걸 잊지 마시길 바라요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내일 ​- 나태주 내일은 .. 2024. 11. 18.
인생에 관한 시모음 ‘참 좋은 날에’ 외 3편 [차례]참 좋은 날에 _ 이해인 수녀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_ 공지영어우렁 더우렁 _ 한용운살다가 _ 최유진 참 좋은 날에  - 이해인 수녀 청소를 하고 난 후의 깨끗한 기쁨이러한 일상의 기쁨들을 많이 만들며 살고 싶습니다 주위 상황을 잘 살피는 큰 눈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예민한 귀스스로를 성실하게 가꾸어 가는 맑은 마음 남에게 이왕이면 기쁨을 줄 수 있는 말을 하는사랑의 입을 지니도록순간마다 노력하기로 해요    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 공지영 나이를 먹어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그것이 지나갈 것임을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한다고.. 2024. 11. 15.
[인생시] 천양희 ‘나는 기쁘다’ ‘밥’ 나는 기쁘다  - 천양희  바람결에 잎새들이 물결 일으킬 때 바닥이 안 보이는 곳에서 신비의 깊이를 느꼈을 때 혼자 식물처럼 잃어버린 것과 함께 있을 때 사는 것에 길들여지지 않을 때 욕심을 적게 해서 마음을 기를 때 슬픔을 침묵으로 표현할 때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으므로 자유로울 때 어려운 문제의 답이 눈에 들어올 때 무언가 잊음으로써 단념이 완성될 때 벽보다 문이 좋아질 때 평범한 일상 속에 진실이 있을 때 하늘이 멀리 있다고 잊지 않을 때 책을 펼쳐서 얼굴을 덮고 누울 때 나는 기쁘고 막차 기다리듯 시 한 편 기다릴 때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일이 시 쓰는 일일 때 나는 기쁘다     밥 -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2024. 11. 11.
[호박꽃에 관한 시] 안도현 '호박꽃에 취하여' 외 호박꽃에 관한 시 모음   호박꽃에 취하여 _ 안도현 호박꽃 _ 안도현호박꽃 _ 정연복호박꽃 _ 박영근호박꽃 _ 최두석호박꽃에 취하여 - 안도현 호박 넝쿨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더니 거기 호박꽃이 피었더라  그 호박꽃 속으로 난 길을 걸어 들어갔더니 호박밭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보이더라     호박꽃- 안도현 호호호호 호박꽃호박꽃을 따버리면애애애애 애호박애호박이 안 열려호호호호 호박전호박전을 못 먹어     호박꽃- 정연복​첫눈에 보기에생긴 모습 그대로 '포용'과 '관대함'이라는꽃말을 가졌네 '사랑의 용기'라는또 다른 꽃말도 있다네 후덕한 성품의 아줌마같이 느껴지는 너와 마주친 날은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호박꽃 - 박영근 ​밤새 몰래 밭두둑을 더듬고 간 여우비에과부 한숨이 벙글었네 ​비바람에 꽃이 .. 2024. 10. 24.
[호박에 관한 시] ‘호박넝쿨이 가는 길’ 외 4편 호박에 관한 시 모음 호박넝쿨이 가는 길 _전원범호박 _ 함민복호박등 _ 권대웅애호박 _ 김정원늙은 호박 _ 민현숙 호박넝쿨이 가는 길- 전원범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호박넝쿨 앞에 대나무로다리를 놓아 줍니다. 호박넝쿨도 말이 없지만할머니의 뜻을 알고그리로 기어갑니다. 할머니가 놓아 준 길호박넝쿨이 가는 길     호박 - 함민복 호박 한 덩이 머리맡에 두고 바라다보면방은 추워도 마음은 따뜻했네최선을 다해 딴딴해진 호박속 가득 차 있을 씨앗가족사진 한 장 찍어 본 적 없어호박네 마을 벌소리 붕붕후드득 빗소리 들려품으로 호박을 꼬옥 안아 본 밤호박은 방안 가득 넝쿨을 뻗고코끼리 귀만한 잎사귀 꺼끌꺼끌호박 한 덩이 속에 든 호박들그새 한 마을 이루더니 봄이라고 호박이 썩네흰곰팡이 피우며최선을 다해 물컹물컹 썩.. 2024. 10. 24.
[10월의 시] 최명운 시인 '시월이어서 좋다' 시월이어서 좋다 - 최명운  시월!누구는 시월이 쓸쓸하다는데난 시월이라서 참 좋다 들녘 산넉넉하고 풍성하게 가득 차지 않은가 초록빛 이파리붉거나 노란색으로 물들어저녁놀처럼 불거지면거룩하고 성스러워 환희롭다 밤이슬에 눅눅히 젖으면 어떤가바람결에 떨어지면 어떤가일 년 절반을사랑의 불길로 타오르지 않았던가 시월이어서 좋다가을이라서 좋다간절히 바랐던 그 무엇중단할 수 있으니 가볍지 않은가 실 수가 있었다면눈감아 줄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내려놓고 비우고빈 그릇 채우듯 기다리면 되지 않던가.   [가을시] 10월의 시 모음10월의 시 모음 10월에 핀 장미 - 권오삼 먼 길을 걸어 이제 막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 같은 10월에 핀 장미 늦게 피었기에 더 붉고 곱다. ​시월 - ​목필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2024. 10. 3.
[초가을 시모음] 용혜원 ‘가을 단상’ 외 5편 가을 단상 - 용혜원 단 하나의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가을은 시작하는 것 우리들 가슴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거리로 나서고외로움은 외로움대로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낙엽과 함께 날리며 갑니다. 사랑은 계절의 한 모퉁이공원 벤치에서 떨리는 속삭임을 하고만남은 헤어짐을 위하여 마련되듯우리들의 젊은 언어의 식탁엔몇 가지의 논리가 열기를 발산할 것입니다. 가을이 푸른 하늘로 떠나갈 무렵호주머니 깊이 두 손을 넣은 사내는어느 골목을 돌며 외투깃을 올리고여인들은 머플러 속에 얼굴을 감추고 떠날 것입니다. 모든 아쉬움은 탐스런 열매들을 보며 잊혀져 가고 초록빛들이 사라져갈 무렵거리엔 빨간 사과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초가을 - 엄옥란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내 어깨를 툭툭치고 있네  뜨거웠던 한여름의 열기는 가을바람.. 2024. 10. 2.
이해인 수녀님 힐링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차 한 잔 하시겠어요? - 이해인 수녀님  “차 한 잔 하시겠어요?"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 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잘 지내던 사람들끼리 오해가 쌓여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차 한 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 잔 하시겠어요?"​하며 향기를 퍼 올린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커피 시모음] 이해인 .. 2024. 10. 2.
재미있는 동시 말놀이 동시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 박성우 시인의 이상한 낱말 사전    콩나물  졸지 말고 머리 들어 네, 선생님     닭   거기 치킨집이죠?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지금 좀 보내 주세요! 아, 참! 바짝 좀 튀겨 주시고요!  -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말     우동  내가 아까부터 네 앞에 있었는데네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잖아! 너 같으면 불어 터지지 않을 수 있겠어?너 같으면 팅팅 불어 터지지 않을 수 있겠냐고!      형광등  네가 늦게까지 안 자니까 나도 늦게까지 못 자고 있잖아!      시계    내가 늦잠을 잔 것도 아닌데 내가 늑장을 부린 것도 아닌데 내가 늦게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꼭 나를 가리키면서 야단을 치냐고요!     양말   아~ 또, 휙휙 벗어 던지네  야, 너 때문에 내 짝을 잃어버렸잖아!   .. 2024. 9. 25.
연꽃 시모음, 연꽃에 관한 시모음 ‘연잎 앞에서​’ 외 연꽃에 관한 시모음  연잎 앞에서​  - 오탁번 ​연잎에 내리는 여름 한낮 빗방울처럼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그리움 따라연잎마다 크낙한 손바닥 하나씩 펴고호수 위에 떠다니는 내 마음 손짓하네 물결 따라 일렁이는 푸른 연잎을 보면내 눈빛 잠자리 겹눈처럼 밝아지지만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때 그 입술은예쁜 연꽃 봉오리로 아직도 숨어 있네 이른 아침 연잎에 내리는 이슬방울인 듯마주보며 피워올린 첫사랑의 꽃봉오리!아무도 모르는 물밑 아득한 깊이에서지울 수 없는 사랑으로 피어나는 연꽃! ​연잎에 내리는 저녁나절 빗방울인 듯아직도 눈에 밟히는 그리운 얼굴아잔잔한 호수 물결 지는 듯 다시 일 때서늘한 연잎 위에서 푸른 눈썹 떠오르네      연꽃의 기도 -이해인 수녀님 겸손으로 내려앉아고요히 위로 오르며피어나게 하소서 신.. 2024. 6. 6.
[인생시]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화양연화 - 김사인 ​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 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 주지 않지. 어느 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 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겯고 꽃 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이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2024. 3. 16.
[봄시] 권대웅 ‘햇빛이 말을 걸다’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플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 시 이해하기 ] 권대웅(1962~ ) 시인은 달 그림을 그리고, 달에 ..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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