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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배움의 글/단편소설 읽기10

이청준 소설 <연> 전문 이청준 소설 전문 ▥ 작품 소개 로 유명한 이청준 작가의 단편소설 은 ’연’을 중심 소재로 하여 방황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린 작품입니다. 연날리기로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던 아들이 결국 가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아들을 원망하기보다 아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염려와 한없는 사랑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연‘은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다가 결국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아들을 상징합니다. - 이청준 마을 쪽 하늘에선 연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 없었다. 연은 먼 하늘 여행을 꿈꾸는 작은 새처럼 하루 종일 마을 위를 맴돌았다. 들에서나 산에서나 마을 근처에선 언제 어디서나 새처럼 하늘을 떠도는 연을 볼 수 있었다. 연이 하늘에 떠올라 있는 동안은 어머니도 마음이 .. 2024. 3. 27.
이태준 <달밤> 전문 작품 소개 1933년 10월 『중앙』에 발표된 이태준의 단편소설 은 1930년대의 서울 성북동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가 성북동으로 이사온 후 처음 만난 황수건이라는 못난이의 아둔한 세상살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내용으로, 변해가는 세태 속에서도 아름답게 남아 있는 인정미의 소중함을 따뜻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 작가는 우둔하지만 순박한 품성을 지닌 황수건이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실패를 거듭하는 인생담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적인 정이 사라져가는 각박한 세태를 넌지시 꼬집고 있다. - 이태준 성북동으로 이사 나와서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던지고 누워 새삼스럽게,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하였다.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 보고 시냇물 소리와 쏴-하는 솔.. 2024. 3. 12.
워싱턴 어빙 <뚱뚱한 신사> 전문 뚱뚱한 신사(The Stout Gentleman) -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 우울한 11월,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여행 도중에 몸 상태가 약간 좋지 못하여 길을 멈추고 있었다. 거의 다 나아가고 있었지만, 아직 열이 좀 있는 것 같아서 ‘다비’라는 조그만 읍의 한 여관에 머무르고 있었다. 시골 여관의 비 오는 일요일! 하루 종일 갇혀 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똑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저히 내 처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비가 후드득 창문을 들이치고 있었다. 교회의 종소리가 서글프게 울려 왔다. ‘눈요기할 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창가에 다가갔지만, 주변에 위안이 될 만한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침실 창밖에는 기와지붕과 굴뚝이 가까이에 있고, 거실 창으론.. 2024. 2. 18.
빅토르 위고 단편 <가난한 사람들> 전문 빅토르 위고(1802~1885)는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 소설가 겸 극작가로,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의 꼽추〉. 〈바다의 노동자〉, 〈웃는 사나이〉 등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단편소설 은 가난하지만 감사의 조건들을 발견하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전문 - 빅토르 위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 밖에는 사정없이 폭풍우가 몰아쳤고 가난한 어부의 아내 쟈니는 오막살이 안에서 다 꺼져가는 난로 옆에 앉아 낡아빠진 돛을 깁고 있었다. 억수같이 굵은 빗줄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유리창에 와서 부딪치고 성난 파도가 철썩이며 암벽에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쟈니는 그처럼 요란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무서웠다. 그렇게 밖에서 폭풍.. 2024. 1. 13.
오 헨리 단편소설 <20년 후> 전문 오 헨리 단편소설 전문 20년 후(​After Twenty Years) - 오 헨리(O Henry, 1862~1910) 1 한 경찰관이 느린 걸음으로 길을 걷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 거들먹거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남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그저 습관일 뿐이었다. 밤 10시라 아직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런지 거리는 인적이 드물고 한산했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경찰관은 익숙한 솜씨로 봉을 돌리면서 골목길 구석구석을 살폈다. 이곳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나 편의점 불빛이 가끔 보이기도 했지만 거의 모든 회사나 가게의 문은 닫혀 있었다. 여기저기 살피던 경찰관은 뭔가 발견한 듯 갑자기 걷는 속도.. 2023. 12. 24.
김정한 <모래톱 이야기> 전문, 작품해설 모래톱 이야기 - 김정한(1908~1996) 20년이 넘도록 내처(줄곧 한결같이) 붓을 꺾어 오던 내가 새삼 이런 글을 끼적거리게 된 건 별안간 무슨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서가 아니다. 오랫동안 교원 노릇을 해 오던 탓으로 우연히 알게 된 한 소년과, 그의 젊은 홀어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이 살아오던 낙동강 하류의 어떤 외진 모래톱 ― 이들에 관한 그 기막힌 사연들조차, 마치 지나가는 남의 땅 이야기나, 아득한 옛날 이야기처럼 세상에서 버려져 있는 데 대해서까지는 차마 묵묵할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건우란 소년은 내가 직접 담임했던 제자다. 당시 나는 K라는 소위 일류 중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비가 억수로 내리던 날 첫 시간의 일이었다. 지각생이 많았다. 지각생이 많으면 교사는 짜증이 나게 마.. 2023. 11. 19.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전문 전문 - 이효석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뭇군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군 각다귀(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여기서는 장난치는 아이들을 말함)들도 귀치않다. 얼금뱅이(얼굴에 굵고 깊게 자국이 있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에게 낚아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 한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을까. 내일 대화장에.. 2023. 11. 4.
헤르만 헤세 <공작나방> 전문 헤르만 헤세 단편소설 전문 작가 헤르만 헤세가 어린 시절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 은 주인공 하인리히가 ‘나’의 나비 수집판을 보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공작나방 - 헤르만 헤세 모처럼 나를 방문한 친구 하인리히 모어가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서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는 저물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가파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마침, 내 어린 아들이 밤 인사를 하고 나가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어릴 때 좋아하던 취미들이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나더군. 그래서 한 일 년 전부터 나는 나비 수집을 새로 시작했다네. 한번 보겠나?” 그에게 .. 2023. 6. 25.
홍길동전(경판 24장본) 전문 홍길동전(경판 24장본) 조선조 세종 때에 한 재상이 있었으니, 성은 홍씨요 이름은 아무였다. 대대 명문거족의 후예로서 어린 나이에 급제해 벼슬이 이조판서에까지 이르렀다. 물망이 조야에 으뜸인데다 충효까지 갖추어 그 이름을 온 나라에 떨쳤다. 일찍 두 아들을 두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인형으로서 본처 유씨가 낳은 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이름이 길동으로서 시비 춘섬이 낳은 아들이었다. 그 앞서, 공이 길동을 낳기 전에 한 꿈을 꾸었다. 갑자기 우레와 벽력이 진동하며 청룡이 수염을 거꾸로 하고 공을 향하여 달려들기에, 놀라 깨니 한바탕 꿈이었다. 마음 속으로 크게 기뻐하여 생각하기를, ‘내 이제 용꿈을 꾸었으니 반드시 귀한 자식을 낳으리라.’ 하고, 즉시 내당으로 들어가니, 부인 유씨가 일어나 맞이하였다. 공.. 2023. 5. 28.
최일남 소설 <노새 두 마리> 전문 노새 두 마리 - 최일남(1932~ ) 그 골목은 몹시도 가팔랐다. 아버지는 그 골목에 들어서기만 하면 미리 저만치 앞에서부터 마차를 세게 몰아가지고는 그 힘으로 하여 단숨에 올라가곤 했다. 그러나 이 작전이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더러는 마차가 언덕의 중간쯤에서 더 올라가지를 못하고 주춤거릴 때도 있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이마에 심줄을 잔뜩 돋우며, “이랴 이랴!” 하면서 노새의 잔등을 손에 휘감고 있는 긴 고삐줄로 세 번 네 번 후려쳤다. 노새는 그럴 때마다 뒷다리를 바득바득 바둥거리며 안간힘을 쓰는 듯했으나 그쯤 되면 마차가 슬슬 아래쪽으로 미끄러내리기는 할망정 조금씩이라도 올라가는 일은 드물었다. 물론 마차에 연탄을 많이 실었을 때와 적게 실었을 때에도 차이는 있었다. 적게 실었을 때는 그깟..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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