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단편소설 <이상한 선생님> 전문
이상한 선생님 채만식 우리 박 선생님은 참 이상한 선생님이었다. 박 선생님은 생긴 것부터가 무척 이상하게 생긴 선생님이었다. 키가 한 뼘밖에 안 되는 박 선생님이라서, 뼘생 또는 뼘박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처럼, 박 선생님의 키는, 키 작은 사람 가운데서도 유난히 작은 키였다. 일본 정치 때에, 혈서로 지원병을 지원했다 체격 검사에 키가 제 척수(치수. 길이에 대한 몇 자 몇 치의 셈)에 차지 못해 낙방이 되었다면, 그래서 땅을 치고 울었다면, 얼마나 작은 키인 것은 알 일이다. 그런 작은 키에, 몸집은 그저 한 줌만 하고. 이 한 줌만 한 몸집의, 한 뼘만 한 키 위에 가서, 그런데, 이건 깜짝 놀랄 만큼 큰 머리통이, 보매 위태위태하게 올라앉아 있다. 그래서 박 선생님의 또 하나의 변명을 대갈장군..
2024.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