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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봄시] 권대웅 ‘햇빛이 말을 걸다’

by 늘해나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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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말을 걸다’ 셈네일 이미지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플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 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햇빛에 빛나는 새싹들

 

 

 

[ 시 이해하기 ]

 

권대웅(1962~ ) 시인은 달 그림을 그리고, 달에 대한 시를 쓰는 '달 시’로 잘 알려진 시인입니다. 이 시에서는 '햇빛'을 노래하고 있네요. 해와 달,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는 단어들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봄이 왔다는 사실을 깨닫나요?

이 시에서는 길을 걷는데 이마를 툭 건드린 햇빛 때문에 알았다고 합니다.

 

따사로운 기운을 느끼지 못한 채 긴 겨울을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마에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 고개를들고 보니 봄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오고 있다는 겁니다. 맞아요. 햇빛은 지구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고 있죠.

 

"봄이야."라고 말을 거는 햇빛의 말에 귀 기울인 덕분에 나무들은 한잎을 피우고, 잠든 꽃잎은 눈꺼풀을 깨우고, 땅속에서는 새싹이 솟아오릅니다.

 

- <일상에서 세상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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