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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짧고 재밌는 시] 문삼석 ‘도토리 모자’ 외

by 늘해나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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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재미있는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도토리 모자

 

- 문삼석

 

 

도토리 모자는

벗기면 안돼!

 

까까머리

까까머리

놀릴 테니까.

 

 

'도토리모자' 시가 들어간 이미지

 

 

 

빵 세 개

 

- 문삼석

 

 

빵 세 개

어떻게 나누나?

 

나 두 개, 동생 한 개.

난 형이니까, 더 크니까.

 

빵 세 개

그게 아니지.

 

나 한 개, 동생 두 개.

난 형이니까, 더 크니까.

 

 

'빵 세개' 시가 들어간 이미지

 

 

 

잠꼬대

 

- 신형건

 

 

엄마, 난

만화가 싫은데

텔레비전도 싫은데

걔네들이 자꾸 그러는데

날 좋아한대.

매일 같이 있고 싶대.

 

엄마, 난 정말이지

공부가 무지무지 좋은데

친구가 되고 싶은데

글쎄, 그 녀석이

날 싫어한대.

꼴도 보기 싫대

어떡하지……

 

 

남자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

 

 

 

고쳐 말했더니

 

- 오은영

 

 

사다리가 전봇대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하나밖에 없네."

전봇대도 사다리를 보고 놀렸어요.

"넌 다리가 두 갠데도 혼자 못 서지?"

 

사다리가 말을 바꿨어요.

"넌 대단해!

다리가 하난데도 혼자 서잖아."

전봇대도 고쳐 말했어요.

"네가 더 대단해!

사람들을 높은 데로 이끌어 주잖아!"

 

 

사다리와 전봇대 이미지

 

 

 

미니 시리즈

 

- 오은

 

 

느닷없이 접촉 사고

느닷없이 삼각관계

느닷없이 시기 질투

느닷없이 풍전등화

느닷없이 수호천사

느닷없이 재벌 2세

느닷없이 신데렐라

느닷없이 승승장구

느닷없이 이복형제

느닷없이 행방불명

느닷없이 폐암 진단

느닷없이 양심 고백

느닷없이 눈물바다

느닷없이 무사 귀환

느닷없이 갈등 해소

느닷없이 해피엔딩

 

16부작이 끝났습니다

꿈 깰 시간입니다

강아지가 팝콘과 콜라 들고 보는 모습

 

 

메아리

 

- 최승호

 

 

망치처럼 나무를 두드리던

딱따구리야 어딨니이

따구리야 어딨니이

구리야 어딨니이

리야 어딨니이

야 어딨니이

어딨니이

딨니이

니이

 

산 정상에서 양팔 벌리고 있는 모습

 

 

 

코뿔소

 

- 최승호

 

그렇소

나는 코에 뿔이 났소

창 같지 않소

멋지지 않소

그렇소

나는 코뿔소

내 가죽은 갑옷처럼 튼튼하오

무장한 무사 같지 않소

무섭지 않소

얼른 길을 비키시오

 

 

코뿔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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