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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재밌는 동시] 문삼석 시인 ‘기린과 하마’ 외

by 늘해나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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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석 시인의 재밌는 동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기린과 하마

 

- 문삼석

 

 

하마가 기린을 보고

걱정을 했어요.

 

― 저렇게 키만 크다가

하늘이 뚫리면 어떻게 하지?

 

기린도 하마를 보고

걱정을 했어요.

 

― 저렇게 살만 찌다가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하지?

 

 

기린과 하마 이미지

 

 

난 알지요

 

- 문삼석

 

엄마는 나 몰래 나가셨지만

어디 계시는지 난 다 알지요.

달그락달그락 그릇 소리가

부엌에 계신다고 알려 주거든요.

 

날 놀래 주려고 몰래 만드시지만

무얼 하시는지 난 다 알지요.

내가 좋아하는 부침 냄새가

소올솔 찾아와서 알려 주거든요.

 

 

수저와 포그 들고 기다리는 아이

 

 

국수와 젓가락

 

- 문삼석

 

빼빼다리 국수는

빼빼다리라서

빼빼다리 젓가락만

좋아한대요.

 

빼빼다리 국수

빼빼다리 젓가락

빼빼다리 빼빼다리

서로 좋아 한대요.

 

 

국수와 젓가락 이미지

 

 

그냥

 

- 문삼석

 

엄만 내가 왜 좋아?

― 그냥···

 

넌 왜엄마가 좋아?

― 그냥···

 

엄마가 요리하는 이미지

 

 

우산 속

 

- 문삼석

 

 

우산 속은

엄마 품 속 같아요.

 

빗방울들도

들어오고 싶어

 

두두두두

야단이지요.

 

 

연잎 우산속 엄마개구리와 아기개구리

 

빗방울

 

- 문삼석

 

빗방울은 즐겁다.

동 동 동….

발걸음이 가볍다.

동 동 동….

 

빗방울은 즐겁다.

줄 줄 줄….

미끄럼도 신난다.

줄 줄 줄….

 

 

우산 들고 빗길을 걷는 아이

 

아침 눈길

 

- 문삼석

 

 

바알간 아가 볼

포옥 싸안고

 

자박자박 털모자가

걸어갑니다.

 

호오호오 손 시린

아침 눈길을

 

비뚤비뚤 발자국도

따라갑니다

 

 

눈 내리는 배경과 눈사람

 

 

겨울 바람

 

- 문삼석

 

콧잔등이

따끔따끔

                                    

귓부리가

따끔따끔

 

따끔따끔

겨울 바람

 

따끔따끔

바늘 쌈지

 

 

눈 쌓인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그림자

 

- 문삼석

 

난 꼬마도 될 수 있고

엄청난 거인도 될 수 있다.

 

아파트 벽쯤 단숨에 오르고

물 위로 벌렁 누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난

혼자서는 안 논다.

 

꼭꼭 누구랑

같이 논다.

 

누구가 누구냐구?

바로 너지 누구야.

 

언제나 너를 따라

함께 노는 나.

 

그럼 난 누구게?

 

 

벽에 그림자 놀이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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