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가을시] 용혜원 ‘가을이 가네’ 외

by 늘해나 2022. 11. 6.
728x90
반응형

 

나뭇잎이 몇 장 안 달린 빈 가지가 많은 나무

 

 

가을이 가네

 

- 용혜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시 구절이 들어간 이미지

 

 

 

 

가을이 떠날 때까지

 

-김수용

 

 

움츠렸던 가슴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만추를 느껴 봅니다

 

화사했던 단풍마저

초라한 낙엽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쓸쓸한 모습을 보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미움을 내려놓고

고집도 내려놓았습니다

 

낙엽에 머물러 있는

그리운 얼굴은

그저 잠시

잊으려고 합니다

 

가을이 떠날 때까지

 

 

'가을이 떠날 때까지' 시 구절이 들어간 이미지

 

 

 

 

낙엽은 눈물이다

 

- 박종영

 

 

나무의 눈물을

지는 낙엽이라고 하자,

그러면 땅에 떨어져

바스락거림은 낙엽의 눈물 소리인가.

 

한철 흐뭇하게 푸르던 날,

초록 분칠을 하고

나무의 간격을 드나들며

으스대던 시절은 지나고,

 

서늘한 바람이 스칠 때마다

빛바랜 아픔은 더욱 좁혀져

초록빛 서운한 소리를 따라가 보면,

 

사선으로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

이별의 고요가 사뭇 진지하게

붉은 낙엽이 젖어가는 홑겹의 울음,

 

그 낙엽을 데리고

먼 길 떠날 안타까운 바람의 오후.

 

 

'낙엽은 눈물이다' 시 구절 들어간 이미지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