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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32

​[바다 시] 나태주 ‘바다에서 오는 버스’ 외 바다에 대한 시 모음 바다에서 오는 버스 - 나태주 아침에 산 너머서 오는 버스 비린내 난다 물어보나마나 바닷가 마을에서 오는 버스다 바다 냄새 가득 싣고 오는 버스 부푼 바다 물빛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 풍선처럼 싣고 오는 버스 저녁때 산 너머로 가는 버스 땀 냄새 난다 물어보나마나 바닷가 마을로 가는 버스다 하루 종일 장터에 나가 지친 아주머니 할머니들 두런두런 낮은 말소리 싣고 지는 해 붉은 노을 속으로 돌아가는 버스다. 바다에 갔다 - 정채봉 바다에 가서 울고 싶어 결국 바다에 갔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 치맛자락을 꼭 붙들고 서 있는 것처럼 그냥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송이바다 -정현종 바다 한 송이를 애기동백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붉고 붉고 수없이 붉어도 이상하리만큼 무력하다 한.. 2022. 6. 11.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나태주 시인 ‘뒷모습’ 외 뒷모습에 대한 시 모음 뒷모습 - 나태주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뒷모습 - 정호승 사람의 뒷모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저녁놀이 온 마을을 물들일 때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않아 마른 솔가지를 꺾어넣거나 가끔 솔방울을 던져넣으며 군불을 때는 엄마의 뒷모습이다 뒷모습 - 정용철 그 사람의 진실은 그의 뒷모습에 있다. 그가 돌아섰을 때 그가 떠났을 때 그가 멀어졌.. 2022. 6. 10.
재밌고 울림 있는 시 ‘쿡 찔러 간 보기’ 쿡 찔러 간 보기 - 전은행 펄펄 끓는 가마솥 안 돼지고기 익었나 쿡 찔러본다 사람도 설익은 사람 잘익은 사람 쿡 찔러 알 수 있으면 세상 살기 좀 편하였으려나. ​음식에 간을 보듯 사람도 혀끝으로 손끝에 묻혀 간을 볼 수 있으면 애꿎은 상처받지 않았으려나 문득 나는 잘 익은 사람인가 쿡 찔러본다 2022. 6. 5.
내일 관한 시모음, 용혜원 ‘내일을 향해’ 외 내일에 대한 시모음 내일 - 조병화 걸어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개로 더는 날 수 없는 곳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꿈으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세월이 있었습니다 아, 나의 세월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내일이 있었습니다 내일 - 이해인 부르지 않아도 이미 와 있는 너 이승의 어느 끝엘 가면 네 모습 안 보일까 물 같은 그리움을 아직은 우리 아껴 써야 하리 내가 바람이면 끝도 없는 파도로 밀리는 너 오늘 말고 내일 울어 - 정소영 오늘 말고 내일 울어 그렇게 하루씩 버텨가는 거야 삶은 오늘 하루 온전히 살아내기만 하면 돼 내일을 향해 - 용혜원 하루의 마지막 여운 속에 오늘의 삶을 글로 써내립니다 어느 정도의 진실을 어느 정도의 가면을 펼쳐놓은 시간 앞에서 정직하고 싶습니다 감출 수 없.. 2022. 6. 4.
[6월의 시] 이해인 ‘6월엔 내가’ 외 6월의 시 모음 6월엔 내가 - 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유월에 - 나태주 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때때로 옆에 와 서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산에 들에 하이얀 무찔레꽃 울타리에 넝쿨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6월 편지 -윤보영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 놓고.. 2022. 5. 31.
[인생시] 오늘을 위한 기도, 이채 & 정연복 오늘을 위한 기도 - 이채 칭찬에 기뻐하기보다 충고에 귀 기울이는 마음가짐으로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나를 꿈꾸며 내 안의 물살을 조율할 줄 아는 성숙한 오늘이 되게 하소서 거짓과 진실은 당장은 구분하기 어려워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흑과 백이 드러나게 됨을, 하여 늘 곧고 정직한 마음을 지니게 하소서 목소리는 작게, 그러나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생각의 중심을 바로 세우고 소리와 소음을 가릴 줄 알게 하소서 비록 내가 옳다고 하더라도 묵묵히 기다리며 해답을 구하는 여유와 직접 보고 듣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고 속단하지 않기를 현명한 귀와 어진 입을 갖게 하소서 오만과 편견이 이웃과 벗을 멀게 하고 집착과 아집이 결국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부디 깨닫게 하소서 오.. 2022. 5. 30.
[인생시] 이채 ‘마음이 고요하니 삶이 고요하여라’ 외 이채 시인의 마음 다독이는 인생시 마음이 고요하니 삶이 고요하여라 - 이채 스스로 간절히 묻고 스스로 바로 세우니 한가로운 것이 어디 구름뿐이랴 남의 허물을 즐기지 아니하고 남의 탓을 일삼지 아니하니 어진 것이 어디 산뿐이랴 나에게 엄하고 남에게 후하니 모두가 정겨운 내 이웃이요 마음이 따뜻하고 생각이 부드러우니 모두가 소중한 내 벗이로다 천지를 닮은 가슴에 숲이 무성하니 바람도 쉬어가고 새 우짖는 나뭇가지마다 푸른빛이 한창이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세상이야 마음 밖의 세상이니 스스로 고요한 자여 함빡 젖은 이슬 내리는 밤 달 곁에 누운 별이 뉘라서 그대 아니라 할까 풀잎 스친 바람에도 행복하라 - 이채 ​ 정직하면 손해 보고 착하면 무시당하는 것이 세상인심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정직하라 뿌린다고 다 열매.. 2022. 5. 27.
[재밌는 동시] 권오삼 시인 ‘라면 맛있게 먹는 법’ 외 동시 ‘라면 맛있게 먹는 법’ 라면 맛있게 먹는 법 - 권오삼 노란 양은 냄비에다가 파르르 라면 끓인 뒤 냄비 뚜껑 안쪽에다 건더기를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집어 후후 입김 불며 후루룩후루룩 먹으면 된다. 소리 내어 먹을수록 더 맛있 다. 배불뚝이 과자 봉지 - 권오삼 과자 봉지 중에서 제일 얄미운 봉지는 배불뚝이 과자 봉지 뜯어 보면 에계계 과자는 요만큼 배만 불룩 공부벌레 -권오삼 곤충도감에는 없어도 국어사전에는 있는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벌레 용감한 어린이 - 권오삼 엄마가 나보고 공부만 하라고 한다면 나도 오늘부터 내가 좋아하는 쇠고기, 돼지고기만 먹을 거야 햄만 먹을 거야 닭볶음만 먹을 거야 돈까스만 먹을 거야 김치는 안 먹을 거야 시금치도 안 먹을 거야 가지도 안 먹을 거야 고사리도 안 먹을 거.. 2022. 5. 22.
[인생시] 도종환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도종환 우리는 누군가 나를 정말로 포근히 안아주길 바랍니다. 편안하게, 진심으로 따뜻하게 사랑해 주길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안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 바랍니다. 여자만 그렇게 바라는 게 아닙니다. 남자도 그렇습니다. 젊은 남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어린이도 누군가 자기를 안아주고 인정해 주길 바라고, 늙고 쇠잔해져 가는 사람들도 안아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길 바랍니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다 사랑받기를 갈구합니다. 우린 너무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먼저 안아줘 보세요. 나무든 사람이든 먼저 안아주면 그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입니다. 2022. 5. 22.
[길에 대한 시] 도종환 ‘처음 가는 길’ 외 4편 길에 대한 시 모음 처음 가는 길 -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 2022. 5. 21.
[이별시] 정호승 ‘이별노래’ 외 4편 이별의 시 모음 이별노래 -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 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떠난 자리 - 나태주 나 떠난 자리 너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만 같아 나 쉽게 떠나지 못한다, 여기 너 떠난 자리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 생각하여 너도 울먹이고 있는 거냐? 거기. 떠나야 할 때를 - 나태주 떠나야 할 때는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잊어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나를 안다.. 2022. 5. 19.
[사랑시 모음] ‘사랑의 물리학’ 외 5편 사랑에 관한 시모음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그냥 좋은 것 - 원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세상에 나와.. 2022. 5. 14.
나태주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시 나태주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시 아버지 - 나태주 왠지 네모지고 딱딱한 이름입니다 조금씩 멀어지면서 둥글어지고 부드러워지는 이름입니다 끝내 세상을 놓은 다음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이름이기도 하구요 아버지, 이런 때 당신이었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마음속으로 당신 음성을 기다립니다. 아버지 1 - 나태주 ​ 햇빛이 너무 좋아요, 아버지 어제까지 보니 못하던 꽃들이 피었구요, 아버지 오늘 아침엔 우리 집 향나무 울타리에 이름 모를 새들이 한참동안 울다가 갔어요 환한 대낮에는 견딜 만하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못 견디겠는 마음이에요 아침 밥상 앞에 보이지 않은 아버지를 문득 찾고요 어두워지는 대문간에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 들어요 지금은 눈물도 그쳤구요, 아버지 그냥 보고 싶기만 할 뿐이에요. 2022. 5. 9.
[짧고 좋은 시] 정지용 ‘호수’ 외 7편 긴 여운을 주는 짧고 좋은 시 호수1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 정지용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천성 - 정세훈 하늘은 작은 구름 큰 구름 다 껴안고 사네. 땅 - 서윤덕 모든 것을 품고도 모든 것 아래 있는 가장 겸손한 그대 나의 노래 - 정채봉 나는 나를 위해 미소를 띤다 나는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 나는 나를 위해 꽃향기를 들인다 나는 나를 위해 그를 용서한다 나는 나를 위해 좋은 생각만을 하려 한다 작은 불꽃 - 이철수 세상에.. 2022. 5. 7.
[짧고 좋은 시] 나태주 감성시 모음 [짧고 좋은 시] 나태주 감성시 모음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 2월 16일 기웃대는 햇살 두어 가닥 쿨룩쿨룩 바람도 기침이 잦다 풍경 이 그림에서 당신을 빼낸다면 그것이 내 최악의 인생입니다. 봄밤 그래 네 생각만 할게 여행 떠나온 곳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좋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감사 이만큼이라도 남겨주셨으니 얼마나 좋은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더 좋은가! 시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묘비명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나태주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시 나태주 시인의.. 2022. 5. 6.
[5월시] 이해인 '5월의 장미' 외 5편 아름다운 5월의 시 모음 5월 - 김용택 연보라색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5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5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5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오월의 아침 - 김수용 싱그런.. 2022. 4. 30.
[꽃시 모음] 이정하 ‘꽃이 피기까지' 외 꽃에 관한 시 모음 꽃이 피기까지 -이정하 사랑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장애물을 가지고 온다 행복도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훼방꾼들을 거느리고 온다 꽃이 그냥 피는 줄 아는가 한 잎 꽃송이를 피워 내기 위해선 온몸으로 뜨거운 볕을 받아 낸 저 잎새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을 꽃샘추위를 무사히 겪어 내고서야 따스한 봄볕 또한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랑은 그냥 오지 않는다 행복도 그냥 오지 않는다 저 무수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저 무수한 훼방꾼들을 몰아내어야 비로소 우리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 꽃필 날 -나태주 내게도 꽃필 날 있을까? 그렇게 묻지 마라 언제든 꽃은 핀다 문제는 가슴의 뜨거움이고 그리움, 기다림이다.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 2022. 4. 27.
[꽃시 모음] 이채 ‘꽃 피는 창가에서’ 외 꽃에 관한 시 모음 꽃 피는 창가에서 - 이채 한철 피고 지는 꽃이라도 한평생 살다가는 나의 스승이어라 그리고 보면 나는 너무 오래 사는 것 같아 꽃 한 송이 필 때마다 하늘 한 번 열리고 닫힌다는 걸 꽃 한 송이 질 때마다 아득한 별 하나 사라져간다는 걸 나는 모르지 너무 오래 살아도 나는 모르지 꽃 ​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들은 .. 2022. 4. 26.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장미 가을엔 코스모스 철 따라 꽃잎을 붙여 내게 보내 온 네 편지를 읽으면 네 고운 마음과 함깨 글씨도 꽃으로 피어났지 네 얼굴 네 목소리 꽃 위에서 흔들리고 네가 보고 싶은 나는 마른 꽃잎 향기에 가만히 입맞추고 끝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천천히 읽는 네 편지는 꽃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꽃편지 꽃멀미 ​- 이해인 수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 2022. 4. 25.
[꽃시] 정호승 시인의 꽃에 관한 시모음 정호승 시인의 꽃에 관한 시 모음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꽃과 나 -정호승 꽃이 나를 바라봅니다. 나도 꽃을 바라봅니다. 꽃이 나를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나도 꽃을 보고 웃음을 띄웁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눈부십니다. 꽃은 아마 내가 꽃인 줄 아나 봅니다. 수련 -정호승 ​ 물은 꽃의 눈물.. 2022.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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