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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에 대한 시 모음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착한 후회
- 정용철
조금 더 멀리까지 바래다줄 걸
조금 더 참고 기다려줄 걸
그 밥값은 내가 냈어야 했는데
그 정도는 내가 도와줄 수 있었는데
그날 그곳에 갔어야 했는데
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 짐을 내가 들어줄 걸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이 이야기를 들어줄 걸
선물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할 걸
큰 후회는 포기하고 잊어버리지만
작은 후회는
늘 계속되고 늘 아픕니다.
후회
- 이해인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모든 것을 정리해야지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미움도 남겨두지 말아야지
찾아오는 이들에겐 항상 처음인 듯
지극한 사랑으로 대해야지
잠은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
늘 결심만 하다 끝나는 게 벌써 몇 년째인지
또 하루가 가고
한숨 쉬는 어리석음
후회하고도 거듭나지 못하는
나의 미련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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