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기차와 기차여행에 관한 시 모음

by 늘해나 2022. 8. 18.
728x90
반응형

 

기차와 기차여행에 관한 시

 

섬네일 이미지

 

기차

 

- 심훈

 

깊은 밤, 캄캄한 하늘에

길게우는 저 기적소리

 

어디로서 오는 차인지

그는 몰라도

 

만나서 웃거나, 보내고 울거나

나는 몰라도

 

간신히 얻은 고운 임의 꿈을

행여 깨우지나 말아라

 

 

관광열차가 들판을 지나는 모습

 

 

기차 여행

 

- 이정자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

아무런 걸림 없이 떠날 수 있다면야

얼마나 자유로울까

 

생각만도 가슴 설레. 차창에 기대 앉아

스쳐가는 풍경 보며 먼 산도 바라보고

사색에 잠겨봄도 일탈의 자유론 시간

행복감에 젖는다.

 

만약에 비가 와도 그 멋 또한 아름다워

차창을 흘러내린 빗물에 어른대는

창밖의 자연 전경은 꿈결 속 풍경 같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모습

 

 

 

기차역사 주변엔 왜 코스모스가 많은가?

 

- 오정방

 

유달리 기차역사 주변에

코스모스가 많은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하니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더라고.

 

떠나가는 사람 환송해 주려고

찾아오는 사람 환영해 주려고

지나치는 사람 인사해 주려고

바라보는 사람 사랑해 주려고

형형색색 제각기 피어나서

마냥 몸을 흔들고 있었던 게야.

 

 

기차가 커브길을 도는 모습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 기차에 관한 명상

 

- 정현종

 

기차는 떠나서

기차는 달린다.

움직이는 건 가볍고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달리는 기차 바퀴 소리의

그 꿈결이

이 기나긴 쇳덩어리를 가볍게

띄운다 ― 꿈결 부상(浮上) 열차.

교행(交行) 때문에 서 있으면

근심도 서서 고이고

꿈꾸는 간이역도 보이지 않는다.

기차는 움직인다.

움직이는 건 가볍고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기찻길, 철로 모습

 

 

철길

 

- 용혜원

 

친구야, 생각해보게나.

철길 말일세.

두 개의 선이 나란히 가고 있지

가끔씩 받침대를 두고 말일세.

다정한 연인들 같다고나 할까?

수많은 돌들은

그들이 남긴 이야기고 말일세.

 

그 철길 위로 열심히 달리는

기차를 생각해 보게나

두 선로는 만날 수 없네.

그러나 가는 길은 똑같지.

어느 쪽도 기울어져서는 안되지.

거리 간격이 언제나 똑같지 않았나.

언제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을 보게나.

 

친구야!

우리의 우정은 철로일세.

물론 자네가 열차가 되고 싶다면

할 수 없네.

 

그러나 열차는 한 번 지나가지만

철길은 언제나 남는 것이 아닌가?

열차가 떠나면 언제나 아쉬움만 남지.

 

친구야, 우리의 길을 가세.

철길이 놓이는 곳에는

길이 열리지 않나.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