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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세월에 관한 시모음] 조병화 ‘세월은’ 외

by 늘해나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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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관한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세월은

 

- 조병화

 

세월은 떠나가면서

기쁨보다는 슬픔을

더 많이 남기고 갑니다

 

봄 여름이 지나가면서

가을을 남기고 가듯이

 

가을이 지나가면서

겨울을 남기고 가듯이

 

만남이 지나가면서

이별을 남기고 가듯이

 

사랑이 지나가면서

그리움을 남기고 가듯이

 

아, 세월 지나가면서

내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남기고 갑니다.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

 

 

세월

 

- 오보영

 

나만

흐르는 게 아니라오

 

나만

덧없는 게 아니라오

 

그대도

동반하는 거라오

 

그대도

변해가는 거라오

 

숲도 나무도

달라지듯이

 

산새도 바람결도

오고가듯이

 

모두가 다 같이

흘러가는 거라오

 

 

 

낙엽 구르는 도로 위에 자동차가 있는 모습

 

 

세월이 가는 줄만 알았는데

 

- 김수용

 

세월이 가는 줄만

알았는데

추억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아스라이 사라져 간

싸한 기억 속에

가시로 남아 있는

그 사람

 

여름이 떠나고

또다시

가을의 문턱에 서니

 

흰머리 휘날리는

주름진 눈가에

시린 눈물

살포시 머물다 사라진 후

 

떨어지는 꽃잎에 투영되는

그리운 사람

 

 

 

망초 꽃 피어있는 모습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시 내용 일부가 들어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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