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세월'에 관한 시 모음
세월은
- 조병화
세월은 떠나가면서
기쁨보다는 슬픔을
더 많이 남기고 갑니다
봄 여름이 지나가면서
가을을 남기고 가듯이
가을이 지나가면서
겨울을 남기고 가듯이
만남이 지나가면서
이별을 남기고 가듯이
사랑이 지나가면서
그리움을 남기고 가듯이
아, 세월 지나가면서
내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남기고 갑니다.
세월
- 오보영
나만
흐르는 게 아니라오
나만
덧없는 게 아니라오
그대도
동반하는 거라오
그대도
변해가는 거라오
숲도 나무도
달라지듯이
산새도 바람결도
오고가듯이
모두가 다 같이
흘러가는 거라오
세월이 가는 줄만 알았는데
- 김수용
세월이 가는 줄만
알았는데
추억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아스라이 사라져 간
싸한 기억 속에
가시로 남아 있는
그 사람
여름이 떠나고
또다시
가을의 문턱에 서니
흰머리 휘날리는
주름진 눈가에
시린 눈물
살포시 머물다 사라진 후
떨어지는 꽃잎에 투영되는
그리운 사람
세월
- 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728x90
반응형
'마음챙김의 글 > 시 한편의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0) | 2022.08.31 |
---|---|
커피시인 윤보영의 '9월 시' 모음 (0) | 2022.08.31 |
기차와 기차여행에 관한 시 모음 (0) | 2022.08.18 |
[후회 시]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외 (0) | 2022.08.11 |
[그리움 시]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0) | 2022.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