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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후회 시]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외

by 늘해나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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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에 대한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튤립 꽃봉오리 모습

 

 

착한 후회

 

- 정용철

 

 

조금 더 멀리까지 바래다줄 걸

조금 더 참고 기다려줄 걸

 

그 밥값은 내가 냈어야 했는데

그 정도는 내가 도와줄 수 있었는데

 

그날 그곳에 갔어야 했는데

더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 짐을 내가 들어줄 걸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이 이야기를 들어줄 걸

 

선물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할 걸

큰 후회는 포기하고 잊어버리지만

 

작은 후회는

늘 계속되고 늘 아픕니다.

 

 

손잡고 걸어가고 았는 연인 모습

 

 

후회

 

- 이해인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모든 것을 정리해야지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미움도 남겨두지 말아야지

 

찾아오는 이들에겐 항상 처음인 듯

지극한 사랑으로 대해야지

 

잠은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

늘 결심만 하다 끝나는 게 벌써 몇 년째인지

 

또 하루가 가고

한숨 쉬는 어리석음

 

후회하고도 거듭나지 못하는

나의 미련함이여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루 해가 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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