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54 [짧고 좋은 시] 나태주 '풀꽃' 1·2·3 풀꽃 1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 나태주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 나태주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 출처 : 나태주 시집 에서 별 볼일 없는 길목에 피어난 풀꽃이라 할지라도 오래 들여다보면 예쁘고 사랑스러워집니다. 특별할 것 없고, 잘난 것 없는 나도 오래 들여다보면 예쁘고 사랑스러워집니다. [짧고 좋은 시] 나태주 감성시 모음 [짧고 좋은 시] 나태주 감성시 모음 오늘 지금 여기 행복이 있고 어제 거기 추억이 있고 멀리 저기에 그리움 있다 알아서 살자. 2월 16일 기웃대는 햇살 두어 가닥 쿨룩쿨룩 바람도 기침이 잦다 풍 book.. 2022. 2. 27. [봄시] 안도현 ‘봄날, 사랑의 기도’ 봄날, 사랑의 기도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 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2022. 2. 26. [커피 시모음] 이해인 ‘어느 날의 커피’외 3편 커피에 관한 시모음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아무리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식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커피가 좋은 이유 - 윤보영 추운 곳에서 떨다가 들어와 잔을 잡으면 미소로 마음까지 데워주는데 안 좋을 수 있겠니? 향기로 코를 톡톡 건드리고 입속에 기분 좋은 여운으로 머무는데 어떻게 안 좋을 수 있니. 마실 때마다 네 생각 꺼.. 2022. 2. 18. [좋은시] 하늘에 대한 시 모음 하늘에 대한 시 모음 나의 하늘은 - 이해인 수녀 그 푸른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하늘을 봐 - 조미하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어 자동차를 갓길에 세워 놓고 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고 늦은 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별들이 박힌 검은빛 하늘을 보기도 해 그러면 복잡하고 엉켰던 생각이 정리되고 편안해져 바다를 보러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그래서 고개만 들면 언제나 있는 하늘을 봐 힘이 들 땐 더 지금 하늘을 보세요 - 오광수 당신이 힘들고 어려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파란 하늘에서 뿌려주는 파란 희망들이 당신의 가.. 2022. 2. 15. [인생시] 나태주 ‘아끼지 마세요’ 아끼지 마세요 - 나태주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지나면 헌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눌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 2022. 2. 13. [인생시] 조미하 ‘이런 나날이었으면’ 외 조미하 시인의 인생시 두 편 이런 나날이었으면 - 조미하 햇살 가득한 아침에 부스스 눈을 떠 창문을 열면 강가에 물안개 피어오르고 향기 있는 차 한 잔 티 테이블에 올려놓고 고운 노래 부르는 새소리에 행복한 미소지었으면 찬바람에 감기 든다며 겉옷 하나 챙겨 와 어깨를 감싸는 따듯한 마음이 담긴 손을 잡으며 이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하고 눈물겨운지 마주 보는 눈빛만으로 전할 수 있었으면 작은 텃밭에 심어 놓은 고추며 상추를 따와서 왁자지껄 웃으며 찾아올 좋은 사람들의 소박한 밥상을 준비할 수 있었으면 어둠이 내리는 고요한 밤이 되면 동화처럼 예쁜 작은 마을을 산책하며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눌 수 있었으면 늘 동동거리며 사는 삶을 조금씩 내려놓고 자연의 순리대로 욕심 없이 해맑게 살았으면 이런 하루 -.. 2022. 2. 12. [힘을 주는 시] 희망에 대한 시 모음 [힘을 주는 시] 희망에 대한 시 모음 인생의 희망은 -베르네르 언제나 인생은 평화와 행복으로만살아갈 수는 없다. 괴로움이 필요하다.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고,투쟁이 필요하다. 괴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슬퍼하지도 말라.참고 견디어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의 희망은 늘 괴로운 언덕길너머에 기다리고 있다. 희망 - 나태주 날이 개면 시장에 가리라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힘들여 페달을 비비며될수록 소로길을 찾아서개울길을 따라서흐드러진 코스모스 꽃들새로 피어나는 과꽃들 보며 가야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할 것이다기분이 좋아지면 휘파람이라도 불 것이다 어느 집 담장 위엔가넝쿨콩도 올라와 열렸네석류도 바깥세상이 궁금한지고개 내밀고 얼굴 붉혔네 시장에 가서는아내가 부탁한.. 2022. 2. 11. [별에 관한 시] 박노해 ‘별은 너에게로’외 2편 별에 관한 시 모음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밤하늘 - 정호승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별들이 하나씩 있지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그 별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야 밤하늘에 저렇게 별들이 빛나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별들이 빛나기 때문이지 별 하나 -도종환 흐린 차창 밖으로 별하나가 따라온다. 참 오래 되었다. 저 별이 내 주위를 맴돈 지 돌아보면 문득 저 별.. 2022. 2. 10. [좋은시] 만남에 대한 시모음 ‘만남’에 대한 시모음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닿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눈물의 만남 - 이해인 수녀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마음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초대하고 맘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지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 2022. 2. 6. [나태주 시인의 인생시] 삶에 대한 시 모음 나태주 시인의 ‘삶’에 대한 시 모음 인생 - 나태주 화창한 날씨만 믿고 가벼운 옷차림과 신발로 길을 나섰지요. 향기로운 바람 지저귀는 새소리 따라 오솔길을 걸었지요 멀리 갔다가 돌아오는 길 막판에 그만 소낙비를 만났지 뭡니까 하지만 나는 소낙비를 나무라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날씨 탓을 하며 날씨한테 속았노라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좋았노라 그마저도 아름다운 하루였노라 말하고 싶어요 소낙비 함께 옷과 신발에 묻어온 숲속의 바람과 새소리 그것도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었으니까요 삶 - 나태주 해가 떴구나 출근해야지 해가 지는구나 어, 퇴근해야지 집에 돌아와 티브이 보다가 졸립구나 그래 자야지 이렇게 살아도 우리네 하루하루는 거룩하고도 아름답고 가득하고 성스러운 것입니다. 오타 - 나태주 컴퓨터.. 2022. 2. 5. 봄의 시작 ‘입춘’에 관한 시 모음 봄 시작! 입춘에 관한 시 모음 오늘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입니다. 음력으로 정월의 절기이고, 양력으로 2월 4일 경이며. 봄이 옴을 알리는 절기죠. 입춘에는 종이에 입춘을 송축하는 글을 써서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풍습이 있습니다. 보통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적어 붙입니다. 이는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새해에는 기쁜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입니다. 입춘 -최경신 아직 밖은 매운 바람 불고 희끗희끗 눈발도 뿌리는데 곤한 새벽잠 깨우며 들려온 소식 뒷산 까치마을은 헌 집 리모델링으로 부산하다고. 입춘 - 오정방 아직도 겨울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산마루에도 계곡에도 들판에도 그 잔해가 늑장을 부리고 있다 겨울 속의 봄인가 봄 속의 겨울인가 간.. 2022. 2. 4. [2월 시모음] ‘2월에 꿈꾸는 사랑’ 외 2월의 시 모음 2월 - 목필균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사랑한다, 2월! - 윤보영 2월 너는 12개월 중에 가장 짧고 1월과 3월에 묻히기도 하지만 내 1년을 만들어 줄 중요한 달! 너에게 손을 내민다 네가 겨울을 깨워 3월을 불러오듯 나에게도 잠재력을 깨울 힘을 달라고. 2월 너의 마지막 날 멋지게 한 달을 보낸 나에게 손뼉 쳐주고 웃으면서 3월로 들어서고 싶다. 사랑한다, 2월! 꽃을 피우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3월 어딘가를 걷고 있을 때 힘주어 손잡아 준 널 기억하겠다. 사랑한다, 2월! 열정적인.. 2022. 2. 2. [설날 시]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외 새해 설날에 대한 시 모음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 이채 새해 아침 우리는 사랑 아닌 것 기쁨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찬물로 세수하고 가지런히 앉은 아침이여! 솟아오르는 희망으로 천길바다 속 햇살을 길어 올리네 풀 먹인 마음으로 다림질한 생각으로 때때옷 입고 세배하는 아침이여! 말씀마다 뜻 있고 삶의 양식 되니라 한 알의 씨앗으로 한 해의 꿈을 심는 아침이여! 믿음의 뿌리마다 곧고 반듯한 기도가 되니라 새해 아침 우리는 소망 아닌 것 행복 아닌 것 어디에도 없을라 설날 떡국 - 정연복 설날 아침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며 덩달아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나무로 치자면 나이테 한 줄이 더 그어지는 셈이다. 그래, 올해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자 하루하루 전혀 조급함 없이 살면서도 철 따라 꽃을 .. 2022. 2. 1. 이해인 수녀님 새해시 ‘새해 아침에' 새해 아침에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 2022. 1. 31. 말의 힘에 대한 시모음 ‘나를 키우는 말(이해인)’ 긍정적 ‘말의 힘’에 대한 시 모음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수녀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말의 힘 - 유지나 “힘들다” “힘들다” 말하면 더 힘들어집니다 “안된다” “안된다” 말하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어렵다” “어렵다” 말하면 더 어려워집니다 “죽겠다” “죽겠다” 말하면 고통스런 일만 생겨납니다 “잘된다” “잘된다” 말하면 안 될 일도 잘 되어줍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말하면 행복한 일이 찾아옵니다 혼잣말을 하지만 .. 2022. 1. 27. [힐링시] 그래도 힘들면 쉬엄쉬엄 가보자 그래도 힘들면 쉬엄쉬엄 가보자 고달프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니. 날마다 웃으며 행복하게 사는 삶이 어디 있겠니. 웃었다 울었다 행복할 때도 있고 불행이라 생각할 때도 있는 거지. 바다가 늘 잔잔한 것만 아니잖아. 파도가 일렁일 때도 있고 태풍이 몰아칠 때도 있어. 그 모든 것들을 기쁜 맘으로 받으면 매사 견딜만한 거고 자그마한 아픔이라도 크다 생각하면 감당하기 벅찬 거지. 사람 살아가는 길에 만남도 있고 헤어짐도 있고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도 있는 거야. 살아가다 보면 일이 술술 풀릴 때도 있고 엉킬 때도 있는 거야. 그래도 힘들면 쉬엄쉬엄 가보자고.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흐르잖아 오늘이 아니면 내일도 있는 거라고 - 차문환 중에서 2022. 1. 25. 이해인 수녀의 위로 시 ‘해질녘의 단상’ 해질녘의 단상 - 이해인 1 어려서부터 나는 늘 해질녘이 좋았다 분꽃과 달맞이꽃이 오므렸던 꿈들을 바람 속에 펼쳐내는 쓸쓸하고도 황홀한 저녁 나의 꿈도 바람에 흔들리며 꽃 피기를 기다렸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눈물이 핑 도는 이별의 슬픔을 아이는 처음으로 배웠다 2 헤어질 때면 "잘 있어, 응" 하던 그대의 말을 오늘은 둥근 해가 떠나며 내게 전하네 새들도 쉬러 가고 사람들은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겸허한 시간 욕심을 버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면 문득 아름다운 오늘의 삶 눈물 나도록 힘든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견디고 싶은 마음이 고마움이 앞서네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래야 내일의 밝은 해를 밝게 볼 수 있다고 지는 해는 넌즈시 일러주며 작별 인사를 하네 3 비바람을 견뎌내고 튼튼히 선 한 .. 2022. 1. 24. 인생시, 힘이 되는 시 '그래도 해라' 그래도 해라 - 김옥림 그래도 해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은 슬피 울어도 내일은 기쁨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오늘은 분노로 가득 차나 내일은 소리내어 크게 웃을지도 모른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허무해도 내일은 희망이 푸른 날개를 퍼득이며 찾아올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오늘은 내 주머니가 비록 초라하지만 내일은 가득 찰지도 모른다. 오늘은 날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내일은 날 찾아주는 사람들로 차고 넘칠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비방을 해도 자신의 일이 옳다면 결코 주눅들거나 멈추지 마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당신에게 주어진 영광에 대해 시샘하거나 따돌릴지라도 당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더욱더 자신에게 최선을.. 2022. 1. 23. 안도현 시모음 ‘너에게 묻는다’ 외 3편 안도현 시인의 시모음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 2022. 1. 22. [재밌는 동시] 안도현 시인 '국수가 라면에게' 외 안도현 시인의 재밌는 동시 모음 국수가 라면에게 - 안도현 너, 언제 미용실 가서 파마했니? 배꼽시계 - 안도현 (배) 배가 고프니? (꼬) 꼬르륵꼬르륵 (ㅂ) 밥 먹어야 할 (시) 시간이라고? (계) 계산 하나는 잘하네 없네 - 안도현 붕어빵엔 붕어 없고 새우깡엔 새우 없고 빈대떡엔 빈대 없고 개떡엔 개가 없고 곰탕엔 곰이 없고 칼국수엔 칼이 없고 쥐포구이엔 쥐가 없네 빗줄기로 국수 만드는 법 - 안도현 좍좍 퍼붓는 굵은 장대비로는 칼국수를 만들자 가랑가랑 내리는 가랑비로는 소면을 만들자 오고 또 오는 질긴 장맛비로는 쫄면을 만들자 농촌 아이의 달력 - 안도현 1월은 유리창에 낀 성에 긁는 달 2월은 저수지 얼음장 위에 돌 던지는 달 3월은 학교 담장 밑에서 햇볕 쬐는 달 4월은 앞산 진달래꽃 따 먹는.. 2022. 1. 16.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