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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대한 시모음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닿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눈물의 만남
- 이해인 수녀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마음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초대하고
맘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지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정겹게 길들일수록
나의 행복도
조금씩 웃음소리를 냈지
만남
- 송정숙
침묵이 필요치않은
벗들의 만남
오랜 세월 만나
반백이 되어도 좋은 사이
풀꽃처럼 재잘임
시간은 상관없다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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