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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좋은시] 만남에 대한 시모음

by 늘해나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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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대한 시모음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닿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눈물의 만남

 

- 이해인 수녀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마음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초대하고

맘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지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정겹게 길들일수록

 

나의 행복도

조금씩 웃음소리를 냈지

 

 

 

 

만남

 

- 송정숙

 

 

침묵이 필요치않은

벗들의 만남

 

오랜 세월 만나

반백이 되어도 좋은 사이

 

풀꽃처럼 재잘임

시간은 상관없다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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