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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255

[박노해 시인] 겨울사랑, 길이 끝나면, 다시 겨울 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 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길이 끝나면 - 박노해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 봄이 걸어 나온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 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 2021. 11. 22.
마음챙김의 시 <중요한 것은> 삶을 사랑하는 것...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다시 사랑할 거야. - 『마음챙김의 시』.. 2021. 11. 21.
[행복시] 이해인 수녀 '행복의 얼굴' 외 3편 이해인 수녀님의 행복 시 모음 가까운 행복 - 이해인 산 너머 산 바다 건너 바다 마음 뒤의 마음 그리고 가장 완전한 꿈속의 어떤 사람 상상 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 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내 마음 바로 앞의 그 사람 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행복도 새로워 - 이해인 날마다 순간마다 숨을 쉬고 살면서도 ​ 숨 쉬는 고마움을 잊고 살았네 내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 또한 ​ 당연히 마시는 공기처럼 늘 잊고 살았네 잊지 말자 잊지 말자 다짐을 하면서 다시 숨을 쉬고 다시 사랑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것 ​ 새롭게 사랑하니 행복 또한 새롭네 조그만 행복 - 이해인 ​ 바닷가에 가면 조개껍질 솔숲에 가면 솔방울 동심을 잃지 않고 싶은.. 2021. 11. 17.
[가을시] 11월의 시 모음 가을 시, 11월의 시 모음 11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나태주 시인 ​ 11월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 이외수 시인 11월의 나무처럼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 2021. 10. 31.
[힐링시] 조미하 '내 인생의 행운의 열쇠' 내 인생의 행운의 열쇠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과 긍정으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생활하는 사람 당신 같으면 어느 쪽과 차를 마시고 대화하고 만나고 싶겠는가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비전이 보이는 사람은 어디를 가나 환영받고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이다. 맘처럼 안 된다고 기분이 가라앉았다고 절망이 가득한 표정으로 지내지 말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단정 지으며 포기하지 말자. 자기 최면을 걸어보자. 나는 무엇이든 해낼 것이다. 나는 원하는 걸 이루고야 말 것이다. 나는 언제나 행운의 주인공이다. 세상은 내 편이라고 말이 씨가 된다는 소리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인생 행운의 열쇠는 바로 내가 하는 말이 바탕이다. 이 행운의 열쇠가 당신의 꽉 막힌 답답함을 해.. 2021. 10. 25.
[인생시] 열쇠를 잃어버리다 열쇠를 잃어버리다 열쇠를 잃어버린 뒤에야 문도 벽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지금 겨울비 뿌리고 차가운 바람 부는 저녁녘 그러나 추위 때문이 아니었다 잠자리 때문도 아니었다 냉장고에 넣어 둔 맛진 음식 때문도 장롱 깊숙이 숨겨둔 패물 때문도 아니었다 동료들과의 잦을 말다툼도 아내와의 냉전도 무너뜨려야 할 벽이었다 열쇠가 필요했다 ​ 열쇠 수리공을 부르기로 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열쇠를 가지고 있을까 그는 또 얼마나 많은 벽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열쇠 수리공은 너무 쉽게 문을 열었다 벽은 나의 밥이지요 세상 어디에도 벽이 있고 모든 벽이 더욱 튼튼해질수록 나의 희망도 커져만 가죠 ​ 벽이 밥이라니, 희망이라니? 마음이 곧 열쇠구나! 하루하루 희망을 객사시키며 암흑 같은 방 안으로만 잦아들던 나는 새로 만든 열.. 2021. 10. 19.
희망을 주는 시, 힘을 주는 시 모음 희망 시, 힘을 주는 시 모음 희망 저어두운바닥깊이 가라앉을때마다 끊임없이나를 밀어올리는 내영혼의 부력 - 송정란 시인 희망에 기대봐 내 뜻대로 펼쳐지지 않는다고 희망에게서 등 돌리지 마 만져지지 않지만 살아 있고 들리지 않지만 일하고 있는 희망의 손길은 먼 듯 가까이 있어 씨앗 터지고 뿌리 나오는 소리 귀에 들리지 않아도 때 되면 꽃은 피어나 깜깜한 땅 밑에 있다고 느낄 때 씨앗처럼 너도 희망에 기대봐 너의 때가 꽃 피울 때까지 희망에 기대봐 - 남정림 시인 희망은 깨어 있네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 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 2021. 10. 17.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이외수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 이외수 서늘한 기운이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마주 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 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에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어 보련다 ▷ 영상으로도 시를 감상해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y0ppTb5ibks 2021. 10. 15.
인생에 관한 시 삶에 관한 시 모음 인생 시, 삶에 관한 시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 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 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 고요함 속에 진정으로 존재하는 바로 그 순간에 온다. 비록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순간 해답을 얻게 된다. 지나치게 깊은 생각에서 벗어나라. 그러면 모든 것이 변하리라. 자신을 남과 비교하거나 더 많은 것을 이루려 애쓰지 마라. 모든 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라. 그들을 변화시킬 필요가 없다. 당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그들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불충분한 자신의 존재가 완벽해지기를 꿈꾸지 마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려 할 뿐이다. 불행해지는 .. 2021. 10. 14.
[인생시] 그렇게 사는 것이다, 이근대 시인 그렇게 사는 것이다 귀에 들린다고 생각에 담지 말고 눈에 보인다고 마음에 담지 마라 담아서 상처가 되는 것은 흘려버리고 담아서 더러워지는 것은 쳐다보지 마라 좋은 것만 마음에 가져올 수 없지만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은 지워버려라 귀에 거슬린다고 귀를 막아버리지 말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눈을 감지 마라 귀를 열어 놓아야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눈을 뜨고 있어야 예쁜 것들을 마음에 가져올 수 있으리라 세상에는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더 많기에 웃으면서 사는 것이다. - 이근대 시인 2021. 10. 3.
[가을시] 10월의 시모음 10월의 기도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좋은말과 행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람 냄새가 나는 향기를 지니게 하소서 타인에게 마음의 짐이 되는 말로상처를 주지 않게 하소서상처를 받았다기보다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먼저 생각하게 하소서​늘 변함없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살아가며 고통이 따르지만변함없는 마음으로 한결 같은 사람으로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마음에 욕심을 품으며 살게 하지 마시고비워두는 마음 문을 활짝 열게 하시고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게 하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 2021. 10. 1.
이해인 수녀 ‘감사의 행복’ 감사의 행복 ​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 그리고 내 한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 "감사합니다"는 말이 되도록 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다 ​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 감사하면 행복하리라 감사하면 따뜻하리라 감사하면 웃게 되리라 ​ 감사가 힘들 적에도 주문을 외우듯이 시를 읊듯이 항상 이렇게 노래해 봅니다 ​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 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 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 산의 깊음을 통해 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 이해인 수녀 2021. 9. 26.
가을 단풍시 모음 '단풍 드는 날' 외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제 몸의 전부였던 것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나무 아래서 - 이해인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 찬 말들이잘 표현되지 않아안타까울 때도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저절로 기도가 되는단풍나무 아래서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 별을 닮은 단풍잎들의황홀한 웃음에 취해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   단풍잎에게 - 정연복  며칠 전까지도허공.. 2021. 9. 20.
[추석 시] 한가위에 관한 시모음 추석 하늘엔 보름달 떠도 가슴엔 쪽박 뜨는 사람 왜 없겠습니까 밤송이 툭툭 터지고 가을에 쫓긴 감 처녀 가슴처럼 부풀어 올라도 푹푹 꺼져가는 사람 왜 없겠습니다 그래도 송편 빚듯 꼭꼭 눌러 여민 곱게 빚은 마음으로 보름달 맞아야지요 한가위 잘 지내야지요. - 유한나 시인 달빛 기도 - 한가위에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 이해인·수녀 추석 가을이 깊어 갈 무렵 해마다 추석은 돌아온다 가을이 깊.. 2021. 9. 17.
[힘을 주는 시] 나를 칭찬하고 싶은 날 나를 칭찬하고 싶은 날 오늘은 나를 칭찬하고 싶은 날이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버겁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놓아두면 바람에 휩쓸려 나를 잃어버릴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 두면 시련의 능선에 주저앉아 울어버릴 것 같아서 잘하고 있다고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마음을 토닥거려주고 싶은 날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홍역을 앓듯 이별을 겪고 누구나 한 번은 절망의 늪에 빠져 눈물 흘릴 때가 있다. 오늘은 내게 그런 날이다. 그냥 놓아두면 어둠 속에 나를 놓아버릴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두면 허공을 떠다니는 풍선처럼 정처 없이 떠돌 것 같아서 잘 살았다고 정말 잘 살고 있다고 나를 칭찬하고 싶은 날이다. - 이근대 시인, 중에서 2021. 9. 6.
정연복 시인 가을시 모음 '초가을' 외 정연복 시인의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초가을 흰 구름 흘러가는 파란 하늘만 바라보아도 가슴이 확 넓어지고 삶의 근심걱정 사라진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코스모스 춤추는 들길을 걸으면 발걸음 깃털같이 가볍고 사랑하는 사람이 문득 그립다. 초가을의 기도 아침저녁으로 부는 산들바람이 시원합니다 한낮에는 여전히 따뜻해서 참 좋습니다. 여름과 가을을 잇는 징검다리 초가을은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삶의 기쁨과 슬픔 한데 엮어 나의 생도 계절같이 천천히 깊어가게 하소서. 코스모스 코스모스처럼 명랑하게 코스모스처럼 단순하게 코스모스처럼 다정다감하게 코스모스처럼 단아하게 코스모스처럼 가볍게 세월의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코스모스처럼 꺾일 듯 꺾이지 않으며! 낙엽을 보며 변함없는 사랑으로 너와 나 한세월 다정한 동행.. 2021. 9. 1.
가을 관련 시 모음 '가을 햇살' 외 4편 가을 관련 시 모음   가을 햇살          -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걷자 합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낮은 곳으로자꾸 내려앉습니다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 2021. 9. 1.
[가을시] 9월의 시모음 9월 여름 끝물의 더위와 가을의 신선함 미지근한 온기와 서늘한 냉기가 함께 있어 산에 들에 오곡백과 무르익는 달. 어느새 종반으로 치닫는 올해의 지난날 뒤돌아보며 생활의 결의 새롭게 다지는 달. - 정연복 시인 9월의 기도 시원한 바람이 분다고 너무 들뜨지 않게 하소서 마치 우리들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혹독한 무더위가 있었기에 신선한 가을도 있음을 알게 하소서. 참된 기쁨은 슬픔 너머 찾아온다는 것 고통과 인내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서야 삶은 성숙되고 열매 맺힘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 정연복 시인 9월의 기도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 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 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2021. 8. 31.
박노해 시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 박노해 시집 중에서 2021. 8. 30.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사는 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 나태주 시집 에서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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