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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박노해 시인] 겨울사랑, 길이 끝나면, 다시

by 늘해나 202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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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꽃 이미지

 

 

겨울 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 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 이미지

 

 

길이 끝나면

 

           - 박노해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 봄이 걸어 나온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 큰 내가 일어선다

 

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이다

정직한 절망이 희망의 시작이다

 

 

자전거 타고 길을 가는 모습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평화로운 풍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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