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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가을시] 11월의 시 모음

by 늘해나 202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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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11월의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11월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나태주 시인

 

 

단풍잎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

 

 

11월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 이외수 시인

 

 

단풍잎 떨어지는 창가에서 책을 보는 모습

 

 

11월의 나무처럼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 이해인​ 시인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나무

 

 

11월에 꿈꾸는 사랑

 

천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

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

홀로 선 마음이 서글퍼라

 

청춘의 가을은 붉기만 하더니

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옛 가을 이젯 가을 다를 바 없고

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

나는 왜, 길도 없이

빈 들녘 바람처럼 서 있는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내 소유가 어디 있을까

저 나무를 보라

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저 낙엽을 보라

 

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어느 한 사람도

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

다만 더 낮아져야 함을 알뿐이다

 

- ​이채 시인

 

 

 

다람쥐가 도토리 먹고 있는 이미지

 

 

11월의 선물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이 흐르는 11월입니다

 

가을이 봄과 여름을 데리고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다고

겨울을 데리고

12월이 가까이 있다고

 

올해도

또 가지 끝에 남아 있다

떨어진 나무잎처럼

의미없이 지나가게 될 11월

 

홀로선 나무줄기에는

이미 봄이 오고 있고

씨앗을 품고 있는 대지도

새싹 튀울 꿈에 젖어 있는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안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차 한 잔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

 

11월 마지막 날에

내가 나에게 선물하겠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선물받겠습니다

 

- 윤보영 시인

 

 

'11월의 선물' 시 구절이 들어있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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