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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생각나는 시 모음
눈 위에 쓰는 시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류시화 시인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 안도현 시인
겨울일기-함박눈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은 온통 은빛 속에 있습니다
깃털로 내려앉은 하얀 세상
먼 하늘 전설을 물고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
따끈한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다면
예쁜 추억 다 꺼내질 것 같습니다
하연 눈 속에 돋아난 기억 위로
다시 수북이 눈 쌓이면
다시 길을 내며 누눌 이야기들
오늘 같은 날에는
가슴으로 녹아드는 눈 맞으며
보고 싶은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 목필균 시인
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윤동주 시인
눈 오는 저녁
바람 자는 이 저녁
흰 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今年)은...
꿈이라도 꾸면,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 눈 타고 오시네.
저녁 때
흰 눈은 퍼부어라
-김소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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