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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좋은시] 하늘에 대한 시 모음

by 늘해나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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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대한 시 모음

 

 

 

나의 하늘은

 

- 이해인 수녀

 

 

그 푸른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하늘을 봐

 

- 조미하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어

 

자동차를 갓길에 세워 놓고

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고

 

늦은 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별들이 박힌

검은빛 하늘을 보기도 해

 

그러면

복잡하고 엉켰던 생각이 정리되고

편안해져

 

바다를 보러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그래서

고개만 들면 언제나 있는

하늘을 봐

 

힘이 들 땐 더

 

 

 

 

지금 하늘을 보세요

 

- 오광수

 

 

당신이 힘들고 어려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파란 하늘에서 뿌려주는

파란 희망들이

당신의 가슴속에

한 겹 또 한 겹 쌓여서

넉넉히 이길 힘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슬프고 괴로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수많은 별들이 힘을 모아

은하수 물 가지고

당신의 슬픔들을

한 장 또 한 장 씻어서

즐겁게 웃을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외롭고 허전하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둥실 흘러가는 구름들이

어깨동무하며

당신의 친구 되어

힘껏 또 힘껏 손잡고

도우며 사는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신이 용기가 필요하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새날의 태양이

당신의 길이 되어

환히 더 환히 비추며

소망을 이룰 날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늘 위의 창문

 

- 안도현​

 

 

방패연을 높이높이

띄웠다

 

하늘 위에 커다란

창문이 하나

생겼다

 

저 창문을 열면

하늘 위에 누가

살고 있는지

다 내다볼 수 있겠다

 

하느님의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훤히 다 보이겠다

 

방패연은 좋겠다

저러다

운이 좋으면

하느님도 만날 수 있겠다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 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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