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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우정 시]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외

by 늘해나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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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우정에 관한 시 모음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을 때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친구라는 이름의 너

 

-이혜진

 

하늘만큼

바다만큼

그리움이 밀려올 때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외롭지 않은,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나를 포용해 주는

둥근 마음의 너

 

망초꽃처럼 흐드러지게 핀

별들 중에 그 중에 하나인 별처럼

친구라는 이름으로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껴 질 때

왜 사느냐고 묻고 싶을 때 위로하는,

두터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친구

 

친구여! 그립다

 

 

 

 

 

추억 속의 친구

 

-용혜원

 

 

추억 속에

얼굴로만

남아 있던

친구가

 

낙엽 지던 날

전화를 했다

 

"늘 보고 싶었다"고

"늘 보고 싶었다"고

 

추억 속에

얼굴로만

남아 있던

친구가

 

눈이 오던 날

전화를 했다

 

"늘 기억하고 있었다"고

"늘 기억하고 있었다"고

 

 

 

 

 

우정

 

- 정연복

 

 

철 따라 꽃은 피고 지더라도

쉬이 변치 않고

 

뜨거운 사랑의 맹세보다도

더 깊고 오래가는 것

 

이 세상 끝날까지

해도 하나 달도 하나이듯

 

세월의 강 너머

유유히 흐르는 바다.

 

언젠가 우리 맘속에

터잡은 그날부터

 

변덕스러운 세파에도

처음의 빛 바래지 않고

 

고통과 시련 앞에서

더욱 참되고 견고해지는

 

날로 소중히 여겨지는

생명의 기둥 같은 것.

 

너와 나의

아름다운 우정.

 

 

 

 

 

이런 친구 하나 있다면

 

- 하성희

 

 

거울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그림자 같은

친구 하나만 더 있었으면

 

끝을 볼 수 없는 우물같이

맘 깊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와 같은 친구 있었으면

 

농익은 친구 하나만 더 있으면

참 좋겠다.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넌지시 능청 떨며

바로잡아 주는 친구

 

숨긴 마음 금방 알아채고

´너 이랬구나´ 하고

웃어주는 친구

 

가끔은 ´너 참 좋은 친구´라고

추켜세워 주며

위로해주는 친구

 

삶이 힘들어 쓰러질 때

어깨 살며시 빌려주며

다독거려 주는 친구

 

외롭다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쪼르르 어느새 내 곁으로 달려와

´친구, 본래 사람은 외로운 거야´ 라고

너스레 수다 떨며

마음을 정리해 줄 그런 친구

 

친구가 별건가?

부담스럽지 않은 가지런한 마음으로

서로를 향해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건 무조건 꼭 필요한 친구인 것을…

 

이런 친구 하나만 가졌다면

삶의 중간 점검 필요 없이

지금껏 잘 살고 있는 증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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