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용혜원15 [초가을 시모음] 용혜원 ‘가을 단상’ 외 5편 가을 단상 - 용혜원 단 하나의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가을은 시작하는 것 우리들 가슴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거리로 나서고외로움은 외로움대로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낙엽과 함께 날리며 갑니다. 사랑은 계절의 한 모퉁이공원 벤치에서 떨리는 속삭임을 하고만남은 헤어짐을 위하여 마련되듯우리들의 젊은 언어의 식탁엔몇 가지의 논리가 열기를 발산할 것입니다. 가을이 푸른 하늘로 떠나갈 무렵호주머니 깊이 두 손을 넣은 사내는어느 골목을 돌며 외투깃을 올리고여인들은 머플러 속에 얼굴을 감추고 떠날 것입니다. 모든 아쉬움은 탐스런 열매들을 보며 잊혀져 가고 초록빛들이 사라져갈 무렵거리엔 빨간 사과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초가을 - 엄옥란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내 어깨를 툭툭치고 있네 뜨거웠던 한여름의 열기는 가을바람.. 2024. 10. 2. [장미에 관한 시] 양광모 ‘흑장미’ 외 [장미에 관한 시 모음] 흑장미 - 양광모 흑장미 세 송이 들고 너에게로 간다 그 꽃말 당신은 나의 것 한 송이는 너를 위하여 나는 당신의 것 한 송이는 나를 위하여 당신은 나의 것 마지막 한 송이는 사랑을 위하여 사랑은 우리의 것 어느 먼 날 장미의 계절이 끝나 검붉은 이별 찾아온다 하여도 나는 당신의 것 당신은 나의 것 사랑은 우리의 것 장미 한 송이 - 용혜원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 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 송이 사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 님이 있어 더욱 행복하.. 2023. 5. 30. [봄시] 3월의 시모음 ‘3월이 되면’ 외 새봄이 오는 3월의 시 모음 3월이 되면 - 오광수 웃으세요 3월이 되면, 말라버린 척, 굳어버린 척, 외면했던 빛깔들을 되살리고 조용하니 생명 하나하나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세요. 소망의 외침은 마당 가운데 높다랗게 달고 하늘구름으로 날개 만들어 맑은 바람 한점씩 가만히 불러 살랑살랑 손잡고 웃으며 날아보세요. 움츠렸던 설렘들은 고운 옷 입혀 앞세우고 이산 저 산 날아다니며 긴 한숨들을 받아내어 고상한 언어로 고백도 만들어보세요. 미래는 꿈이 있어 다듬는 것 고운 계절의 사랑을 위해 웃으세요. 3월이 되면, 3월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 2023. 2. 28. [눈에 대한 시] 원태연 ‘다시 눈이 내리면’ 외 눈 오는 날 어울리는 시 모음 다시 눈이 내리면 -원태연 다시 눈이 내리면 생각이 나 주겠지요오랜 세월에 묻혀 어렴풋해진 얼굴다시 눈이 내리면 생각이 나 주겠지요 다시 눈이 쌓이면 떠올라 주겠지요차곡차곡 쌓이는 눈처럼 그 얼굴과의 얘기다시 눈쌓이면 떠올라 주겠지요 다시눈이 녹으면 녹아 없어지겠지요한 송이 한 송이 정성스레 만든 얘기다시 눈이 녹으면 어이없이 녹아 없어지겠죠 눈 오시는 날 - 오탁번 눈 오시는 날밖을 가만히 내다본다 넉가래로 눈 치우느라 애를 먹겠지만그거야 다음 일이다그냥 좋다 눈을 맞는 소나무가 낙낙하다대추나무는 오슬오슬 좀 춥다 대각선으로 날리던 눈발이좀 전부터 허공에서부터 춤을 추듯송이송이 회오리치며 쏟아진다 ㅅㅅㅅ, ㅎㅎㅎ, 소란스레 눈소리 들린다 메숲진 앞산 보이지.. 2022. 12. 15. 첫눈 시 모음,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외 첫눈에 관한 시 모음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순백의 골목을 지나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놓은 군밤을더러 사먹기도 하면서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그 얼마나 큰 축복인.. 2022. 12. 4. [가을시] 용혜원 ‘가을이 가네’ 외 가을이 가네 - 용혜원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를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떠날 때까지 -김수용 움츠렸던 가슴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만추를 느껴 봅니다 화사했던 단풍마저 초라한 낙엽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쓸쓸한 모습을 보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미움을 내려놓고 고집도 내려놓았습니다 낙엽에 머물러 있는 그리운 얼굴은 그저 잠시 잊으.. 2022. 11. 6. 깊어가는 가을, 낙엽에 관한 시 모음 깊어가는 가을, 낙엽에 관한 시 모음 낙엽 -유치환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낙엽 - 나태주 나누어주고 싶어요 하나하나씩 내려놓고 싶어요 하나하나씩 내가 좋아한 사람 그도 나를 좋아한 사람 그에게 조금씩 돌려드리고 싶어요 낙엽이 지던 날 - 용혜원 나뭇잎들이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고 안녕을 외치는 가을입니다 삶의 마지막을 더욱더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하여 은행잎은 노란 옷을 입기 위해 여름날의 찬란함도 잊어버려야 했습니다 단풍잎은 붉은 옷을 입기 위해 마지막 남아 있던 생명까지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 가을 거리에 외로움으로 흔들리며 쏟아져 내리는 낙엽들 우리의 남은 이야기를 다 하기에도 이 가을은 너무나 빨리 흐르고 있습니다 낙엽 -조병화 세월의 패잔병처럼 보도 위에 낙엽이 깔려 뒹굴고 있습니다.. 2022. 10. 14. [우정 시]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외 친구와 우정에 관한 시 모음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을 때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친구라는 이름의 너 -이혜진 하늘만큼 바다만큼 그리움이 밀려올 때 별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걸어도 외롭지 않은,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나를 포용해 주는 둥근 마음의 너 망초꽃처럼.. 2022. 7. 23. [생일축하 시] 홍수희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외 생일축하 시 모음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홍수희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바로 오늘 태어난 사랑스런 이여! 밤하늘의 별처럼 많고 많은 사람 중에도 당신은 오직 한 사람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봐요 꽃들도 저마다 하나이듯이 한낮의 태양도 하나이듯이 당신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오직 한 사람이란 걸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 기적인가요 당신은 축복 받아 마땅한 사람! 온 세상을 당신께 드립니다 산과 바다 이 기쁨 모두 당신께 드립니다 그대의 나이만큼 붉은 장미를 바칩니다 - 용혜원 생일 축하합니다 그대의 나이만큼 붉은 장미를 바칩니다 그대의 삶이 오늘 밝히는 축하 케이크의 불꽃처럼 아름답기를 기도합니다 그대의 삶이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대의 꿈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2022. 7. 18. 내일 관한 시모음, 용혜원 ‘내일을 향해’ 외 내일에 대한 시모음 내일 - 조병화 걸어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개로 더는 날 수 없는 곳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꿈으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세월이 있었습니다 아, 나의 세월로 더는 갈 수 없는 곳에 내일이 있었습니다 내일 - 이해인 부르지 않아도 이미 와 있는 너 이승의 어느 끝엘 가면 네 모습 안 보일까 물 같은 그리움을 아직은 우리 아껴 써야 하리 내가 바람이면 끝도 없는 파도로 밀리는 너 오늘 말고 내일 울어 - 정소영 오늘 말고 내일 울어 그렇게 하루씩 버텨가는 거야 삶은 오늘 하루 온전히 살아내기만 하면 돼 내일을 향해 - 용혜원 하루의 마지막 여운 속에 오늘의 삶을 글로 써내립니다 어느 정도의 진실을 어느 정도의 가면을 펼쳐놓은 시간 앞에서 정직하고 싶습니다 감출 수 없.. 2022. 6. 4. [이별시] 정호승 ‘이별노래’ 외 4편 이별의 시 모음 이별노래 -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 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떠난 자리 - 나태주 나 떠난 자리 너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만 같아 나 쉽게 떠나지 못한다, 여기 너 떠난 자리 혼자 남아 오래 울고 있을 것 생각하여 너도 울먹이고 있는 거냐? 거기. 떠나야 할 때를 - 나태주 떠나야 할 때는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잊어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내가 나를 안다.. 2022. 5. 19. [5월시] 이해인 '5월의 장미' 외 5편 아름다운 5월의 시 모음 5월 - 김용택 연보라색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5월의 장미 -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5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5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오월의 아침 - 김수용 싱그런.. 2022. 4. 30. [봄시] 4월의 시 모음 [봄시] 4월의 시 모음 4월의 시 - 이해인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4월의 꽃 - 남정림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반가운 꽃은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았던 그 꽃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달콤한 꽃은 꽃 피우며 온몸으로 아팠던 그 꽃.. 2022. 3. 30. [봄비 시 모음] 용혜원 ‘봄비’ 외 7편 봄비에 대한 시 모음 봄비 - 용혜원 봄비가 내리면 온통 그 비를 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활짝 기지개 펴게 하는 봄비 봄비가 내리면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내 마음에도 흠뻑 봄비를 맞고 싶다 내 마음 속 간절한 소망을 꽃으로 피워내고 싶다 봄비 - 김세영 간밤 빚은 은하의 눈물 촉촉이 젖은 봄 물 머금고 초록빛 싱그러움 그렁그렁 옹골차게 돋아나다 푸른 물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봄 눈망울 초롱초롱 마치 아기의 눈망울 같아 아니면 맑은 호수 같아 '풍덩'하고 빠져도 좋을 어느새 훌쩍 다가온 봄 봄비 그친 뒤 - 남호섭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빨리 달리는 건 산 안개다. 산 안개가 하얗게 달려가서 산을 씻어내면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잘 생긴 건 저 푸른 봄 산.. 2022. 3. 12. [겨울시] 1월의 시 모음 1월 - 용혜원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 새로운 시작으로 꿈이 생기고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올해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기대감이 많아진다 올해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 올해는 태양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 올해는 먹구름이 몰려와 비도 종종 내리지만 햇살이 가득한 날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는 일한 기쁨이 수북하게 쌓이고 사랑이란 별 하나 가슴에 떨어젔으면 좋겠다 1월의 시 - 이해인 첫 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한 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 놓고 가라 부디 고운 .. 2022. 1. 1.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