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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봄비 시 모음] 용혜원 ‘봄비’ 외 7편

by 늘해나 2022.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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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에 대한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봄비

 

- 용혜원

 

 

봄비가 내리면

온통 그 비를 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활짝 기지개 펴게 하는 봄비

 

봄비가 내리면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내 마음에도

흠뻑 봄비를 맞고 싶다

내 마음 속 간절한 소망을

꽃으로 피워내고 싶다

 

 

풀잎 위로 내리는 비

 

 

봄비

 

- 김세영

 

간밤 빚은 은하의 눈물

촉촉이 젖은 봄 물 머금고

초록빛 싱그러움 그렁그렁

 

옹골차게 돋아나다

푸른 물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봄 눈망울 초롱초롱

 

마치 아기의 눈망울 같아

아니면 맑은 호수 같아

'풍덩'하고 빠져도 좋을

어느새 훌쩍 다가온 봄

 

 

숲에 내리는 비

 

 

봄비 그친 뒤

 

- 남호섭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빨리 달리는 건 산 안개다.

 

산 안개가 하얗게 달려가서

산을 씻어내면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잘 생긴 건

저 푸른 봄 산이다.

 

 

우산 쓰고 가는 사람들

 

 

봄비 마중

 

-강사랑

 

 

예쁜 임이 오신다기에

노란 우산 하나 들고

봄 마중 갑니다.

 

시가 되고 그림이 되는

풍경을 한 아름 안고

소리 없이 사뿐사뿐 걸어오십니다.

 

봄 바구니에

쑥과 냉이를 가득 담고

해맑은 미소 한가득 담아 오십니다.

 

진달래와 개나리를 닮아

가녀린 몸이지만 오시는 임 반기려

커다란 목련을 피웠습니다.

 

노란 우산 살며시 감추고

먼 길 오신 임을

온몸으로 맞이하면

 

설렘에 순간의 행복은

기쁨의 눈물 되어

소리없이 대지의 깊은 곳까지 적십니다.

 

내일은 온 세상에

봄꽃이 만발할 것 같습니다

 

항아리에 떨어지는 비

 

 

봄비

 

- 박목월

 

 

조용히 젖어드는

초가지붕 아래서

온종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월곡령 삼십 리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마을이라

봄비는 와서

 

젖은 담 모퉁이

곱게 돌아서

모란 움 솟으랴

슬픈 꿈처럼.

 

 

꽃나무 위로 떨어지는 비

 

 

봄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가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소나무 가지 위로 떨어지는 비

 

 

봄비

 

- 이동순

 

 

겨우내

햇볕 한 모금 들지 않던

뒤꼍 추녀 밑 마늘광 위으로

봄비는 나리어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눈감고 누워 세월 모르고 살아온

저 잔설을 일깨운다

 

잔설은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

 

잔설이 떠나고 없는

추녀 밑 깨진 기왓장 틈으로

종일 빗물이 스민다

 

 

밤에 화단에 내리는 비

 

 

봄비 내리는 밤

 

- 윤월심

 

산안개 뿌연 적막을 뚫고

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가로등 불빛마저

고독으로 잠들어 가는 밤

 

그리운 사람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창문을 열어보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봄비만 하염없이 내린다

눈 감으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하나

그대여 봄비처럼

내게로 사뿐히 오시렵니까

 

 

유리창에 빗방울 맺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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