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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봄시 모음] 정호승 ‘봄길’ 외 5편

by 늘해나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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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시 모음

 

아름다운 봄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 편지

 

-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꽃 피는 봄이 오면

 

- 이채

 

 

꽃 피는 봄이 오면

미움과 불신의 계곡에서

화해의 물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반목과 분열의 숲에서

화합의 새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질투와 험담보다

내면의 종소리에 귀 기울었으면

원망과 불만의 표정에서

환한 웃음이 넘치는 기쁨으로

 

지혜의 강과 포용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나무와 풀처럼

산내들 수많은 물줄기처럼

하나 되어 흐르는 희망이었으면 좋겠다

 

모난 마음은 둥글게 다듬고

생각의 먼지를 털어내면

어느새 열리는 파아란 하늘

겹겹이 불어오는 향긋한 꽃바람

사람마다 가슴마다

봄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꿈꾸는 어느 봄날

 

- 권금주

 

 

목련꽃 몽우리 봄빛 머금으면

싱그러운 봄 결 따라

연둣빛 덧칠할

그리움 만나러 가야지

 

프리지어 봄 향기 너울거리면

숨겨둔 사랑 하나

미루어두었던 소망 하나

노란 꽃잎 위에 얹어놓아야지

 

어설픈 첫사랑 설렘도 느껴보고

감추어두었던 추억도 꺼내놓고

지금은 간곳없는 옛길 따라

나지막한 돌탑 하나 쌓고 와야지

 

내 그리움처럼 꽃바람 부는 날은

어둠을 깨우는 총총한 별 하나

가슴에 품고

마냥 새워도 두근거릴

어느 봄날의 봄밤

 

 

 

 

몇번째 봄

 

- 이병률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

 

겨울 내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 하이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망울들이 피어날 때에

내 가슴속에도

사랑이 움텄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지저귈 때에

그리운 그대에게

불타는 사랑을 고백했지.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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