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시] 4월의 시 모음
4월의 시
- 이해인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4월의 꽃
- 남정림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반가운 꽃은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았던
그 꽃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달콤한 꽃은
꽃 피우며 온몸으로 아팠던
그 꽃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 꽃
바로 너
내 4월에는 향기를
- 윤보영
내 4월은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3월에 피었던 꽃향기와
4월을 기다렸던 꽃향기!
고스란히 내 안으로 스며들어
눈빛에도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향기를 나누며
아름다운 4월을 만들고
싱그러운 5월을 맞을 수 있게
마음을 열어두어야겠지요.
4월에는
한 달 내내 향기 속의 나처럼
당신에게도
향기가 났으면 더 좋겠습니다.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게
그 웃음이 내 행복이 될 수 있게.
4월에는
- 목필균
축축해진 내 마음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
떨구렵니다
새벽마다 출렁대는
그리움 하나
연둣빛 새잎으로
돋아나라고
여린 보라 꽃으로
피어나라고
양지쪽으로 가슴을 열어
떡잎 하나 곱게 가꾸렵니다.
4월이 오면
- 권영상
4월이 오면
마른 들판을
파랗게 색칠하는 보리처럼
나도 좀 달라져야지.
솜사탕처럼 벙그는
살구꽃같이
나도 좀 꿈에 젖어
부풀어 봐야지.
봄비 내린 뒷날
개울을 마구 달리는
힘찬 개울물처럼
나도 좀 앞을 향해 달려 봐야지.
오, 4월이 오면
좀 산뜻해져야지.
참나무 가지에 새로 돋는 속잎같이.
봄날 들판에서
- 용혜원
봄 햇살과
봄비가 데리고 온
연초록빛이 산과 들에
가득한 4월
춤을 추며 나온 듯한
초록 잎사귀들이 피어나서
마치 동화나라에서
꿈꾸고 있는 듯하다
봄날 들판에 서 있으면
온몸에 보드라운 촉감이 느껴져
사랑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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