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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위로시] 조미하 ‘머피의 법칙’ ‘그런 날이 있어요’ 외

by 늘해나 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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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하 시인의 위로가 되는 시 모음

 

식탁 앞에 혼자 앉아있는 여인 이미지

 

 

머피의 법칙

 

- 조미하

 

 

아침에 눈떠

물 마시러 갔는데

비몽사몽 헤매다 유리컵 깨뜨린 날

 

식사 약속했다가 바람맞았는데

다른 때는 밥 먹자는 사람도 많더니

연락하니 모두 약속 있다네

결국 혼자 김밥 먹은 날

 

중요한 일정으로 일찍 나섰는데

접촉사고 때문에

일도 못 하고 애만 태운 날

 

비 오는 날 칙칙하게 보이기 싫어

화사한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지나가는 자동차에 물벼락 맞은 날

 

향기 좋은 커피 한잔 하려고

멋진 카페에서 분위기 잡다가

커피 쏟은 날

 

이런 날 아침은

다른 날과 느낌이 다르다

허둥대거나 실수하거나

 

이 고약한 느낌이 맞는 날

 

오늘이 그날이야?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머피의 법칙이 작동되는 날

 

 

빵집 앞에서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있는 여인 모습

 

 

그런 날이 있어요

 

- 조미하

 

 

이유 없이 맘이 허전한 날

하는 일마다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날은

왠지 맘이 슬퍼져요

 

그런 날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실수하지 않으려 애를 쓰는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반대로 가요

 

늘 대하는 가까운 사람들도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고

별 뜻 없이 하는 얘기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날

 

마음이 그런 건데

그날의 상태가 그런 건데

괜히 다른 해석을 하게 되어

불편함을 키우게 돼요

 

그런 날은

그러려니 하면 돼요

잠시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어

힘들었다고 생각하면 돼요

 

살다 보면 그런 날이 한두 번인가요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안되는 일이...

 

 

찻집에서 창밖을 보며 혼자 차를 마시는 젊은 남자 그림

 

 

혼자이고 싶은 날

 

-조미하

 

 

무언가 꼬이고

생각이 많은 날에는

혼자 있으면 좋다

 

누군가를 만나서

풀어버리는 것도 좋겠지만

좋지 않은 에너지를 전념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아무리 숨긴다 해도

얼굴 표정에서

시무룩한 말투에서

머릿속은 온통 딴 생각을 하면서

상대에게 건성으로 대하고

시간을 뺏는 만남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파란 하늘도

시원한 바람도 와닿지 않은 날

그런 날은 그냥 혼자가 좋다

그 마음을 들키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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