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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줄거리 요약, 내용 소개

by 늘해나 2024.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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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아지스 네신 지음, 푸른숲 펴냄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줄거리 요약

 

<당나귀는 당나귀답게>는 터키의 대표적 작가인 아지즈 네신의 우화집이다. 이 책에 실린 14편의 우화들은 혼란이 지속되던 당시 터키 사회의 문제점들을 신랄하면서도 재미있게 풍자해서 보여준다.

 

인간의 욕심과 어리석음, 도전과 희망의 가치, 알맞은 역할 수행의 중요성, 급격한 도시화의 문제, 제국주의에 대한 경계 같은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다.

 

총 14편의 이야기 중에서 다음의 7편 줄거리를 소개한다.

 

• 위대한 똥파리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힌 사연

양들의 제국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어느 무화과 씨의 꿈

내가 제일 운이 나빠!

바위 밑과 바위 앞

 

 

❑ 위대한 똥파리

어느 반지하 집에서 젊은 파리 한 마리가 유리창을 뚫고 밝은 바깥으로 나가려는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다. 젊은 파리는 쉬지 않고 날갯짓을 하며 계속해서 유리창에 몸을 부딪혔다.

 

나이와 경험이 많고 학식이 풍부한 늙은 파리가 그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했지만 젊은 파리는 듣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젊은 파리는 그 집의 아이가 공부하던 책에서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날 수 있다면 유리 저편으로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젊은 파리는 다른 파리들의 만류와 비웃음에도 아랑곳 않고 ‘빛의 속도’로 유리창을 통과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날아가다가 결국 유리창에 부딪혀 그대로 죽고 말았다.

 

그러자 파리들은 그 젊은 파리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한 희망의 상징이며, 파리 역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며 그를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그의 흔적을 기념비로 남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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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삽화

 

 

❑ 거세된 황소가 우두머리로 뽑힌 사연

옛날옛날에 동물들이 숲속의 왕을 뽑았다. 사자가 대대로 왕위를 물려받아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동물들은 우두머리를 스스로 뽑고 싶어졌다. 그래서 후보를 내고 투표를 하기로 했는데 사자와 호랑이가 서로 헐뜯으며 경쟁을 벌였다.

사자가 오랫동안 집권한 것에 싫증을 느껴서인지 호랑이의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번도 왕 노릇을 해본 적이 없는 호랑이를 불안해 하는 동물들도 있었다.

사자는 자기가 뽑히지 않을 바에야 호랑이 말고 누가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네가 잘되는 꼴만은 볼 수 없어’ 호랑이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자가 엉뚱하게 물소를 칭찬하자, 호랑이도 입이 닳도록 물소를 칭찬했다. 덕분에 물소는 후보로 추대됐다. 그러자 이번엔 물소의 라이벌인 하마가 나섰다. 사자와 호랑이처럼, 하마도 물소가 잘되는 꼴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물소와 하마는 곰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곰이 후보에 오르자 이번엔 곰의 가장 큰 적인 멧돼지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당나귀를 칭찬했더니 말이 나서고, 이후 낙타와 기린, 여우와 담비, 늑대와 하이에나, 개와 고양이까지…. 그러다가 결국 거세된 황소가 동물들의 왕이 되었다.

 

&lt;당나귀는 당나귀답게&gt; 삽화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삽화

 

 

❑ 양들의 제국

깊고 깊은 숲속에 사는 늑대들이 사냥하기가 점점 어려워지자 함께 모여 회의를 했다.

 

한 원로 늑대가 ‘양들로 하여금 위대한 양들의 제국을 세우도록 유도하자’는 의견을 냈다. 양들이 대양제국을 세우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을 때 그 지역을 포위해 양들을 실컷 잡아먹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늑대들은 양들 스스로 자신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믿도록 하기 위해 양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그래서 가상의 적 ‘갈라핀톱’의 위험성을 양들에게 알리고, 위기 상황에 빠진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늑대인 자신들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말한다.

 

또한 늑대들은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초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대양제국을 하염없이 꿈꾸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달콤한 이념인 ‘양(洋)주의’를 양들에게 심어준다.

 

곧 양들 사이에는 ‘양주의’ 이념이 유행하기 시작하고, 늑대들의 치밀한 공작이 계속 진행된다. 드디어 대양제국을 세우기 위해 양들이 깊은 골짜기에 모였을 때 늑대들은 양들을 실컷 잡아먹는다.

 

한편 늑대들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은 몇몇 영리한 양들은 숲의 한쪽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숨어 있었다. 그들은 자손을 낳아 양의 종족을 유지시켰다. 만약 그들이 없었더라면 양이라는 종족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른다며 익살스럽게 이야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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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삽화

 

 

❑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어느 날 당나귀 조련사가 당나귀를 사람처럼 말하도록 훈련시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말하는 당나귀는 서커스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사람들이 너도나도 말하는 당나귀를 갖게 되어 나라 안은 말하는 당나귀가 넘쳐났다.

 

그러자 서커스 단장은 당나귀 조련사에게 이번엔 사람을 당나귀처럼 울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것도 성공해 당나귀처럼 우는 사람의 쇼가 유행했고 이 유행이 확산되면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이제 그 나라에서는 당나귀가 사람처럼 말하고, 사람은 당나귀처럼 울음소리를 냈다. 말하는 당나귀는 더 이상 짐을 나르지 않았으며, 당나귀처럼 우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잊어버렸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하려 애쓸 때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뜻을 담은 이야기이다.

 

 

❑ 어느 무화과 씨의 꿈

무화과나무는 영주의 대저택과 노동자 마을, 감옥 이 세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모퉁이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들의 생활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영주의 대저택에는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이 살았다. 그리고 감옥에는 영주의 명령을 거역한 바람에 벌을 받는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어느 날 무화과나무를 발견한 죄수들은 매일같이 햇빛을 쬐는 시간 동안 무화과나무만 바라보았다. 이를 본 무화과나무는 죄수들을 더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빨리 자라려고 노력을 했다.

 

무화과나무는 자신의 뿌리를 억누르고 있는 큰 돌들을 이기려고 노력했다. 무화과나무가 뿌리를 더 깊이 내리자 큰 돌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성벽 틈에 깊이 뿌리를 내렸고 마침내 거대한 감옥의 성벽을 무너뜨린다.

 

"아주 작은 무화과 씨에는 성이나 감옥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강한 힘이 숨겨져 있고, 오래오래 참고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성이나 감옥의 돌벽, 그리고 쇠창살을 결국 이기게 될 것이다."라는 엄마 무화과의 말을 들으며 자란 아주 작은 무화과 씨는 마침내 그 꿈을 이룬 것이다.

 

 

❑ 내가 제일 운이 나빠

버스, 택시, 전차와 기차, 배, 비행기 등 교통기관들은 모두 다른 교통기관의 삶이 자신의 삶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부러워했다.

 

어느 날, 교통기관들은 각자가 그리워하는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기차는 뒤집어졌고, 자전거는 트럭에 깔리고, 전차는 고꾸라졌고, 배는 육지로 가려다 모래에 처박혀 갑판이 부서졌고, 비행기는 버스처럼 달리려다가 날개가 벽에 부딪혀 고장이 났다.

 

전선에서 벗어난 무궤도 전차는 스스로 갈 힘이 없었고, 배처럼 정해진 노선 없이 가고자 했던 버스는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결국 이 교통기관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자기 외에는 아무것도 될 수 없었다.

 

 

❑ 바위 밑과 바위 앞

‘바위 밑’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은 거대한 바위 때문에 해가 뜨는 게 보이지 않았다. 바위 밑 아이들이 아침마다 배가 고파 밥을 달라고 하면 엄마들은 해가 뜨면 밥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해가 뜨기를 빌고 빌었다.

 

이 마을에 알리라는 영리한 아이가 있었다. 알리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다른 쪽을 찾아나섰다. 마침내 아이들은 대낮처럼 환하고 넓은 평야지대를 찾고 그곳으로 이사가자고 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 말을 비웃었다.

 

어느 날 떠돌이 중이 아이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40일 동안 잘 먹여준다면 바위를 옮겨준다는 제안을 했다. 어른들은 알리의 참견이 귀찮아서 떠돌이 중이 바위를 옮기지 못한다면 바위 저편으로 이사를 가자고 약속했다.

 

40일 후에 떠돌이 중은 자신의 등에 바위를 올려주어야 옮길 수 있다고 했다. 도저히 바위를 옮길 수 없었던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위 너머 마을로 이사를 했다.

 

 

  작가 소개  

아지즈 네신(1915~1995)

 

본명은 메흐멧 누스렛(Mehmet Nusret)으로, 권력의 압제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며 터키 국민들의 신산한 삶을 어루만지는 작품을 발표한 터키 풍자문학의 거장이다.

 

100여 편이 넘는 그의 작품들 속에는 당대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간결하고 쉬운 언어로 인간의 결점과 사회 문제, 세계인들의 고민을 작품 속에 담아내면서 사람들에게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시켜 주고 있다.

 

1972년에는 고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했으며, 1995년 사망 후 유언에 따라 그의 작품에서 발생되는 모든 인세가 이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생사불명 야샤르』, 『제이넵의 비밀 편지』, 『당나귀는 당나귀답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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