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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운명의 구두> 줄거리와 해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그라치아 델레다 소설

by 늘해나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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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이미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그라치아 델레다의 소설

 

<운명의 구두줄거리

 

- 숙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다

 

변호사 일리어 캐라이는 불경기로 인하여 일감이 없었으나, 소송 사건이 없을 때에도 법원 대기실에 나갔다. 그런데 그는 일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동료들과 달리 대기실 한족에 앉아 변론을 구하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아내에게 시 형식의 편지를 썼다.

 

"인생이란 시소와 같아서 오늘 흥했다 내일 망하고, 다음날 다시 흥하는 법이라오. 숙부님은 유일한 가족인 우리를 기억하실 거요. 숙부님이 가진 재산을 물려받게 되면 머지않아 우리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신혼부부처럼 정답게 살 수 있을 것이오."

 

그때 짐마차꾼으로부터 숙부인 운송업자 아고스티노가 무척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일리어는 여비를 걱정하는 가난한 아내에게 아침에 적은 시를 주고, 숙부의 유언을 듣기 위해서 서둘러서 떠났다.

 

 

- 다른 사람의 구두를 훔치다

 

일리어는 주머니에 단돈 3리라밖에 없었지만 여비를 마련하러 돌아다니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걷는 것을 아주 좋아해서 계속 걸어가다가 해가 저물 무렵 싸구려 주막에 다다르게 되었다.

 

주막에서 쉬어가기로 한 그는 다리가 아픈 것보다 다 떨어진 구멍난 구두에 더 신경이 쓰였다. 이렇게 거지 같은 차림으로 숙부네 집에 가는 것은 위신을 크게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어디서 구두 한 켤레라도 바꿔 신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밤에 어디서 구두를 구한다?‘

 

그는 옷을 입은 채 잠을 청했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는 조용히 일어나서 옆문 입구에 놓인 구두 한 켤레를 재빨리 외투 밑에 감추고 주막에서 도망쳐 나왔다.

 

 

- 다시 주막으로 돌아와 구두를 제자리에 돌려놓다

 

한참이 지난 후 일리어는 훔친 구두를 신어서 발은 편안했지만, 억누르기 힘든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전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사라지고 모든 것이 괴롭고 흉악하기만 했다.

 

일리어는 다시 주막으로 가서 다시 하룻밤을 자게 되고, 그 구두를 원래 있던 장소에 그대로 갖다 두었다. 다시 날씨는 좋아지고 만물이 푸르고 강렬해졌다. 그의 허름한 차림 덕분에 가는 곳마다 방랑객 취급을 받아 우유와 먹을 것들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 사흘만에 도착했지만 유산을 받지 못하다

 

마침내 그는 낡은 구두를 질질 끌고 숙부의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숙부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녀가 미심쩍은 눈으로 일리어를 보며 물었다.

 

"당신이 정말 주인님의 조카라면 왜 이제야 온 거죠? 사흘 전에 전보를 보냈는데……. 주인님은 오늘 아침까지 당신을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모든 재산을 고아들에게 물려주었어요."

 

그 말을 듣고 일리어는 힘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내에게 “전보가 왔을 때 내가 벌써 떠났다는 얘기를 왜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아내는 “당신이 이미 그곳에 도착해 있는 줄 알았는데 왜 그렇게 늦게 도착한 거죠?’라고 묻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작품해설

 

단편소설 <운명의 구두>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운명이 바뀌게 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의 구두를 훔치는 선택을 하는 바람에 결국 숙부의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주인공 일리어를 통해 작가는 삶에 있어서 양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나아가 자신이 이 선택을 함으로써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이며,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라치아 델레다
그라치아 델레다(1871~1936)

 

 

 작가에 대하여

 

그라치아 델레다

 

그라치아 델레다(1871~1936)는 이탈리아의 소설가로 192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사실주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사르데냐섬의 자연과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고 리얼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가진 작가로 알려졌다.

 

약 50여 권이 넘는 소설을 발표했으며 대표작으로<악의 길>,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어머니>, <고독한 자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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