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남긴 한마디> 줄거리
아지즈 네신(1915~1995)은 터키가 낳은 풍자문학의 거장으로, 세계적인 작가다. 그의 작품 가운데 <당나귀는 당나귀답게>, <개가 남긴 한마디>,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등이 번역 출간돼, 꾸준히 읽히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이솝 우화>의 주인공들처럼 개와 고양이는 물론이고 당나귀, 원숭이, 까마귀, 늑대 등 많은 동물이 나온다. 부조리한 세상을 풍자함에 있어 특정 동물에 비유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1958년에 출간된 <개가 남긴 한마디>는 15편의 짧은 우화를 통해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쾌한 유머로 삐뚜름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특히 표제작 '개가 남긴 한마디'는 그의 작품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이 단편은 뇌물 앞에 태도가 돌변하는 부패한 지도자들이 풍자 대상이 된다.
▷ 줄거리 요약
주인공인 ‘카슴’은 자신과 14년간을 함께 살아온 반려견 ‘카바라쉬’가 죽음을 맞이하자, 성대하게 장례식을 치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처럼 관에 넣어 장사를 지내려고 했다.
그러나 개의 장례식은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카슴은 자신의 아이가 죽었다고 거짓말까지 했지만, 관을 매장하려는 순간 밖으로 삐쳐나온 개의 꼬리 때문에 들통이 나고 만다.
결국 카슴은 법정에 서게 된다. 재판관은 율법을 어겼다며 윽박질렀다. 궁지에 몰린 카슴은 재판관에게 자신이 했던 선행들을 마치 개가 했던 것처럼 꾸며대어 말했다.
개가 자선기부금도 냈고, 신학교에 양탄자도 선물했으며, 유언까지 남겼다는 말에 재판관은 카슴에게 호통을 쳤다.
“이 미친놈아! 개가 어떻게 유언을 할 수 있단 말이냐?”
그러나 카숨이 “개가 유언으로 재판관인 당신에게 금화 500냥을 남겼다” 고 하자, 재판관은 표정을 바꾸며 “신의 이름으로 고인(카바라쉬)의 명복을 빌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고인이 무슨 말을 더 남겼느냐”고 되묻기까지 한다.
금화 500냥이 죽은 개를 고인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풍자의 이름을 빌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세게 한 방을 날린다. 읽는 이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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