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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바베트의 만찬>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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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크 디네센 소설 <바베트의 만찬>

 

&#39;바베트의 만찬&#39; 책표지
'바베트의 만찬' 이자크 디네센, 문학동네

 

 

 <바베트의 만찬>  등장인물

 

• 마르티네, 필리파 자매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에 사는 마르티네와 필리파 자매는 키가 크고 늘씬했으며 무척 아름다웠다. 이들 자매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회색이나 검은색의 단정한 옷차림만 하고 다녔다. 그리고 검소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청교도 목사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신도들과 함께 모여 성경 말씀을 읽고 공부하는 모임을 지속하였으며, 얼마 안 되는 수입과 시간을 모두 자선을 베푸는 데에 썼다.

 

• 바베트 에르상

파리의 유명한 레스토랑인 카페 앙글레의 요리사였던 그녀는 파리 코뮌으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고 간신히 파리에서 탈출해 노르웨이로 오게 된다. 아실 파팽의 소개로 마르티네와 필리파 자매의 집에서 집안일을 돌봐 주는 일을 하게 된 바베트는 집안일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살림에 드는 비용을 놀랍게 줄였으며, 가난하고 아픈 이웃들에겐 수프와 빵으로 위안을 주었다.

이렇게 12년째 자매의 집에서 지내던 바베트는 1만 프랑의 복권 당청금을 얻게 되고 그 돈으로 요리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여 목사의 100번째 생일 만찬을 준비한다.

 

• 로렌스 로벤히엘름

젊은 장교 시절, 노르웨이의 한적한 시골 마을인 포숨에 있는 고모 집에 잠시 머물다가 우연히 읍내 장터에서 마르티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는 고모 덕분에 목사의 집에 방문할 수 있었지만, 마르티네에게 고백을 하지 못하고 떠난다. 그는 소피아 여왕의 하녀와 결혼한 후 출세 가도를 달려 장군이 되었고 인생에서 원하는 모든 걸 손에 넣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목사의 생일 만찬 소식을 듣고 30여 년 전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 만찬에 참석한다.

 

• 아실 파팽

파리의 유명한 가수로, 노르웨이에 여행 왔다가 교회에서 필리파의 노랫소리를 듣고 반하게 된다. 그는 목사를 찾아가 필리파를 가르치고 싶다고 설득하여 노래 수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적극적인 태도로 인해 필리파는 노래 수업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거부한다. 그는 필리파의 목소리가 파리 오페라 극장에 울려 퍼지지 못하는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떠난다. 그리고 15년 뒤인 1871년 바베트를 부탁하는 편지를 자매에게 보낸다.

 

 

 <바베트의 만찬> 줄거리

 

■ 마르티네와 필리파 자매

 

노르웨이 피오르 지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마르티네필리파 자매는 키가 크고 늘씬했으며 무척 아름다웠다.

 

자매의 아버지는 청교도 목사이자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지도자였기에, 자매를 비롯한 신도들은 세속의 쾌락을 거부하고, 검소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자매는 세속의 사랑과 결혼은 무의미한 환상에 지나지 않다고 여겼으며, 늘 회색이나 검은색의 단정한 옷차림만 하고 다녔다,

 

그런데 목사가 죽은 후, 신도 수는 줄고 그나마 남은 늙은 신도들 사이에 불화가 생겨 서로 다투었다. 그럼에도 자매는 아버지를 대신해 신도들과 함께 성경 말씀을 읽고 공부를 하며 신도들의 화합을 위해 애를 썼다. 

 

&#39;바베트의 만찬&#39; 책 속 삽화
'바베트의 만찬' 책 속 삽화

 

■ 자매를 찾아온 바베트

 

젊은 시절, 언니 마르티네는 잘생긴 청년 장교 로렌스 로벤히엘름의 사랑을 받았으며, 동생 필리파는 파리의 유명한 가수 아실 파팽이 그녀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반하여 그녀의 목소리가 파리 오페라극장에 울려 퍼지지 못함을 애석해 했던 추억을 지니고 있다.

 

그런 두 자매에게 어느 날 바베트라는 낯선 프랑스 여인이 아실 파팽의 편지를 들고 찾아왔다. 자매는 파리 코뮌 때 정부군에게 남편과 아들을 잃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바베트를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자매의 집안일을 도우며 함께 지내게 된 바베트는 알뜰한 살림 솜씨로 놀랍게 비용을 줄여 자매의 생활이 더욱 좋아지게 하고, 이웃을 위해 준비한 수프와 빵으로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살찌우며 점차 신뢰를 얻어 갔다.

 

&#39;바베트의 만찬&#39; 책 속 삽화
'바베트의 만찬' 책 속 삽화

 

■ 복권에 당첨된 바베트의 제안

 

자매와 함께 지낸지 12년이 지난 어느 날, 바베트는 만 프랑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편지를 받는다. 얼마 후 복권 당첨금이 집에 도착하자 바베트는 자매에게 죽은 목사의 100번째 생일 만찬을 자기 돈으로, 프랑스식으로 차리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자매는 사치스럽고 이국적인 프랑스식 만찬으로 인해 평생 지켜온 청빈함이 위협받을까 두려우면서도 마지못해 승낙한다.

 

만찬을 위한 식재료들이 배달되는 것을 보고 놀란 마르티네는 아버지의 생일날 손님들에게 어떤 음식을 내게 될지 알 수 없어 두려워했다. 이에 신도들은 자매를 위해 만찬에 아무리 이상한 요리가 나와도 한마디도 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한편 젊은 시절 마르티네를 짝사랑했던 로벤히엘름이 이제는 장군이 되어 그 마을에 우연히 들렀다가 만찬에 초대된다.

 

&#39;바베트의 만찬&#39; 책 속 삽화
'바베트의 만찬' 책 속 삽화

 

■ 얼어붙은 마음들을 따뜻하게 녹여준 만찬

 

드디어 만찬 날 저녁, 12명의 초대된 사람들이 모두 촛불 밝힌 테이블에 둘러앉고, 그들 앞에는 한때 프랑스의 천재 요리사로 활약했던 바베트가 혼신을 기울인 만찬이 놓인다.

 

궁정 생활에 익숙한 로벤히엘름 장군은 노르웨이의 산골 마을에서 그런 진귀한 요리가 나오는 것에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지만 늙은 신도들은 자신들의 맹세를 되새기며 묵묵히 수저만 기울인다. 그런데 먹고 마실수록 몸과 마음이 점점 더 가벼워졌고, 사람들 사이에는 사랑과 온기가 퍼져나갔다.

 

말수가 적은 노인들은 말문이 틔었고, 수년간 거의 듣지 못했던 귀가 열렸다. 한때 서로를 욕했던 두 늙은 여인은 앙숙이 되기 훨씬 이전인 소녀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사이가 나빴던 한 늙은 형제는 예전 이야기를 하며 웃었고, 할보르센 선장과 오페고르덴 부인은 다정한 입맞춤을 했다.

 

이렇게 신도들은 그동안 응어리진 마음을 풀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축복의 말을 나누고 돌아간다.

 

&#39;바베트의 만찬&#39; 책 속 삽화
'바베트의 만찬' 책 속 삽화

 

■ 위대한 예술가, 바베트

 

만찬이 훌륭하게 끝난 뒤, 자매는 바베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바베트는 자신이 왕자와 공주, 귀족들을 고객으로 하는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사였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만찬을 위해 복권당첨금 만 프랑을 다 써버렸다고 했다.(파리 레스토랑에선 12인분 저녁식사 재료비가 만 프랑이었던 것이다.)

 

마르틴느와 필리파 자매가 “남은 인생은 가난할 것”이라며 걱정하자, 바베트는 자신은 위대한 예술가이기 때문에 가난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예술가는 최선을 다할 뿐이며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위대한 예술가는 가난하지 않아요. 예술가가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내버려 두라는 외침뿐이랍니다.”

 

이에 자매는 “당신의 예술은 하늘의 천사를 기쁘게 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이 소설은 끝맺는다.

 

영화 &#39;바베트의 만찬&#39; 한 장면
영화 '바베트의 만찬' 한 장면 (1987년)

 

 

❐ 작품 해설

위대한 예술가 바베트가 혼신을 다해 차린 풍성한 만찬은 소박하고 금욕적인 마을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들이 잊고 살던 신의 축복을 되새기게 해준다. <바베트의 만찬>은 예술이 삶에서 일으킬 수 있는 기적을 보여준다.

 

 

이자크 디네센(Isak Dinesen, 1885~1962)

 

 

❐ 작가에 대하여

 

이자크 디네센(1885~1962)

 

덴마크 작가 이자크 디네센(본명은 카렌 블릭센)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이자 영화 속에서 메릴 스트리프가 열연한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다.

 

그녀는 28세에 브로르 폰 블릭센 남작과 결혼하여 남작부인이 되었다. 제국주의 시대에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경영했고, 영국인 사냥꾼 데니스 핀치 해튼과 사랑에 빠졌으나, 운명의 장난으로 연인과 농장을 모두 잃은 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49세라는 늦은 나이에 어렵사리 펴낸 첫 소설집 『일곱 개의 고딕 이야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이후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재질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펴내며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1954년과 1957년, 두 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상은 헤밍웨이와 카뮈에게 돌아갔지만, 헤밍웨이는 그녀가 상을 탔어야 한다는 수상 소감을 남김으로써 디네센의 작품세계에 경의를 표했다.

 

1962년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영양실조로 사망하기 전까지 『일곱 개의 고딕 이야기』 『겨울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 『바베트의 만찬』 『카니발』 등 5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 『천사 복수자』, 회고록 『아웃 오브 아프리카』, 산문집 『다게레오타입 외 에세이』 『결혼에 대하여』 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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