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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실화 바탕 소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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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바탕 소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줄거리와 해설 

 

 누가 진짜 ‘마르탱’인가?

<마르탱 게르의 귀향> 장 클로드 카리에르․다니엘 비뉴, 문학과지성사

 

<마르탱 게르의 귀향> 줄거리

 

❍ 마르탱과 베르트랑드의 결혼

열다섯 살쯤에 마르탱과 베르트랑드는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을 하게 된다. 당시의 결혼은 두 집안이 서로의 재산을 합치고 자손을 갖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졌다.

 

하지만 결혼 후 3년 동안 마르탱은 성 불능 상태였고. 이에 마을 신부를 찾아가 성욕을 깨우는 채찍질 의식을 치른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두 사람은 아들 ‘상시’를 낳게 된다.

 

❍ 마르탱의 가출

마르탱은 늘 말이 없고 시무룩하며 외톨이로 지냈다. 누이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아내와 아들에게도 애정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농사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르탱은 떠돌이 병사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씨앗 두 자루가 사라지자 아버지로부터 따귀를 맞는다.

 

결국 마르탱은 집을 나갔고, 근심하던 마르탱의 부모는 죽고 만다. 이후 아버지의 동생 피에르가 베르트랑드의 어머니와 결혼을 하자, 집안에서 밀려난 베르트랑드는 아들 상시와 막내 여동생을 돌보며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한 장면

 

❍ 돌아온 마르탱, 베르트랑드의 달라진 삶

8~9년쯤 흐른 어느 가을날, 마르탱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돌아왔다. 그는 유괘하고 활기찼으며,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모해 있었다.

 

마르탱와 베르트랑드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으며 딸을 낳고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하게 지냈다. 마을 사람들 또한 주어진 일을 적극적으로 잘 해내고 늘 유쾌하고 상냥한 그의 모습에 호의적으로 대했고 지지와 믿음을 아끼지 않았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한 장면

 

❍ 마르탱과 숙부 피에르의 갈등

마르탱이 고향으로 돌아온 지 3년이 지난 후 마을을 떠돌던 상이군인이 마르탱이 가짜이며, 틸 출신의 아르노라고 폭로한다. 숙부 피에르는 주정뱅이의 말을 믿지 말라면서 처음에는 마르탱을 옹호한다.

 

하지만 마르탱이 피에르에게 자기 몫의 재산을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된다. 급기야 피에르는 마르탱이 가짜라며 재판을 요구한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한 장면

 

❍ 코라스 판사의 첫 번째 판결

지방법원에서 일이 해결되지 않자 툴루즈 고등법원의 판사인 코라스가 파견되었다. 코라스 판사는 마을사람들에게 마르탱이 가짜라고 생각하면 자신의 왼쪽에, 진짜라고 생각하면 오른쪽에 서도록 했는데, 마르탱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가 약간 더 많았다.

 

코라스 판사는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를 선언하고 마르탱을 풀어준 반면, 피에르에게는 그의 조카와 국왕에 대한 무고죄로 500리브르의 벌금을 선고했다.

 

❍ 코라스 판사의 두 번째 재판

마르탱이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피에르는 새로운 고소장을 내밀며 마르탱을 다시 툴루즈로 끌고 갔다.

 

하지만 베르트랑드의 거짓 서명, 장님 노파의 증언, 마르탱을 죽이려 한 피에르의 계략까지 발각되자 재판은 마르탱에게 유리해졌다. 그리고 마르탱의 화려한 언변으로 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찰나 스스로를 진짜 마르탱이라고 주장하는 사내가 재판장에 나타난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사내는 지금의 마르탱을 틸의 아르노라고 주장했다. 마르탱은 처음에 사내를 전혀 모른다고 부정했는데, 나중엔 자신이 사내에게 알려 준 정보를 사내가 역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코라스 판사는 마르탱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두 사람은 전쟁터에서 동고동락한 사이였고 진짜 마르탱은 틸의 아르노에게 자신의 신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아르노는 마르탱 행세를 하며 살아가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한 장면

 

❍ 베르트랑드의 선택과 아르노의 처형

베르트랑드가 진짜 마르탱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자 그는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집안에 몰아닥친 모든 재앙의 원인을 남편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그녀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에 아르노는 그의 가출로 인해 힘겹게 살아야 했던 아내의 고통에 대해서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무책임하게 아내를 탓하는 마르탱을 향해 모든 불행의 책임은 그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코라스 판사는 아르노에게 사기, 타인의 이름과 신원 사칭, 간음, 유괴, 불경죄 그리고 절도죄를 저질렀다고 판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그리고 아르노는 교수형을 당한다.

 

한편 코라스 판사는 베르트랑드를 찾아가, 아르노가 가짜인줄 알면서도 남편으로 받아들인 이유를 묻는다. 그녀는 아르노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느꼈으며 그를 완전히 신뢰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마르탱이 등장하여 모든 게 드러나자 그녀는 아르노의 희망을 잃은 마지막 표정을 보았고 자식들을 위해 목숨을 보전하기를 바라는 그의 진심을 읽었다고 했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한 장면

 

<마르탱 게르의 귀향> 작품해설

 

<마르탱 게르의 귀향>은 16세기 프랑스 어느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마르탱 게르’ 이야기는 당시 툴루즈의 사법관이었던 장 드 코라스라는 인물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이 재판의 담당 판사로서  <툴루즈 고등법원의 잊을 수 없는 판결>이라는 책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방대한 주석과 함께 전하고 있다.

 

실제로 ‘가짜’ 마르탱은 아내에게 더없이 충실한 남편이었으며 집안과 마을의 테두리 안에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가족과 친지, 어릴 적 친구들도 돌아온 마르탱을 알아봤으며, 적어도 3년여 동안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진짜’ 마르탱이었다.

 

당시 사람들이 “매우 기이할뿐더러 심지어 경이롭기까지 하다고” 생각한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새삼 한 인간의 정체성을 규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확인하게 된다.

 

더군다나 지문 날인이나 신분증, 출생증명서와 같은 신원 확인이 될 만한 것들이라곤 없던 시대에, 어떻게 한 인간의 정체를 일말의 의심 없이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몽테뉴는 <수상록> 제3권의 ‘절름발이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법이 과연 그러한 진실을 판단할 권리와 능력이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진실을 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불확실한 도구인지를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진실과 거짓은 같은 얼굴, 태도, 취향, 걸음걸이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같은 눈으로 바라본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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