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줄거리와 해설
❒ 작가에 대하여
장 지오노(1895~1970)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키며 산 소설가이다. 초기에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평화로운 생활을 다룬 작품을 많이 썼고, 이후에는 자연의 질서와 평화를 해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문명 비판의 메시지도 전했다.
특히 <나무를 심은 사람>은 캐나다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진정한 부>, <폴란드의 풍차>, <언덕>, <소생>, <지붕 위의 기병> 등이 있다.
❒ 등장인물
• 엘제아르 부피에
양치기이며 농부이다. 아들과 아내를 잃은 후 황폐한 산에 수십 년 동안 나무를 심어 황무지인 마을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 나
이 이야기의 화자로, 여행 중 우연히 엘제아르 부피에를 만난다. 오랜 기간에 걸쳐 그를 다시 찾은 ‘나’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그의 헌신적인 노력이 가지고 온 경이로운 결과에 존경심을 품게 된다.
❒ 줄거리 요약
- 여행 중 나무 심는 양치기를 만나다.
약 40여 년 전 ‘나’는 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고산 지대를 여행하던 중 알프스 산맥이 프로방스 지방으로 뻗어 내린 해발 1,200~1,300미터의 산악 지대에 있는 헐벗고 단조로운 황무지를 지나게 되었다.
물이 떨어진 ‘나’는 뼈대만 남은 버려진 마을 옆에 텐트를 치고 물을 구하러 다녔다. 낡은 말벌 집처럼 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옛날엔 이곳에 샘이나 우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과연 샘이 있긴 했지만 바싹 말라붙어 있었다.
그곳엔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나무라고는 없는 땅 위로 견디기 어려울 만큼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는 텐트를 걷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부터 다섯 시간이나 더 걸어 보았어도 여전히 물을 찾을 수 없었고, 또 그럴 희망마저 보이지 않았다. 모든 곳이 똑같이 메말라 있었고 거친 풀들만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저 멀리에서 작고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그것을 향해 걸어가 보니 한 양치기가 있었고, 그의 곁에는 양 30여 마리가 뜨거운 땅 위에 누워 쉬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그 사람은 말이 거의 없었는데, 그것은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 차 있고 확신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이런 황무지에 그런 사람이 살고 있다니 뜻밖이었다.
그의 이름은 ‘엘제아르 부피에’인데, 오두막이 아니라 돌로 만든 제대로 된 집에서 살고 있었다. 지붕은 튼튼했고 물이 새는 곳도 없었다. 바람이 기와를 두드리면서 내는 소리가 마치 바닷가의 파도 소리 같았다. 살림살이는 잘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그가 떠준 따뜻한 수프를 먹으며 그가 산뜻하게 면도했다는 것과 옷에는 단추가 단단히 달려 있으며, 눈에 띄지 않게 옷이 세심하게 기워져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의 개 또한 주인처럼 조용했으며, 살살대지 않으면서도 상냥하게 굴었다.
‘나’는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루 더 그의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가 매일 100개의 도토리를 골라 정성스럽게 심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풀밭이 있는 곳으로 양 떼를 몰고 가서 개에게 양들을 돌보도록 맡기고는 나와 함께 산등성이를 향해 올라갔다 그곳에서 그는 지팡이 대신 길이가 약 1.5미터 정도 되고 굵기가 엄지손가락만 한 쇠막대기로 구멍을 파고는 그 안에 도토리를 심고 다시 덮었다. 그는 떡갈나무를 심고 있었다.
'나'가 그곳이 그의 땅이냐고 묻자, 그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그 땅이 누구의 것인지 관심조차 없었다. 그저 아주 정성스럽게 도토리 100개를 심을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3년 전부터 이 황무지에 홀로 나무를 심어 왔다. 그리하여 그는 도토리 10만 개를 심었다. 그리고 10만 개의 씨에서 2만 그루의 싹이 나왔다.
그는 들쥐나 산토끼들이 나무를 갉아먹거나 신의 뜻에 따라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 경우, 이 2만 그루 가운데 또 절반가량이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 땅에 떡갈나무 1만 그루가 살아남아 자라게 될 것이다.
지난날 그는 평야 지대에 농장을 하나 가지고 자신의 꿈을 가꾸며 살았다. 그러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고 나서 아내마저 세상을 떠났다 그뒤 그는 양들과 개와 더불어 한가롭게 살아가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다.
그리고 나무가 없기 때문에 이곳의 땅이 죽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었고, 달리 해야 할 중요한 일도 없었으므로 이런 상태를 바꾸어 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또 그는 너도밤나무 재배법을 연구하며 묘목도 기르고 있었다.
- 두 번의 세계 대전이 일어나다.
그 다음 날 '나'는 엘제아르 부피에와 헤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제1차 세계 대전 끝난 후 그에게 가 보니 그는 여전히 나무를 심고 있었다. 황무지였던 그곳은 물이 흐르는 숲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그 후 일 년에 한 번씩 그를 찾아가 그가 가꾼 숲을 감상하고는 했다.
한편 ‘천연 숲’이 알려지면서 정부 대표단이 그곳을 시찰하려고 왔다. 아름다운 ‘천연 숲’의 매력에 매료된 그들은 이 숲을 나라의 관리 아래에 두고 나무를 베어 숯을 굽는 것을 금지하였다.
또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자동차 연료로 목탄 가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가 가꾼 숲도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 이 숲은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피해를 입지 않았다.
- 황무지였던 마을이 풍요로운 마을로 변하다
1945년 엘제아르 부피에가 87세 되던 해 ‘나’는 그를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다. 황무지였던 마을은 물소리가 끊이지 않고 채소밭에 채소가 가득했으며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함께 일구어 놓은 새로운 마을이 되어 있었다.
그곳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어 있었다. 한 사람이 오직 정신적, 육체적 힘만으로 황무지에서 이런 풍요로운 땅을 이룩해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힘이란 참으로 놀랍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에 감동을 받으며 부피에에게 큰 존경심을 품게 된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1947년 바농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 작품 해설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은 장 지오노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장 지오노는 오트-프로방스를 여행하다가 한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 혼자 사는 양치기였는데, 끊임없이 나무를 심어 황폐한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큰 감명을 받아 이 작품의 초고를 썼으며, 그 후 약 20년에 걸쳐 글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1900년대 프랑스 남부 황무지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무를 심어 황무지 마을을 풍요로운 곳으로 바꿔낸 양치기 노인의 헌신적이고 위대한 노력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거룩한 뜻을 품고 그것을 실천하면 누구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을 심어준다. 누구나 ‘평범한 삶’을 ‘비범한 삶’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우리가 존경해야 할 진짜 영웅이 누구인지를 새삼 깨우쳐준다. 참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 세계를 아름답게 바꾸어놓는 사람은 권력이나 부나 명성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남을 위해 소리 없이 일하는 사람, 침묵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말없이, 서두르지 않고, 속도를 숭배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며 굽힘없이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 작품 해설 : 출판사 리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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