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45루피> 줄거리와 작품해설
❏ 작가에 대하여
R. K. 나라얀(1906~2001)
인도 문학가. 인도의 신화와 전설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으며, 주로 비극과 희극이 혼합된 작품을 썼다. 1935년에 발표한 첫 작품 <스와미와 친구들>을 비롯해 <재정전문가>, <여행 가이드>, <말구디 시절>, <벵골 보리수 아래에서> 등 50년 이상 활동을 하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인정과 활력, 그리고 익살이 넘치는 나라얀의 소설은 안톤 체호프, 윌리엄 포크너, 오 헨리 같은 작가들의 작품과 비견되기도 한다.
❏ 줄거리
▷ 아빠 벤카트, 딸과 저녁에 함께 영화를 보기로 약속하다
아빠 벤카트가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딸 샨타가 영화 광고지를 하나 들고 오더니 그에게 “오늘 함께 영화를 보러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벤카트는 그동안 바쁜 회사 생활 때문에 아이와 놀 시간이 없었다. 매일같이 7시나 8시까지 회사에서 일을 해야 했고, 심지어 일요일에도 회사에 출근을 해야 해서 딸을 데리고 공원이나 극장에 갈 시간이 없었다.
같은 또래의 다른 집 아이들은 인형이며 옷을 원하는 대로 가졌고 가끔 소풍을 가기도 했지만, 자신의 딸은 지금까지 함께 영화를 본 것이 겨우 두 번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딸이 살면서 느끼는 소박한 즐거움도 누리지 못한 채 자라고 있다는 미안함과 회사가 자신을 마음대로 부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 저녁에 영화를 보러 가자”고 약속했다.
▷ 샨타, 어두워질 때까지 아빠를 기다리다
학교에 간 샨타는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빠와 5시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약속 때문에 들떠서 선생님에게 “지금 5시예요?”라고 계속 물었다.
집으로 달려온 샨타는 마루에 책가방을 팽개치며 엄마에게 “아빠가 아직 안오셨냐”고 물었다. 그리고 음료수와 간식도 먹지 않고 엄마에게 외출복부터 입혀 달라고 고집을 부렸다.
샨타는 가장 좋아하는 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땋은 후에 녹색 리본으로 묶었다. 그리고 얼굴에 곱게 화장을 한 뒤 이마에 주홍색 표식을 찍었다.
외출 준비를 마친 샨타는 대문 앞에 서서 큰길 쪽을 내려다보며 아빠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곧 날이 어두워지는데도 아빠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샨타는 아빠의 회사로 가서 함께 극장으로 갈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가 길을 잃었지만, 다행히 옆집 하인을 만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 5시 퇴근에 실패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다
한편, 벤카트는 샨타와의 약속을 지키리라 굳게 결심을 하고 회사에 갔다. 그리고 퇴근시간인 5시가 되자 과장에게 가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장은 경리과가 5시에 마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18루피 차액의 이유를 당장 찾으라고 했다.
자리로 돌아온 벤카트는 시계가 5시 30분을 가리키자, 종이 한 장을 꺼내 사직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과장에게 가서 사직서를 넣은 봉투를 내밀었다.
그때 과장이 회사에서 오늘 임금 인상 이야기가 나왔는데, 자신이 벤카트의 월급을 5루피 인상하자고 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이에 벤카트는 재빨리 손을 뻗어 사직서 봉투를 낚아챘고, 봉투가 무엇이냐고 묻는 과장의 말에 짧은 임시 휴가를 신청했지만 취소하겠다는 말을 했다.
▷ 월급 인상이라는 말에 사직서를 도로 가져오다
결국 밤 9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 벤카트는 외출복을 그대로 입고 잠들어 있는 딸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내가 이 아이를 데리고 외출해 보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어. 오늘 회사에서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거야.”
그가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의 처지에 대해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 작품 해설
단편소설 <월급 45루피>는 인도의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 항상 회사 일에 얽매여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 아버지가 딸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약속하지만, 결국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일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아버지는 가족과 함께할 개인적인 시간을 주지 않는 회사에 화가 났다. 그래서 이번엔 정시 퇴근을 해서 딸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5루피 인상해 줄지도 모른다는 상사의 말에 먹고살기 위해 아버지는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포기한 채 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었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 안에 가장의 삶과 무게,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지 못한 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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