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단편 <이상한 선생님> 줄거리와 해설
1. 작가에 대하여
채만식(1902~1950)
부농의 가정에서 태어난 채만식은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교 고등학원에 들어갔다가 간토 대지진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다.
강화도 학교에서 교사로 일했으며, 1924~1936년까지 동아일보, 개벽, 조선일보 등의 기자로 근무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1930년대에 <탁류>,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하지만 1938년부터 일제의 압력과 회유에 굴복하여 친일 작품 및 징병 선전 기사를 썼고, 광복 후 자전적인 소설 〈민족의 죄인>을 통해 자신의 친일 행위를 고백하고 반성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전 49세의 나이로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2. 등장인물
• 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로, 어른들의 말을 의심할 줄 모르는 순진한 학생이다.
• 박 선생님
유난히 작은 키에 머리는 엄청나게 커서 ‘대갈장군’, ‘뼘생’이라는 별명 있다.
• 강 선생님
큰 키에 몸집도 크지만 성품이 순하고 웃음이 많다. 애국심이 강하고 정의로운 성격이다.
• 대석 언니
6학년이며 똘똘하고 기운이 세고 싸움을 잘하는 ‘나’의 사촌 형이다.
* 언니 :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이이거나 일가친척 가운데 항렬이 같은 동성의 손위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여기서는 ‘형’을 뜻함.
3. 줄거리
너무 다른 두 선생님, 박 선생님 VS 강 선생님
일제 강점기 말, 주인공 ‘나’가 다니는 어느 시골 초등학교에 아주 대조되는 두 선생님이 있었다.
먼저 ‘뼘박‘ ’뼘생‘ ’대갈장군‘이라는 별명이 있는 박 선생님은 몹시 작은 키에 머리가 엄청 크다. 뒤통수와 이마가 툭 튀어나왔고, 좁은 이마에 눈이 크고 사나우며 매부리코에 메기 입이다.
생긴 것부터가 이상한 박 선생님은 성격이 사납고 행동도 이상하다. 학생들이 조선말을 하면 욕을 하며 때리고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나’는 일본말만 사용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는 박 선생님에게 조선말을 하다 들켜 뺨을 맞고 변소 청소를 하는 벌을 받았다.
반면에, 큰 키에 몸집도 큰 강 선생님은 얼굴이 순하게 생겼고 잘 웃는다. 성을 내는 일이 없고 아무하고나 장난을 잘 친다. 그리고 일본말이 서툴다는 핑계를 대며 학생들에게도 조선말을 사용하곤 했다.
이렇게 너무나 다른 두 선생님은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그 모습이 ‘나’에게는 마치 큰 수캐와 조그만 고양이가 마주쳐서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일본의 항복 이후,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는 두 선생님
일본이 항복을 하고 해방이 되자, 평소에 의젓하고 점잖던 강 선생님은 뛸 듯이 기뻐하며 흥분했다. 반면, 박 선생님은 기가 죽은 채로 근심에 싸여 맥이 빠져 있었다.
해방이 된 다음 날, 똘똘하고 싸움 잘 하는 대석 언니는 교장실에 찾아와 선생님들에게 일본이 항복한 것을 따져 묻고 “천황 폐하 망할 자식”이라고 욕을 한다.
강 선생님은 박 선생님이 일본에 충성하던 모습을 강하게 비난하였으나 태극기를 만들어 독립 만세를 부를 것을 제안하고, 박 선생님이 이를 수락하자 둘 사이가 좋아졌다.
일본에 대한 박 선생님의 태도도 변해서 수업시간에 일본이 조선을 빼앗은 이야기를 해주며 조선이 훌륭한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미국말을 열심히 공부하여, 미국 병정이 벼 공출을 하러 오면 통역을 해주며 그들을 적극 도왔다.
교장 자리에서 쫓겨난 강 선생님, 미국을 찬양하는 박 선생님
그런데 강 선생님이 교장이 되자 둘 사이는 다시 나빠졌다. 그라고 강 선생님은 빨갱이로 몰려 1년이 못되어 교장 자리에서 쫓겨나고 박 선생님이 교장이 되었다.
박 선생님은 이번엔 미국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실수로 “미국놈......” 이라고 하면 엄한 벌을 주고 일본의 천황처럼 미국엔 ‘돌멩이’라는 훌륭한 어른이 있다고 하며 미국을 추켜세웠다.
이런 박 선생님을 보며 ‘나’와 친구들은 이번에는 일본의 천황 대신 미국의 ‘돌멩이’라는 어른을 위해 미국 신민서사를 부르고 일본의 국가 대신 미국의 노래를 불러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박 선생님은 참 이상한 선생님이다’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 미국의 ‘돌멩이’ :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을 일본식으로 잘못 발음한 것.
4. 작품 해설
<이상한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말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일제의 탄압이 심했고, 해방된 후에는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간섭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상황을 어린아이인 ‘나’의 시선으로 그린 이 소설은 해방 전후 혼란한 사회를 틈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변신을 거듭하는 기회주의적인 지식인을 웃음을 자아내는 표현과 함께 풍자하고 있다.
별명만큼이나 키도 작고, 머리는 크며, 눈은 부리부리하고, 매부리코에 메기입인 박 선생님의 모습은 강 선생님의 모습과 대조되면서 더 우스꽝스럽고 못나 보인다.
그리고 일본이 강자일 때에는 일본에 복종하고, 미국이 강자일 때에는 미국에 복종하는 기회주의자인 박 선생님이 아이들 눈에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다.
박 선생님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일제와 미국이라는 권력에 자신을 기대는 인물이다. 당시에는 박 선생님과 같이 일제나 미국 등의 권력에 아첨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작가는 그러한 사람들을 박 선생님에 빗대어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면서 그들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또한 박 선생님을 그저 ‘이상한 선생’이라고만 여기는 어린 학생의 어리숙한 시선을 통해서, 오히려 박 선생님에 대한 비판의 뜻을 더욱 강조했다.
이렇듯 작가는 사대주의와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이는 박 선생님에 대한 비판을,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묘사와 어리숙한 시선을 통해 슬며시 드러낸다. 잘못된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비판하는 것, 이것이 바로 '풍자'의 매력이다.
- 작품 해설 :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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