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작가 이상권의 단편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줄거리와 작품해설
❒ 줄거리
• 우연히 만난 다람쥐와 친해진 어머니
자식들을 모두 서울로 떠나보내고 시골에서 홀로 지내는 어머니는 우연히 다람쥐 한 마리를 만나 친해진다.
어머니는 다람쥐가 찾아올 때마다 먹을 것을 주고, 다람쥐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식들 이야기, 농사일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등. 다람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어머니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동안 보이지 않던 다람쥐가 다시 나타나 보일러실 구석 바닥에 나있는 구멍으로 어머니를 이끌었다. 어머니가 그 구멍을 파고 판자를 들어내자 커다란 술독 안에 새끼 다람쥐들이 있었다.
• 그해 늦여름에 일어난 끔찍한 비극
어머니는 다람쥐와 새끼들에게 밥도 주고 묵은 밤도 구해다 주는 등 정성스럽게 보살펴주었다. 그러자 다람쥐는 스스로 먹이를 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고, 야생성 즉 먹이를 구하는 본능을 잃어버린다.
그해 늦여름, 어머니는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가느라 열흘 동안 집을 비우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시골집으로 내려왔을 때 끔찍한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와 살면서 야생성을 잃은 어미 다람쥐가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가 부엉이에게 잡아먹힌 것이다. 굶주린 새끼들도 두 마리만 생존하고 모두 죽어버렸다.
• 새끼 다람쥐를 키우는 고양이
어머니가 죽은 새끼들을 묻어주려고 보일러실로 들어갔을 때 술독에서 시커먼 고양이 한 마리가 뛰쳐나왔다. 어머니는 그 고양이가 남은 새끼들을 다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술독에 터를 잡고 새끼를 낳은 고양이는 자기 새끼들과 함께 다람쥐 새끼들을 친자식처럼 돌보았다. 먹이도 도토리나 밤 대신 주로 쥐를 먹게 하는 등 자기방식대로 다람쥐를 교육시킨 후 한 달이 지나자 술독을 떠났다.
자신이 고양이라고 생각한 새끼 다람쥐들은 찍찍 울어야 하건만 야옹야옹 하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찌웅찌웅’ 하는 소리가 되었다. 게다가 다른 고양이를 보아도 무서워하지 않았고, 쥐를 보면 고양이처럼 공격하였다.
그러다가 새끼 다람쥐 한 마리가 이웃집 고양이에게 물려 죽고, 나머지 한 마리도 부엉이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
• 다람쥐의 본성을 되찾아 가다
어머니는 고민 끝에 간신히 살아남은 수다람쥐가 야생 암다람쥐와 술독에서 함께 살게 했다. 야생 암다람쥐는 도망치지 않고 수다람쥐에게 겨울 준비를 하는 방법과 천적에 대해 하나씩 가르쳐 주었다.
수다람쥐는 야생 암다람쥐를 통해 다람쥐의 본성을 되찾아 갔고, 부부가 되어 술독에 새끼들도 낳았다.
• 어머니의 단호한 결심
어머니와 다람쥐에 대한 이야기가 소문이 나고 지역신문에도 소개되자, 사람들이 찾아와 다람쥐를 키우고 싶다며 부탁했다.
다람쥐 부부는 계속 새끼를 낳았고, 어머니는 열두 마리의 다람쥐를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하지만 처음 두 마리를 준 면장집에서 작은 철장집 안에 있는 다람쥐를 보고 어머니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 후 어머니는 다람쥐를 더 이상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다. 조카 손주가 와서 울어도, 초등학교 교장이 교육용으로 기증해 달라고 해도 끝까지 거절했다.
어머니는 다람쥐가 본연의 습성대로 다람쥐처럼 살아가기를, 야생동물로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야생 동물의 자유를 알아야만 사람도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귀여워서 갖고 싶을수록 놓아주어야 한다. 동물은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 그림출처 : 고 1 국어교과서(미래엔) 삽화
❒ 작품 해설
생태작가 이상권이 쓴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미 다람쥐의 죽음을 계기로 다람쥐를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인간 중심적으로 동물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비판하고 생명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에는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상반된 시각이 나타난다. 어머니는 다람쥐를 야생동물로 인식하고, 다람쥐를 다람쥐답게 키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단지 동물들이 야생에서 본성을 잃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조카, 교장, 마을 사람들은 “기르기 쉽고, 무엇보다도 귀여우니까요”에서 다람쥐를 애완동물로 생각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동물 고유의 습성을 무시한 채 사람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길들이려고 한다.
이렇듯 이 소설은 동물에 대한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면서 동물들이 야생의 본성을 잃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동물은 야생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 작가에 대하여
이상권(1964~ )
소설가 겸 아동문학가. 산과 강이 있는 전라남도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 본 수많은 들풀과 동물들의 삶과 생명의 힘을 문학에 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간 전달자>, <위험한 호랑이책>,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 <하늘을 달린다>,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등이 있다.
현재 <아름다운 수탉>은 중1 국어 교과서, <새박사 원병오 이야기>는 중1 도덕 교과서,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1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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