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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우리문학

현진건 <빈처> 줄거리와 작품해설

by 늘해나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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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빈처> 줄거리와 작품해설

 

&lt;빈처&#44; 운수 좋은날&gt; 책표지
《빈처, 운수 좋은 날》 현진건 저, 지경사 펴냄

 

 

❒ 등장인물

 

• 나(K)

‘나’는 1920년대 식민지 상황 속에서 사회적 진출이 불가능하게 되어 좌절감에 빠져든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이름이 K라고만 밝힘.

 

• 아내

‘나’보다 두 살 위인 18세에 시집 온 가정주부로, 가난하면서도 남편을 믿고 사랑하며 장래의 기대 속에 살아가는 전형적인 한국의 여인상.

 

• T

‘나’와 동년배인 친척으로 은행원. 경제적 능력이 있고 현실적이며 실리적인 인물. 

 

• 처형

물질적 만족을 추구하는 여인. 남편이 외도를 하고 손찌검을 하더라도 물질적 풍요에 기쁨을 느끼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속물적인 인물.

 

&lt;빈처&gt; 삽화
《빈처》 삽화

 

 

❒ 줄거리

 

- 무명작가의 궁핍한 삶

 

6년 전, 16세의 ‘나’는 18세의 아내와 결혼했다. ‘나’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돈이 부족해 중단하고 2년 전에 돌아왔다. 그리고 처가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 살림을 차리게 됐다.

 

그러나 무명작가인 ‘나’는 문학에 매달리고 있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며,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생계도 책임지지 못했다. 아내가 세간이며 의복들을 전당포나 고물상에 맡겨 끼니를 해결하는 처지다.  

 

 

- 은행원 T가 다녀간 후

 

책을 뒤적거리는 남편 옆에서 아내가 옷장을 열고 저당 잡힐 옷을 찾고 있을 때, 가까운 친척인 은행원 T가 ‘나’의 집에 놀러 왔다. 그는 자기 처의 양산을 하나 샀다고 구경을 시킨다.

 

나의 아내는 부러워하다가 그가 가고 난 뒤 “당신도 살 도리를 좀 하세요. 우리도 남과 같이 살아 봐야지요!”라고 말했다.

 

이 말에 속이 상한 ‘나’는 아내를 예술가의 처로서 자격이 없다고 나무란다. ‘나’는 문학을 하면서 생계에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가지면서도 처음과는 달리 돈에 욕심을 부리는 아내에게 불쾌한 생각도 들었다.

 

이에 아내는 자신의 힘든 모습을 남편에게 들킨 것 같아 미안하고 남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고 더욱 아프게 한 것 같아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

 

“용서하여 주셔요! 그렇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어요. 암만 구차하기로니 싫증이야 날까요! 나는 한번 먹은 마음이 있는데…….”

 

 

- 만발한 꽃 같은 처형과 마른 낙엽 같은 아내

 

이튿날, 안국동의 처가에서 장인의 생신날을 알리며 오라는 전갈이 왔다. 아내는 당목(무명) 옷을 입고 허술한 청록당혜를 신은 차림으로 '나'의 뒤를 따라 나섰다.

 

처가에 도착하니 처형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처형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 부티가 철철 흐르는 차림새지만 분을 바른 눈 위에 퍼런 멍자국이 나 있었다.

 

두 자매의 얼굴 생김새는 닮았지만 얼굴빛은 판이했다. '나'가 보기에 처형은 이글이글 만발한 꽃 같고, 아내는 시들시들 마른 낙엽 같았다.

 

'나'는 그런 아내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쓸쓸한 생각이 가슴을 눌러 음식에는 숟가락도 대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술만 여러 잔 마셨다.

 

자리가 불편해 집에 가기 위해 일어선 ‘나’가 비틀거리자 장모가 걱정해서 인력거를 불러 귀가시켜 주었다. ‘나’는 그 돈으로 책이나 한 권 샀으면 하는 생각을 갖는다.

 

 

- 처형이 아내에게 선물한 비단신

 

장인의 생신날이 지난 후, 저녁 무렵에 처형이 ‘나’의 집에 찾아왔다. 남편한테 돈 백 원을 우려내어 옷감과 신을 사던 참에 동생의 초라한 청록당혜가 생각나 한 켤레를 더 사왔다는 것이다.

 

아내는 '나'의 심기를 염려하여 신문지에 싸인 그 신발을 얼른 끌러보지 못했다. 아내는 처형이 돌아간 뒤에 신을 신어보고는 핼쓱한 뺨에 꽃물기가 감돌 정도로 좋아했다.

 

'나'는 그 모양이 너무나 애처로워 평생 처음으로 듣기 좋은 말을 했다.

 

"나도 어서 출세를 하여 비단신 한 켤레쯤은 사주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그 말에 아내는 감동하여 그렇게 될 줄을 믿고 있다며 격려했다. 아직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은 무명작가인 자신을 깊이깊이 인정해 주는 아내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나'는 두 팔로 덥석 끌어 앉았다. 아내의 눈에도 ‘나’의 눈에도 그렁그렁한 눈물이 물 끓듯 넘쳐흘렀다.

 

&lt;빈처&gt; 삽화
《빈처》 삽화

 

 

❒ 작품해설

 

‘빈처(貧妻)’란 가난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아내를 말한다. 현진건의 단편소설 <빈처>는 가난하면서도 남편을 믿고 사랑하며 장래의 기대 속에 살아가는 아내와 부유하지만 늘 불만족스러우며 보람 없이 살아가는 처형의 삶의 모습을 대립시켜 당시 사회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정신적 가치관과 물질적 가치관, 이 두 가치관의 대립은 처가로 가는 도중 광목옷을 허술하게 차려 입고 청록당혜로 걸어오는 아내의 모습과 잘사는 친척인 은행원 T와 넓고 높은 처갓집 대문, 비단옷을 입고 부티가 흐르는 처형과의 모습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소설의 주된 사건은 ‘나’와 아내가 갈등을 겪는 것이다. 이들의 갈등은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T와 처형 등 주위 사람을 통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면서 갈등이 더욱 커지게 된다.

 

아내는 ‘나’를 위해 희생하고 순종하며 살면서도 T나 처형이 경제적 여유를 즐기며 사는 것을 보면 자극을 받아 부러워한다. 이러한 아내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나’는 아내와 마찰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와 아내의 갈등은 바로 처형의 사연으로 해결된다. 남편의 외도와 손찌검에 시달리면서도 풍족한 물질을 누리며 참고 사는 처형을 보며 ‘나’와 아내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없는 대로 살아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소설가 현진건 사진
소설가 현진건(1900~1943)

 

 

❒ 작가 소개

 

현진건(1900~1943)

 

1900년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도쿄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1년 자전적 소설 <빈처>를 발표하며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염상섭과 함께 사실주의를 개척하였다. 그리고 김동인과 더불어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가 되었다.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와 같은 그의 전기 작품들은 대부분 지식인의 관점에서 시대의 어려움과 절망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하층민의 관점에서 암울한 현실과 고통받는 그들의 삶을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보여준다. <운수 좋은 날>, <할머니의 죽음>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며, 그 이후의 작품들이 동일한 경향을 보인다.

 

이외에도 <지새는 안개>, <까막잡기>,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의 단편이 있고 《적도》,《무영탑》 등의 장편이 있다.

 

 

* 작품해설, 작가소개는 ‘네이버 지식백과’ ‘국어국문학자료사전’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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