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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우리문학

염상섭 <채석장의 소년> 줄거리와 작품해설

by 늘해나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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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석장의 소년> 줄거리와 작품해설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염상섭이 남긴 유일한 장편동화 <채석장의 소년>  일제강점기에 만주로 이주했다가 광복과 함께 우리나라로 돌아온 귀환동포 소년 ‘완식’과 당시 서울 중산층 가정의 소년 ‘규상’이 만들어 가는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lt;채석장의 소년&gt; 책표지
<채석장의 소년> 염상섭 글, 유기훈 그림, 다림 펴냄

 

 

▶ 줄거리

 

- 완식과 규상의 만남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엄마와 함께 채석장 돌을 깨는 일을 돕던 완식은 근처에서 축구를 하던 또래 아이들이 찬 공에 맞아 잠깐 기절을 하였다. 자기들의 실수로 인해 그렇게 되자 아이들은 뛰어와 미안해하며 사과했다. 그 중에서도 규상은 자신이 찬 공은 아니지만 완식이 다친 것은 아닐까 걱정해주고 신경을 쓴다.

 

그리고 크게 야단을 칠거라고 생각한 완식 어머니가 오히려 괜찮다고, 일부러 한 일이 아니니 너무 애쓰지 말라고 말하자 규상은 안심하는 한편 속으로 그 어머니의 태도에 감탄한다.

 

완식네 가족은 해방을 맞아 만주에서 돌아온 귀환동포로, 집도 없이 방공굴에서 생활한다. 완식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만주에서 국민학교 선생님을 하던 엄마는 직장을 구할 수 없어서 채석장에서 돌을 깨는 일을 하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완식 누나는 신문을 팔고, 완식은 학교에 가기 위한 돈을 마련하려고 엄마를 따라 채석장에서 일손을 보태고 있다. 완식은 자신의 그러한 처지에도 좌절하지 않았고, 완식네 가족은 열심히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하며 화목하게 지냈다.

 

규상은 가난하지만 당당한 완식의 성품에 반해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완식은 부잣집 아들로 보이는 규상과 자신이 친구가 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거리를 두었다.

 

&lt;채석장의 소년&gt; 삽화
<채석장의 소년> 삽화

 

- 완식을 위한 규상의 노력

규상은 완식이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게다가 자신은 운동화를 몇 켤레씩 가지고 있는데 완식은 운동화 한 켤레도 없는 것을 보고, 자신의 운동화를 완식의 원두막에 몰래 두고 온다.

 

그런데 그날 저녁, 완식 엄마가 규상네 집을 찾아가 마음만이라도 고맙다며 운동화를 돌려준다. 이 일을 계기로 규상은 완식이 비록 처지가 매우 어렵고 행색이 초라하지만 주눅 들거나, 남이 주는 것을 넙죽넙죽 받는 염치없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규상은 완식이 다시 학교에 다니려면 돈이 만 원 정도 든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께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럴 만한 큰 부자가 아니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규상은 담임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 조건을 물어본다.

 

&lt;채석장의 소년&gt; 삽화
<채석장의 소년> 삽화

 

- 완식과 친구들의 우정

규상에게서 완식이 어떤 아이라는 것과 학교에 못 다니는 사정을 들은 영길이는 아버지께 말해 학교에 넣어준다고 큰소리를 쳤다. 얼마 후 영길의 말대로 아버지가 힘써준 덕분에 완식은 마침내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영길의 아버지는 감사 인사를 하러 온 완식 어머니의 태도가 기품 있다고 느끼고 만주에서 교사까지 한 재주를 아까워한다. 그래서 규상네 집에 찾아가 의논한다. 마침 규상이 새엄마의 출산을 도울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 완식 어머니가 그 일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완식네 가족이 규상네로 이사하게 되고, 이사하는 날 규상, 영길, 봉수, 창규까지 방공굴에 몰려와 완식네 이삿짐을 날라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lt;채석장의 소년&gt; 삽화
<채석장의 소년> 삽화

 

 

▶ 작품해설

 

이 작품에서 완식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좋은 운동화도 신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난을 부끄러워하거나, 가난하다고 기죽거나 비굴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좌절하지 않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규상과 친구들에게서는 돈의 많고 적음을 비롯하여 사는 형편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지 않는 마음을 볼 수 있다. 오히려 어려운 처지의 친구를 외면하지 않고 도와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완식 엄마, 규상 아버지, 영길 아버지 같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하는 말이나 생각 또는 그들이 요구하는 부탁에 대해 무조건 무시하거나 나무라지 않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끝까지 경청하는 바람직한 어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서로 존중하는 마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는 마음, 남과 어울려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바랐던 것이다.

 

&lt;채석장의 소년&gt; 삽화

 

▶ 작가에 대하여

 

염상섭(1897~1963)

 

호는 횡보. 1897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보성소학교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 문학부에서 수학하였다. 1921년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20년대 염상섭은 대체로 당시 문단에서 양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중립적인 노선을 견지하고자 노력하였는데, 단편 <윤전기>를 통해 그의 가치중립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삼대> <효풍> <취우>, 중편소설 <만세전> <전야>, 단편소설 <두 파산> <전화> <양과자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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