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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우리문학

<박지원의 한문소설> 양반전, 허생전, 호질 등 작품해설

by 늘해나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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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실학자이자 소설가, 연암 박지원이
당시 양반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풍자하고 비판한 8편의 이야기

 

<박지원의 한문소설> 작품해설

 

한 푼도 못 되는 그놈의 양반

《박지원의 한문소설》 전국국어교사모임 기획, 김수업 글, 휴머니스트

 

[ 목차 ]

 

1. 광문자전 _ 저 시커먼 것이 무엇이냐

2. 예덕선생전 _ 스스로의 거룩함을 더러움으로 감추고

3. 민옹전 _ 두려운 것으로는 나 자신만 한 것이 없다네

4. 양반전 _ 장차 나더러 도적놈이 되라는 말입니까

5. 김신선전 _ 밥 먹는 것을 보지 못했소

6. 호질 _ 선생님, 이른 새벽 들판에서 무슨 기도를

7. 옥갑야화(허생전) _ 바다가 마르면 주워 갈 사람이 있겠지

8. 열녀함양박씨전 병서 _ 저는 처음 지은 그대로 지키렵니다

 

 

1. 광문자전

 

 

‘광문’은 비록 볼품없이 생겼지만 거지패거리 우두머리로 있을 때 병든 거지 아이를 위해 음식을 빌어 왔고, 그 아이가 죽자 오해를 받아서 쫓겨났다. 하지만 다시 와서 버려진 거지 아이의 시신을 묻어주고 슬퍼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어느 집주인이 광문의 행동을 의롭게 여겨 약국을 하는 부자에게 일꾼으로 쓰도록 소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는 광문이 자신의 돈을 훔쳐갔다고 오해를 한다. 하지만 처조카가 가져갔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부자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광문을 의롭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사람들에게 칭찬을 하였다.

 

광문은 사람들이 싸우면 웃게 만들어 멈추게 하고, 남의 것을 탐하거나 욕심 부리지 않았으며 항상 의기양양하게 행동하여 사람들에게 엄청난 신뢰를 받았다.

 

❍ <광문자전>에 담긴 의미는?

거지인 ‘광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정직하고 의롭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 참다운 인간성을 잃고 권모술수가 판을 치던 당시의 세태를 비판하고 위선적인 양반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2. 예덕선생전

 

 

엄 행수는 날마다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선귤자(이덕무)의 제자인 자목은 이런 보잘것없는 사람을 선귤자가 ‘예덕선생’이라 부르며 칭송하고 벗으로 삼으려 하니 몹시 부끄럽다고 했다.

 

이에 선귤자는 그가 직업은 비천하지만 가식이 없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근면 성실하며 분수를 안다. 노동보다 명분을 따지는 양반과 달리 스스로 노동을 하며 미천한 처지를 불평하지 않는다며 엄행수를 ‘예덕선생’이라 높이는 이유를 밝힌다.

 

❍ <예덕선생전>에 담긴 의미는?

예덕선생은 똥을 나르는 일을 하지만, 예의와 덕을 갖추고 분수에 만족하며 소탈하게 사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지 양반들의 그릇된 삶과 위선을 풍자하고 있다. 그리고 직업 차별을 타파하자는 생각도 담겨 있다.

 

 

3. 민옹전

 

 

실존 인물인 ‘민유신’을 모델로 하려 ‘나’(작가)가 서술하고 있는 이 작품은 민 노인의 인물됨을 잘 보여주는 몇 개의 일화들을 바탕으로 그의 일생이 시간적 순서로 제시되어 있다.

 

민 노인은 어릴 때부터 매우 영민하였으며, 7세부터 해마다 위인들이 그 나이에 이룬 업적을 벽에다 쓰고 분발하였으나, 아무런 일도 이루지 못한다. 70세가 되자 그 아내가 올해는 까마귀를 그리지 않느냐고 조롱했는데, 민 노인은 오히려 태연한 태도를 보였다.

 

작가(나)가 18세에 병으로 누워 음악, 서화 등을 가까이 하며 더러는 손님을 청해 해학과 고담을 들으며 마음을 위안하고자 했으나, 우울한 증세는 풀 길이 없었다. 마침 민 노인을 천거하는 이가 있어서 집으로 맞이했는데, 그는 기발한 방법으로 환자(나)의 입맛을 돋우어주고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었다.

 

민 노인은 어느 날 밤 함께 자리한 사람들을 마구 골려대고 있었다. 그들은 민 노인을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딴은 어려운 질문을 퍼부었으나 민 노인은 끄떡도 않고 대답하였다.

 

어느 날 민 노인이 찾아오자 작가(나)는 파자(破字)로 그를 놀렸다. 그러나 민 노인은 놀리는 말을 칭찬하는 말로 바꾸어버렸다. 그 다음 해에 민 노인은 세상을 떠났다.

 

 

❍ <민옹전>에 담긴 의미는?

실존 인물인 민유신이 죽은 뒤에 그가 남긴 몇 가지 일화와 작자 스스로 민유신을 만나 겪었던 일들을 쓴 전기이다. 능력은 있으나 불우하게 생을 마친 그의 삶을 통해 당시의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4. 양반전

 

 

강원도 정선에 사는 한 양반이 글만 읽다가 가난해서 해마다 관청의 환곡을 빌려 먹었다, 그런데 그것이 쌓여 빚이 1,000섬에 이르자, 마을의 부자에게 양반이라는 신분을 팔아 빚을 갚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군수는 부자에게 나중에 소송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마을사람들을 모아 증인으로 세우고 ‘양반증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 증서는 양반이 취해야 할 형식적인 행동거지를 열거한 내용이었다. 부자는 이를 듣고 양반이 좋은 것인 줄 알았는데 이것뿐이면 곡식만 빼앗긴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말한다.

 

이에 군수는 두 번째 증서를 만들어 주는데, 이는 양반의 횡포를 하나하나 나열한 내용이었다. 이에 부자는 ‘그런 양반은 도둑이나 다를 바 없다면서 양반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 <양반전>에 담긴 의미는?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양반의 무능력함, 백성들을 돌봐야 하는 지배층의 역할을 저버리고 오히려 특권의식으로 백성들을 괴롭히는 양반의 모습 등 당시 양반들의 부패상을 폭로한다.

 

 

5. 김신선전

 

 

‘김신선’이라는 별명을 지닌 김홍기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16세에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은 후로는 다시는 부인을 가까이 하지 않았고, 화식도 하지 않았으며, 몇 년 동안 면벽 정좌(面壁靜坐)한 후 갑자기 몸이 가벼워진 다음에는 국내의 명산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한숨에 100리를 달렸다고 한다.

 

그는 음식을 먹지 않으므로 어떤 집을 찾아가도 주인이 싫어하지 않았으며, 겨울에도 솜옷을 입지 않았고 여름에도 더움을 느끼지 않았으므로 남들은 그를 신선이라고 하였다.

 

작가(나)가 일찍이 우울증이 있어서 김신선의 방기(方技)가 효험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윤생과 신생, 하인 복을 시켜 찾게 하였으나 끝내 찾지 못하였다.

 

이듬해 가을, 작가(나)는 관동지방을 여행하면서 다시 한번 김신선을 찾아보았으나 결국 찾지 못하였다는 내용이다.

 

❍ <김신선전>에 담긴 의미는?

조선 후기에는 혼란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신선 사상이 팽배했으며, 김홍기와 유사한 삶을 산 인물들이 여럿 있었거나 한 사람의 기이한 행적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다양한 이야기로 퍼져 나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작가는 신선의 비방을 얻기 위해 신선을 찾지만 신선에 대한 소문이 항간에 떠도는 허무맹랑한 것임을 깨닫고, 신선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유롭게 살아가는 인물들이며 현실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자들이라고 결론짓는다.

 

작가는 이러한 신선 사상의 이면에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상황이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당시 조선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6. 호질

 

 

북곽선생은 높은 학식으로 칭송받는 학자이고, 동리자는 훌륭한 절개로 칭찬받는 과부이다. 동리자에게는 아버지가 다른 다섯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어느 날 밤에 북곽선생이 동리자와 밀회하는 것을 보았다. 이들은 여우가 북곽선생의 탈을 쓰고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여 안방을 둘러싸고 쳐들어갔다.

 

이에 크게 놀란 북곽선생은 달아나다가 벌판 똥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똥구덩이에서 나온 북곽선생은 커다란 범과 마주치고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범은 양반들의 그릇된 행동을 열거하며 양반의 행동을 ‘도적’에 비유하고, 양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의 것을 착취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꾸짖었다.

 

❍ <호질>에 담긴 의미는?

북곽선생으로 대표되는 유학자들의 위선과 동리자로 대표되는 정절부인의 가식적 행위를 폭로하고 있다. 범의 말을 통해 양반으로 갖춰야 할 참된 도덕성과 바람직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7. 옥갑야화(허생전)

 

 

옥갑이라는 여관에서 비장들과 나눈 여러 이야기를 기록한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임을 빙자한 <허생전>을 실어 그 나름의 부국강병책을 담고 있다.

 

책만 읽는 허생은 가난을 못견뎌하는 아내의 호소로 집을 나와 한양 최고 부자 변씨에게 돈 만 냥을 빌린다. 그리고 과일과 말총을 매점매석하여 거금을 번 후, 온 나라의 도적을 모아 무인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게 한 뒤 3년 동안 먹을 식량을 쌓아두고 나머지는 모두 일본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자신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다고 생각한 허생은 배들을 모두 불사르고 글을 아는 사람을 모두 데리고 섬을 떠났다.

 

그 후 허생은 나라 안을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었고, 변씨에게 빌렸던 돈의 10배인 10만 냥을 갚은 후 집으로 돌아온다.

 

❍ <허생전>에 담긴 의미는?

조선의 경제정책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어영대장 이완과의 대화를 통해서 북벌론의 한계와 허위허식에 빠진 사대부의 문제점을 엿볼 수 있다.

 

 

8. 열녀함양박씨전 병서

 

 

<열녀함양박씨전 병서>는 함양 과부 박씨가 남편을 잃고 3년 상을 마친 후 약을 먹고 죽은 이야기를 가운데 놓고 앞과 뒤에 딴 이야기를 덧붙여 만든 소설이다.

 

언뜻 열녀 박씨를 칭송하는 듯 보이지만, 앞쪽에선 우리나라 과부는 모두 수절을 하고 남편을 따라 저승 가기를 극락 가듯이 생각하니 열녀는 열녀지만 너무 지나치다고 이야기한다.

 

뒤이어서 과부가 수절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를 말하면서 이런 수절이 우리나라에는 널려 있어서 목숨을 끊지 않고는 열녀 축에 끼일 수도 없다고 꼬집는 이야기이다.

 

❍ <열녀함양박씨전 병서>에 담긴 의미는?

조선시대 여성이 강제로 지키기 강요받는 ‘열녀’라는 비윤리적인 관습과 과부 개가 금지를 완곡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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