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줄거리와 해설
'프랑스혁명'
혼란의 시대에
파리와 런던을 오가며
펼쳐지는 사랑과 희생 이야기
1. 작품 해설
19세기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디킨스가 토머스 칼라일의 『프랑스 혁명』을 읽고 자극을 받아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하여 당시의 시대상과 사랑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또한 그는 동료작가 윌키 콜린즈의 『얼어붙은 대양』이라는 희곡에서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성의 이야기’라는 구성에 영감을 얻었다.
『두 도시 이야기』는 런던과 파리라는 두 지역을 중심으로 루시 마네트를 동시에 흠모하는 시드니 카턴과 찰스 다네라는 꼭 닮은 두 인물의 삶이 중첩되어 진행되며, 혁명의 격동지에서 굶주리고 억압받는 농민의 삶과 이를 묘사하는 서술자의 동정심 가득한 어조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성격묘사와 추리소설의 형식을 연상시키는 진실의 폭로 및 사건의 연관성은 『두 도시 이야기』를 역사소설 중 최고의 작품에 오르게 만들었다.
2. 『두 도시 이야기』 등장인물
◎ 찰스 다네
프랑스 후작 에브레몽드의 조카로 프랑스 귀족 사회에 염증을 느껴 영국으로 온다. 그는 스파이 혐의를 받고 영국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지만 시드니 카턴의 도움으로 풀려나고, 영국행 배에서 만났던 루시 마네트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옛 하인이었던 가벨을 돕기 위해 다시 프랑스에 갔다가 투옥되어 사형에 처하게 되지만, 시드니 카턴의 희생으로 풀려난다.
◎ 시드니 카턴
찰스 다네와 외모가 닮은 영국의 보좌 변호사이다. 무례한 알코올중독자였던 그는 스트라이버 변호사와 함께 찰스 다네를 변호한다. 그는 루시 마네트를 흠모하는데, 결국 스스로 찰스 다네 대신 사형을 받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다.
◎ 마네트 박사
루시의 아버지로 프랑스 출신의 의사이다. 그는 에브레몽드 후작의 비밀을 안 죄로 아무도 모르게 바스티유 감옥에 18년 동안 수감된다. 이후 딸 루시와 재회하고 영국으로 이주하지만 찰스 다네를 사위로 받아들이면서 혁명의 소용돌이에 다시 휘말린다.
◎ 루시 마네트
마네트 박사의 아름답고 정숙한 딸로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 마네트 박사와 재회한 뒤 헌신적으로 아버지를 돌본다. 찰스 다네와 시드니 카턴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 자비스 로리
텔슨 은행의 직원으로 마네트 박사의 재정대리인이다. 감옥에서 풀려난 마네트 박사를 영국으로 데려오는 인물로, 루시에게 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준다. 또한 찰스 다네를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마네트 일가가 무사히 영국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 드파르주
파리 외곽 술집 주인. 과거에 마네트 박사의 하인이었다. 바스티유 감옥에서 풀려난 마네트 박사를 보호하며 자비스와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크당’이라는 비밀단체를 결성해 혁명을 준비하던 그는 혁명이 일어나자 폭력의 중심에 서게 되고, 바스티유 감옥에서 마네트 박사가 숨겨둔 편지를 발견해 찰스 다네를 사형의 위기에 처하게 한다.
◎ 드파르주 부인
드파르주의 부인으로 강단 있고 억세다. 항상 뜨개질을 하고 있으며, 에브레몽드 후작 형제의 만행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다.
◎ 프로스
험상궂은 외모를 지닌 강인한 영국 여성으로 루시 마네트의 유모이다. 그녀는 마네트 일가와 함께 프랑스로 오게 되고, 드파르주 부인의 위협으로부터 마네트 일가가 안전하게 프랑스를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두 도시 이야기』 줄거리
자비스 로리는 마네트 박사의 재정대리인으로 그의 딸 루시를 보호하던 중, 마네트 박사가 프랑스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그는 루시와 함께 프랑스로 마네트 박사를 모시러가고, 18년간의 감옥생활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던 마네트 박사는 출소한 후 예전 하인이었던 드파르주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딸 루시를 보고 다시 정신을 찾은 마네트 박사 일행은 런던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프랑스의 귀족출신이지만 귀족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영국으로 향하던 찰스 다네를 만나게 되고, 찰스는 루시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스파이 행위를 의심받아 영국의 법정에 서게 되고, 시드니 카턴의 도움을 받아 풀려난 뒤 루시와 결혼한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그 당시 귀족들의 만행으로 서민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지게 되고, 이에 민중들은 봉기를 일으킨다. 또한 찰스 다네의 숙부인 에브레몽드 후작이 만행을 일삼다가 살해를 당한다. 드파르주 부부는 술집을 운영하며 민중 봉기의 중심에서 정보원의 역할을 하고 있었고, 많은 귀족들이 법정에서 심판을 받기 위해 투옥된다. 찰스는 옛 하인인 가벨의 투옥 소식을 접하고 그의 하인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로 간다.
하지만 찰스는 에브레몽드 후작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반역죄로 체포되어 투옥되고, 자비스는 마네트 박사와 루시, 프로스와 함께 프랑스로 온다. 재판에서 찰스는 프랑스 민중에게 존경을 받았던 마네트 박사의 사위라는 것을 증명하고 풀려나게 된다. 그러나 이내 다시 체포된다.
바로 드파르주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을 때 우연히 발견한 마네트 박사의 편지 때문이었다. 그 편지에는 마네트 박사의 친필로 모든 사건의 전말이 적혀 있었다. 마네트 박사는 우연히 에브레몽드 후작 형제의 만행으로 인해 한 농민 일가가 비참하게 죽게 되었음을 알게 되고, 그 일을 정부에 보고하려는 것을 눈치 챈 에브레몽드 후작 형제에 의해 바스티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결국 에브레몽드 후작의 상속인인 찰스는 죄를 인정받아 사형을 구형받는다. 찰스의 사형을 기다리던 드파르주 부인은 자신이 그 처참하게 죽은 농민일가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언급하며 자신의 아버지와 언니와 오빠의 복수를 하겠노라고 말한다. 이 소식을 들은 시드니 카턴은 오랜 시간 몰래 흠모하던 루시를 위해서 자신과 외모가 흡사한 찰스 대신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한다.
시드니는 감옥으로 찾아가 찰스를 약물에 취하게 한 뒤에 내보내고, 그 대신 감옥에 남는다. 그 사이 마네트 일가와 찰스는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프랑스를 떠나게 되고, 홀로 외로이 감옥에 남겨진 시드니는 함께 감옥에 있던 한 여성을 위로하며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4. 작품 속의 명문장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무엇이든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천국 쪽으로 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 『두 도시 이야기』의 첫 구절
프랑스 혁명이 지닌 이중적인 모습이 잘 표현된 이 구절은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당시, 시대가 얼마나 격동적이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최고와 최악, 지혜와 어리석음, 믿음과 의심, 빛과 어두움을 아이러니하게(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은 지금 현실에서도 통용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자갈길 위로 사형선고를 받은 자들을 가득 실은 호송마차가 심하게 덜컹거리며 지나갔다. 아름다운 소녀들, 갈색머리, 검은머리, 백발의 현명한 부인들, 젊은이들, 건장한 남자들과 노인들, 귀족 출신이나 농부나 모두가 기요틴을 위해 붉은 포도주를 부어주었다. 매일 역겨운 감옥의 어두운 감방에서 나와 양지로 끌려왔으며, 기요틴의 엄청난 갈증을 해소하기 해 거리를 지나서 그녀(기요틴)에게로 향했다.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면 죽음이리라! 특히 마지막, 죽음을 가장 쉽게 바치는 것은 오, 바로 기요틴이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공포정치를 연상시키는 대목으로 단두대의 처형식을 표현하고 있다. 루시가 남편 찰스의 투옥 후 1년 3개월을 마음 졸이며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이 대목이 나오는데, 이때는 프랑스 혁명정부를 주도한 자코뱅당의 집권 시기로, 그들은 사회의 강력한 통제를 위해 반혁명세력들을 가차 없이 사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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