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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우리문학

이호철 <닳아지는 살들>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4.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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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철 단편소설 

<닳아지는 살들> 줄거리와 해설

 

❒ 등장인물

• 아버지

은행장으로 있다가 퇴직한 70이 넘은 노인. 귀가 멀고 반백치의 상태로, 북에 두고 온 맏딸을 기다림.

 

• 성식

집안의 외아들. 아내 정애에 대한 애정도, 가족 간의 유대감도, 취직할 생각도 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며 삶에 의욕을 보이지 않는 인물.

 

• 정애

성식의 아내. 남편에게 정이 없으며, 시아버지와 시누이를 잘 보살피지만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없는 인물.

 

• 영희

집안의 막내딸로서 29세의 노처녀. 선재와 연인 관계. 가족들 중 유일하게 불만을 토로하며, 답답하고 무기력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함.

 

• 선재

이북으로 시집간 맏딸의 시사촌 동생이자 영희의 연인. 1․4 후퇴 때 월남을 한 뒤 영희 집안에 눌러살게 되었으며, 평소에는 가족들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술에 취하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냄.

 

 

❒ 줄거리

 

5월의 어느 날 저녁, 70이 넘은 반백치의 아버지는 응접실 소파에 기대어 앉아있고, 며느리 정애와 막내딸 영희가 그 옆에 앉아있다. 이 가족들른 어느 때부터인가 매일 저녁 응접실에 모여 밤 12시에 돌아온다는 맏딸을 기다렸다.

 

사실 맏딸은 이북으로 시집을 가서 분단으로 인해 20년 가까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모두 넓은 창문 너머 어두운 뜰을 내다보며 기다리고 있다.

 

어디선가 이따금 들려오는 ‘꽝 당 꽝 당’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는 가족들의 신경을 자극한다. 그리고 맏딸의 시사촌 동생으로, 영희와는 연인 관계인 선재가 술에 취해 들어온다. 선재는 1․4 후퇴 때 월남을 한 뒤 영희 집안에 눌러살게 되었다. 영희는 그를 부축해 2층으로 올라간다.

 

여전히 쇠 두드리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오고, 다시 응접실로 내려온 영희는 왜 우리가 자지 않고 이렇게 앉아 있느냐, 어쩌다가 우리 집이 이렇게 되었느냐는 둥 이것저것 자꾸 지껄인다.

 

그때 2층 방에 있던 성식이 내려와 소파에 앉는다. 성식은 가족뿐만 아니라 아내인 정애에게도 무관심하고 사회에 나가 적응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누나(맏딸)를 기다리는 일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윽고 벽시계가 12시를 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시계 쪽으로 향했다가 아버지 쪽으로 향했다. 귀가 먼 아버지는 어리둥절하며 아들과 며느리와 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시계가 12시를 다 치자, 복도로 통하는 문이 열리며 기묘한 웃음을 띤 식모가 나타나 변소에 갔었다고 말한다. 순간 영희는 식모를 가리키며, 아버지에게 언니가 정말 왔다고 소리친다. ‘꽝 당 꽝 당’ 어디선가 들려오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도 계속 이어진다.

 

 

❒ 작품 속 상징 이해하기

 

• '폐쇄된 집'과 '문'의 상징적 의미

 

이 작품은 한 가정의 폐쇄된 집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 공간은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가족들의 비정상적이고 폐쇄적인 상태를 상징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이 단절된 채 무기력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 공간과 외부를 매개하는 것이 바로 문이다. 기다림의 행위를 반복하는 가족들의 시선은 '문'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그 '문'은 예외적인 경우(식모의 등장)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닫혀 있다.

 

안과 밖을 연결하는 통로인 문이 항상 닫혀 있다는 것, 여기에 '문'의 상징성이 있다. 즉, '문'은 잠재적으로는 이 가정을 외부와 연결해 주지만, 현실적으로는 단절의 상태를 극명하게 부각시킨다. 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닫혀 있기에 그 폐쇄성이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의 의미

 

이 작품에는 어디서 들려오는 것인지 불분명한 쇠붙이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꽝 당 꽝 당’ 이 소리는 가족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가족들이 잠들지도 못하고 한밤중에도 응접실에 '한두 사람은 으레 붙어 앉아' 있는 점으로 볼 때, 쇠붙이 소리는 분단의 비극이 한 가정에 가져다준 정신적 고통를 상징함을 알 수 있다.

 

 

• 영희가 식모를 보고 '정말 언니가 왔다'고 소리치는 것 의미

 

지루하고 무의미한 기다림을 그만 끝내자는 반발의 외침이며, 기다림이 좌절된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운 연민의 감정을 나타낸다.

 

 

• ‘닳아지는 살들’ 제목의 의미

 

기다림의 세월 속에 가족 간의 유대감이 점점 마멸되어 가는 것 의미하며, 또다시 끝없는 기다림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을 암시한다.

 

 

❒  작품 해설

 

1962년 <사상계>에 발표된 이 소설은 5월의 어느 날 저녁부터 자정까지 어느 가정의 집을 배경으로, 전쟁이 가져온 분단의 아픔과 상처 때문에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월남할 때 두고 온 맏딸을 매일 기다리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여 가족들은 그저 하염없는 기다림과 무기력 속에 빠져 있을 뿐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가족들의 '기다림'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다림은 아버지에게 절실한 그리움을 의미하지만, 다른 가족들에게는 타성에 젖은 습관적 행위일 뿐이다. 또 현실적으로 그 행위는 매번 실패와 좌절로 끝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림의 행위가 결코 끝나지 않는 것으로 설정된 데에서 ‘분단(이산가족)의 아픔’이라는 묵중한 주제 의식을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의 기본틀을 '기다림 → 기다림의 좌절 → 기다림을 재촉하는 쇠붙이 소리'로 본다면 이 가족은 또다시 기다림을 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생활 속에서 가족 간의 유대감은 점점 마모되어, 제목 그대로 '살이 닳아지는' 아픔만이 남게 될 것이다.

 

 

소설가 이호철
소설가 이호철(1932~2016 )

 

 

✎ 작가 소개

이호철(1932~2016 )

함경남도 원산 출생으로 1950년 원산고등학교 3학년 때 인민군으로 동원되어 6.25 전쟁에 참가하였다가 월남하였다. 1955년 단편소설 〈탈향〉이 《문학예술》에 추천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분단 현실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썼으며. 대표 작품으로는 <판문점>, <문>, <소시민>, <닳아지는 살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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