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독이는 인생시 모음
나 하나 꽃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모두가 장미일 필요는 없다
- 도종환
모든 꽃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모든 꽃이 장미처럼 되려고
애를 쓰거나
장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실망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내 빛깔과, 향기와
내 모습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어차피 나는 장미로 태어나지 않고
코스모스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면 가녀린 내 꽃대에 어울리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장점으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욕심 부리지 않는 순한 내 빛깔을
개성으로 삼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
남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내 모습, 내 연한 심성을 기다리며
찾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장미는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시기심도 생기고
그가 장미처럼
태어났다는 걸 생각하면
은근히 질투심도 생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그러며 꽃 피는 것이다
- 신호철
흔들린다고
단단하지 않은 건 아니다
흔들린 만큼 단단해지는 것이다
꽃도 흔들리며 피고
갈대도 목까지 누워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청청한 소나무도 처음
여린 순 내밀고 흔들린 만큼
뿌리 깊이 내리는 것이다
내 어머니도 흔들리며
날 키우셨다
아픈 만큼 사랑하며 보듬으셨다
흔들리는 모든 것은
아프고 또 아프다
지나보면 그 아픔으로
꺾이지 않고 자라는 것이다
그러며 푸르러지는 것이다
다만 견딜 만한 시간이 필요할 뿐
처음은 누구나 다
그렇게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며 꽃 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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