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환해지는 <이순구의 웃는 얼굴>
하얗고 고른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고 있는 얼굴 그림으로 유명한
이순구 화백의 <이순구의 웃는 얼굴>에서
재밌는 동시 몇 편을 소개합니다.
여러 유명 시인들의 동시와
이순구 화백의 그림이 담긴 책인데
환하게 함박웃음 짓는 표정만 봐도
저절로 마음이 환해집니다.
좇아서
- 이상교
눈이 웃자
입이 좇아서 웃는다.
입이 웃자
코가 찡긋
좇아서 웃는다.
코가 웃자
귀가 웃는다.
덮고 있는 머리카락이나 알게
쫑긋,
좇아서 웃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 김미희
봄
여름
가을은 물론
겨울에도 피는 꽃
아침은 물론
밤에도 피는 꽃
운동장에
거리에
어디서나 피는 꽃
여럿이 피우면
더 재미나는 꽃
보면 절로
즐거워지는 꽃
사람 향기가
나는 꽃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웃음꽃
꽃길
- 곽해룡
꽃길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찐짠 찐짠 찐짠
노래가 나온다
꽃향기가 활로
찐찐 짠짠
내 마음속
바이올린을 켠다
보았니?
- 김용택
풀잎 끝에 맺혀 있는
이슬을 보았니?
이슬의 무게 때문에
허리가 휜 풀잎을 보았니?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보았니?
큰물 불어 물에 잠긴
풀잎을 보았니?
풀잎 위에 풀잎들이
쓰러진 것을 보았니?
배고픈 염소 잎으로 들어가는
풀잎을 보았니?
풀꽃
핀다
친구와 다툰 뒤에
- 이해인
웃을까? 말까?
말할까? 말까?
하루에도 몇 번씩
망설이던 마음
너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었던 걸
오늘 아침 등굣길에서
우리가 서로
마주 보며 웃을 때 알았지
세상
- 김은영
나무도 나무도
혼자 살면
심심해서
숲에 모여 산단다
햇살도 햇살도
혼자 피면
쓸쓸해서
꽃들과 함께 핀단다
달님을 봐 달님을 봐
밤하늘 혼자 뜨면
무서워서
별들과 함께 뜨잖니
사람도 마찬가지야
먼 길 혼자 가면
외로워서
길동무를 찾잖니
'마음챙김의 글 > 시 한편의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간다’ 봄을 떠나보내는 시모음 (0) | 2023.04.16 |
---|---|
마음을 다독이는 인생시 모음 ‘나 하나 꽃피어’ 외 (0) | 2023.04.10 |
[봄시] 서정란 시인 ‘꽃구름 카페’ (1) | 2023.03.26 |
봄날에 읽기 좋은 나태주 시인의 봄시 ‘오는 봄’외 (0) | 2023.03.19 |
[인생시] 칼릴 지브란 ‘사랑을 지키는 아름다운 간격’ (0) | 2023.03.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