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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 인생시 모음
너의 때가 온다
- 박노해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드리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한 참나무가 들어있다
너는 작은 보리 한 줌이지만
네 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숨 쉬고 있다
너는 지금 작지만
너는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
내 인생의 모든 계절
- 박노해
봄은 볼 게 많아서 봄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봄
여름은 열 게 많아서 여름
내 안쪽으로도 문을 여는 여름
가을은 갈 게 많아서 가을
씨앗 하나만을 품고 다 보내주는 가을
겨울은 겨우 살아서 겨울
벌거벗은 힘으로 뿌리를 키우는 겨울
그러니 내 인생의 봄 가을이 모두 다 희망
길어진 여름 겨울도 모두 다 감사
하루
- 박노해
여명은 생의 신비다
밤이 걸어오고 다시 태양이 밝아오면
오늘 하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짐을 진 발걸음은 무겁고 느리지만
이 삶의 무게에 사랑이 있고 희망이 있다면
기꺼이 그것을 감내할 힘이 생겨나느니
나는 하루 하루 살아왔다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꽃피는 말
- 박노해
우리 시대에
가장 암울한 말이 있다면
"남 하는 대로"
"나 하나쯤이야"
"세상이 그런데"
우리 시대에
남은 희망의 말이 있다면
"나 하나만이라도"
"내가 있음으로"
"내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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