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대한 좋은 시 모음
새날 아침에
- 문태준
새날이 왔습니다.
아침 햇살을 따사롭게 입습니다.
햇살은 사랑의 음악처럼 부드럽습니다.
아침은 늘 긍정적입니다.
아침은 고개를 잘 끄덕이며 수긍하는,
배려심 많은 사람을 닮았습니다.
어제의 우울과 슬픔은
구름처럼 지나가버렸습니다.
어제의 곤란을 기억해내야 할 의무도,
필요도 없습니다.
간단하게 어제의 그것을
이 아침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면 됩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하루가 앞에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우리는 다시 시작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침인사
- 조희선
그만 일어나시게
아침이 오셨네.
그대 고단한 여행길 지친 것은 내 아네만
그래도 오늘 하룻길 또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루만 더
하루만 더
그대 여독을 핑계삼아 쉬는 건 좋네만
그러다 아예
추억과 회한에 매여
다시 길 떠나지 못할까 걱정되네.
그만 일어나시게
그대 다녀온 그곳보다 더 좋은 풍경과 인연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네.
이제 그만 툭툭 털고 일어나시게
갈 길이 아직 더 남았으니…
오늘 아침에
- 이봉직
오늘 아침 골목에서
제일 처음 눈 맞춘 게 꽃이었으니
내 마음은 지금 꽃이 되어 있겠다.
오늘 아침 처음 들은 게
새가 불러 주는 노랫소리였으니
내 마음은 지금 새가 되어 있겠다.
그리고 숲길을 걸어 나오며
나뭇가지 흔들리는 걸 보았으니
내 마음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있겠다.
가지마다 예쁜 꽃이 피고
새가 날아와 앉아 노래 부르는
그런 나무가 되어 있겠다.
아침을 여는 소리
- 유명숙
주인님
어서 일어나세요
단잠 깨우는
휴대전화 알람 소리
부스스 일어나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
잔뜩 찌푸린 얼굴
애써 외면하고
그 낯선 얼굴에
최면을 건다
일그러진 표정에
다림질한다
고르게 다듬어진
밝은 표정
그래
그게 바로 너야
기다랗게 드리워진
커튼 젖히고
창문을 활짝 연다
맑은 햇살
상큼한 바람
아!
상쾌한 아침
활기찬
하루의 시작이다
아침
- 이해인 수녀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
설레임으로
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
나는 당신을 향해
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아침
- 정현종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아침
- 천상병
아침은 매우 기분 좋다
오늘은 시작되고
출발은 이제부터다
세수를 하고 나면
내 할 일을 시작하고
나는 책을 더듬는다
오늘은 복이 있을지어다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소식이 있기를
아침
- 신혜림
새벽이
하얀 모습으로 문 두드리면
햇살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난 대지는
부산스럽기만 하다
나들이를 꿈꾸며
이슬로 세수하는 꽃들
밤을 새운 개울물
지치지도 않는다
배부른 바람
안개를 거둬들이며
눈부시게
하루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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