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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이해인 수녀의 바다에 대한 시 모음

by 늘해나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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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바다에 대한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바다가 쉴 때는

 

- 이해인

 

여름에 왔던

많은 사람들로

몸살을 앓던 바다가

지금은 조용히 누워

혼자서 쉬고 있다

 

흰 모래밭에

나도 오래 누워

쉬고 싶은 바닷가

 

노을 한 자락 끌어 내려

저고리를 만들고

바다 한 자락 끌어 올려

치마를 만들면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내가 혼자인 것이

외롭지 않다

 

 

 

하얀 배 떠있는 바다 풍경

 

 

바다 일기

 

- 이해인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바다새들이 모여있는 모습

 

 

바다새

 

- 이해인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아 어떻게 설명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작은 가슴의 불길

 

물 위에 앉아

조용히 식히고 싶어

바다로 온 거야

 

미역처럼 싱싱한 슬픔

파도에 씻으며 살고 싶어

바다로 온 거야

 

 

 

해가 저무는 조용한 바닷가 모습

 

 

바닷가에서

 

- 이해인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한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데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번씩 푸념할 적 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 안아 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버릴 욕심들은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다가 모래 위에 엎질러 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순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은

당신께 선물로 드릴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수평선 위에 작은 배가 떠있는 모습

 

 

파도의 말

 

-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을 놓고 울어줄게

 

오랜 나날 내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

 

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줄게

 

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질 땐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게

 

 

 

파도가 세차가 밀려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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