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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나태주 시인 ‘뒷모습’ 외

by 늘해나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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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 대한 시 모음

 

 

 

뒷모습

 

- 나태주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뒷모습

 

- 정호승

 

 

사람의 뒷모습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저녁놀이 온 마을을 물들일 때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않아

마른 솔가지를 꺾어넣거나

가끔 솔방울을 던져넣으며

군불을 때는

엄마의 뒷모습이다

 

 

 

 

뒷모습

 

- 정용철

 

 

그 사람의 진실은

그의 뒷모습에 있다.

 

그가 돌아섰을 때

그가 떠났을 때

그가 멀어졌을 때

그의 진실을 알게 된다.

 

말을 들어도 모른다.

얼굴을 보아도 모른다.

눈물을 흘려도 모른다.

 

서로 마주 보는 사이

우리는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나를 감추는 방법을.

 

하지만 뒷모습은

순결한 미지의 땅이어서

그대로 드러난다.

 

뒷모습을 보라.

그러면 알게 된다.

그의 진실을.

 

 

 

 

뒷모습이 참모습이다.

 

늘 가까이 있어도

눈 속의 눈으로 보이는.

눈을 감을수록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모습이

뒷모습이다.

 

이 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이 뒷모습을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한다.

 

앞모습은 허상이고

뒷모습이야말로

실상이기 때문이다.

 

- 법정스님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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