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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바다 시] 문병란 ‘바다가 내게’

by 늘해나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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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고 푸른 바다 풍경

 

바다가 내게

 

- 문병란

 

 

내 생의 고독한 정오에

세 번째의 절망을 만났을 때

나는 남몰래 바닷가에 갔다

 

아무도 없는 겨울의 빈 바닷가

머리 풀고 흐느껴 우는

안타까운 파도의 울음소리

인간은 왜 비루하고 외로운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울려야 하고

마침내 못 다 채운 가슴을 안고

우리는 왜 서로 헤어져야 하는가

 

작은 몸뚱이 하나 감출 수 없는

어느 절벽 끝에 서면

인간은 외로운 고아

 

바다는 모로 누워

잠들지 못하는 가슴을 안고

한밤 내 운다

 

너를 울린 곡절도

사랑의 업보도

한데 섞어 눈물지으면

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허허 몰아쳐 웃어버리는 바다

 

사랑은 고도에 깜박이는 등불로

조용히 흔들리다

조개껍질 속에 고이는

한 줌 노을 같은 종언인가

 

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

어느 절벽 끝에 서면

내 가슴 속에 몰아와

허옇게 부서져 가는 파도소리

 

사랑하라 사랑하라

아직은 더욱 뜨겁게 포옹하라

바다는 내게 속삭이며

마지막 구석까지 채우고 싶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밀려오고 있었다

 

 

시 내용의 일부가 들어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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