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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꽃시 모음] 이정하 ‘꽃이 피기까지' 외

by 늘해나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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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꽃이 피기까지

 

-이정하

 

 

사랑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장애물을 가지고 온다

행복도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훼방꾼들을 거느리고 온다

 

꽃이 그냥 피는 줄 아는가

한 잎 꽃송이를 피워 내기 위해선

온몸으로 뜨거운 볕을 받아 낸

저 잎새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을

꽃샘추위를 무사히 겪어 내고서야

따스한 봄볕 또한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랑은 그냥 오지 않는다

행복도 그냥 오지 않는다

저 무수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저 무수한 훼방꾼들을 몰아내어야

비로소 우리 손에 거머쥘 수 있는 것

 

 

별 모양의 작은 풀꽃

 

 

꽃필 날

 

-나태주

 

 

내게도

꽃필 날 있을까?

그렇게 묻지 마라

 

언제든

꽃은 핀다

 

문제는

가슴의 뜨거움이고

그리움, 기다림이다.

 

 

하얀 데이지꽃 사진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동백꽃 한 송이가 핀 모습

 

 

​꽃처럼 살려고

 

-이생진

 

 

꽃피기 어려운 계절에

쉽게 피는 동백꽃이

나보고 쉽게 살라 하네

 

내가 쉽게 사는 길은

쉽게 벌어서 쉽게 먹는 일

 

어찌하여 동백은

저런 절벽에 뿌리 박고도

쉽게 먹고 쉽게 웃는가

 

저 웃음에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지

 

쉽게 살려고 시를 썼는데

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네

 

동백은 무슨 재미로

저런 절벽에서 웃고 사는가

 

시를 배우지 말고

동백을 배울 일인데

 

이런 산조를 써놓고

이젠 죽음이나 쉬웠으면 한다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씨앗들이 날아가고 빈 줄기만 남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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