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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꽃시 모음] 이채 ‘꽃 피는 창가에서’ 외

by 늘해나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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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관한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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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창가에서

 

- 이채

 

 

한철 피고 지는 꽃이라도

한평생 살다가는 나의 스승이어라

 

그리고 보면

나는 너무 오래 사는 것 같아

 

꽃 한 송이 필 때마다

하늘 한 번 열리고 닫힌다는 걸

 

꽃 한 송이 질 때마다

아득한 별 하나 사라져간다는 걸

 

나는 모르지

너무 오래 살아도 나는 모르지

 

 

분홍색의 작은 풀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벚꽃, 유채꽃 등이 화려하게 핀 정원

 

 

꽃들은 저희들 끼리

 

- 최경신

 

종지기 하얀 목련이 봄을 알려

부서진다

제 몸 때려 부서진다

 

흰 종 소리에 화들짝 놀란 산수유

노란 불을 켜들어

돌아가라는 신호를 보내고

조막손을 치켜든 개나리가

샛길로 종종걸음친다

 

앞산 뒷산 진달래 떼지어

훌라춤을 추는데 아랫마을 철쭉이

덩달아 우쭐거리니

동네방네 모두 바람났다고

라일락이 왁자하게 소문을 퍼뜨린다

 

울 넘어온 소문에

모란이 빙긋 웃으며

한참 좋은 때구나.

 

 

푸른 빛 도는 꽃 사진

 

 

한 때, 꽃

 

-민병도

 

 

네가 시드는 건

네 잘못이 아니다

 

아파하지 말아라

시드니까 꽃이다

 

누군들 살아 한 때 꽃,

아닌 적 있었던가

 

 

<한때 꽃> 시 내용이 들어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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