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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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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줄거리와 해설

 

'내가 더 우월해' 로빈슨처럼 타인 대하면 어떻게 될까?

1719년 발표된 대니얼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은 로빈슨 크루소입니다. 모험심 강한 로빈슨은 바다로 나가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어기고 기어코 항해를 떠납니다.

 

그가 그토록 바다를 갈망한 이유는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깊어요. 유럽의 배들이 전 세계를 돌며 신항로를 개척하여 신대륙을 정복하던 대항해 시대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요.

 

여러 차례 항해에 나선 로빈슨은 어느 날 폭풍우에 배가 난파되면서 무인도에 홀로 남습니다. 로빈슨은 난파된 배에서 쓸 수 있는 물품들을 가져와 자신이 살아갈 환경을 정비해요.

 

집을 짓고 생활에 필요한 살림살이를 만들 뿐 아니라 가축을 기르고 보리를 재배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중요한 일은 일기로 남기고, 성경을 읽으며 최대한 규칙적으로 살고자 노력하지요.

 

자신이 외딴섬에서 일군 성과를 보며 로빈슨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성이 수학의 본질이자 근원인 것처럼 모든 것을 이성으로 이해하고 계산하여 가장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저절로 모든 기술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로빈슨에게서는 이성과 합리성에 근거하여 자연을 정복하고 문명을 건설했던 전형적인 근대 서구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요. 더불어 18세기 서구 사회를 지배한 계몽적 관점도 찾아볼 수 있지요. 자신의 문명이 다른 문명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무지한 타인을 일깨워야 한다는 태도 말이에요.

 

무인도에 정착한 지 15년쯤 지난 어느 날, 로빈슨은 다른 원시 부족에게 잡아먹히기 직전 도망쳐 나온 한 사내를 구해줍니다. 로빈슨이 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잠시 뒤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고,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먼저 그의 이름을 '프라이데이'라고 지어 가르쳐 주었다. 그의 목숨을 구해 준 날이 금요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려고 붙인 이름이었다.

그런 다음 우유를 질그릇에 담아 주고는 우유 마시는 법과 빵을 우유에 적셔 먹는 법을 보여 주었다. (중략) 나는 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제 그를 쓸모 있고 부리기 편하고 내게 도움이 되게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이 내 일과가 되었다."

 

로빈슨은 15년 만에 처음 만난 사람인 프라이데이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그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아닌 미개한 풍습을 지닌 야만인으로 본 것이에요.

 

당시 유럽인은 로빈슨과 같이 유럽 이외 지역에 사는 사람은 미개하고 불결하며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들을 계몽의 대상, 더 나아가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이런 관점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린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곳곳을 식민 지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어요.

 

일본 역시 이런 유럽인의 생각과 문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다른 아시아 지역을 지배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지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여 무려 35년이나 식민 지배를 한 배경에는 이러한 의식이 깔렸어요.

 

현대인은 너무나 복잡한 일상과 스트레스 때문에 가끔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 해요. 하지만 외딴섬에서 오랫동안 홀로 산 로빈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세요.

 

잠깐은 해방감을 느끼겠지만, 이내 외로움과 쓸쓸함이 찾아오겠지요? 이렇듯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다른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해야 한답니다.

 

로빈슨이 프라이데이를 대하듯,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한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자신만 우월하다는 생각으로 서로 가르치고 지배하려 들면서 각자의 정체성이 무시되겠지요? 타인이 나와 동등한 인격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 조선일보 <책으로 보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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